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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청 홈페이지에 있는 '광양시민의 노래' 작사 서정주 작곡 김동진으로 두 사람 모두 친일파로 분류된다.
 광양시청 홈페이지에 있는 "광양시민의 노래" 작사 서정주 작곡 김동진으로 두 사람 모두 친일파로 분류된다.
ⓒ 광양시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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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역사를 지닌 전라남도 광양시 유당공원에 친일파 비석이 다른 애민비와 나란히 세워져 있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광양 시가(市歌)인 '광양시민의 노래' 역시 친일파들이 작사·작곡한 노래로 밝혀져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관련기사 : "500년 된 공원에 친일파 비석이 버젓이?")

정현복 광양시장은 이와 관련 "유당공원 친일파 비석 처리 문제와 시민의 노래 개선 등은 시민 여론을 듣고 재검토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광양시에 따르면 '시민의 노래'는 서정주 작사, 김동진 작곡으로 1989년 1월 동광양시가 태동하면서 불려왔다. 이후 95년 1월 동광양시와 광양군이 통합하면서 '동광양'을 '큰 광양'으로 개사,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광양시민의 노래는 해마다 10월 시민의 날 기념식 때 불리고 있으며 일년에 서너 차례 공식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광양시민의 노래를 작사·작곡한 사람들이 친일파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당 서정주는 일제강점기 시절 '다츠시로 시즈오'(達城靜雄)로 창씨개명 후 일본군 종군기자로 취재를 다니면서 일제 식민지정책에 동조해야 한다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정주는 '마쓰이오장 송가', '종천순일파' 등 일본을 찬양하는 작품 11편을 남기며 친일 행적을 이어갔다는 비판을 받는다.

작곡가 김동진은 1930~40년대 만주작곡연구회 회원으로 가입·활동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진은 일제의 침략전쟁을 옹호하고, 일본의 대동아공영 건설을 찬양하는 '건국 10주년 경축고' 등을 작곡한 바 있다. 이런 친일 행적이 확인돼 민족문제연구소는 1989년 개정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김동진을 공식 등재했다.

광양시민의 노래는 10여년 전 친일파가 지은 노래라며 광양시의회에서 개정을 촉구한 적이 있다. 지난 2005년 12월 광양시의회 제130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이정문 시의원은 "친일파가 지은 노래를 시가로 사용할 수 없다"며 개정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광양시는 공론화를 통해 재검토하겠다고 답했으나 유야무야 넘어가고 말았다. 

정현복 시장 "시민 공론화 통해 재검토해야 한다"

이에 대해 정현복 광양시장은 7일 오후 시장실에서 기자와 만나 "유당공원 친일파 비석 처리 문제와 시민의 노래 사용 중단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현복 광양시장은 "유당공원 친일파 비석 처리 문제와 시민의 노래 개정 등에 대해 시민 여론을 듣고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현복 광양시장은 "유당공원 친일파 비석 처리 문제와 시민의 노래 개정 등에 대해 시민 여론을 듣고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 광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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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복 시장은 "유당공원 친일파 비석 철거 논란이 있었으나 2008년 12월 '문화유산보호관리위원회'에서 친일파의 비석이라도 교육 차원에서 존치해야 한다는 결정이 있었다"며 "이제는 시민과 시의회 의견을 듣고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친일파 비석을 지금 그대로 두고 안내문에 친일 행적을 소상히 밝힐지, 다른 곳에 따로 보관해 차별화를 둘 것인지에 대해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결정해야 한다"면서 "어떤 방법으로든 재검토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양시민의 노래' 개정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정 시장은 "다른 지자체에서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친일파들이 지은 '시민의 노래' 사용 중단 소식을 들었다"며 "우리 지역도 시민 공론화나 공청회를 통한 의견 수렴 후 개정 또는 폐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현복 시장이 입장을 밝힘에 따라 머지않아 광양 유당공원 친일파 비석 처리 문제와 시민의 노래 개정 여부에 대한 시민 공청회와 광양시의회의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 시장은 "올해 시 승격 30주년에 맞게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광양은 특히 매천 황현 선생을 비롯한 독립 운동가들이 활발히 활동한 곳인 만큼 이분들의 뜻을 잘 기릴 수 있도록 다양한 독립운동 기념사업을 추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태그:#광양시민의 노래, #친일파 작사 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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