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3일 1차전 홈 경기에서 파리 생제르맹(아래 PSG)에 0-2로 패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래 맨유)의 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진출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해 보였다. 이제까지 1차전 홈 경기 패배를 뒤집고 다음 단계로 올라간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데다 맨유 중원의 핵심인 폴 포그바와 네마냐 마티치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중원의 공백도 생겼다. PSG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맨유의 입장에선 두 선수의 부상 이탈은 분명히 뼈아픈 대목이었다.

하지만 최근 '위닝 멘털리티'를 장착한 맨유에 기적이 일어났다.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승리를 만들어낸 것이다.

16강 원정 2차전에서 맨유는 전반 2분 로멜루 루카쿠의 골을 비롯해 경기 종료 직전 마커스 래시포드의 극적인 페널티킥 골이 나오면서 PSG에 3-1 승리를 거뒀다. 1차전에서 0-2로 패한 맨유는 원정경기 다득점 원칙으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2013~2014 시즌 이후 5년 만에 맨유가 UCL 8강 진출을 이룩했다.
 
'멀티 골 활약'…첫 득점 성공하는 맨유 루카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로멜루 루카쿠(오른쪽)가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상대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을 제치고 팀의 두 번째 골을 넣고 있다. 맨유는 이날 혼자 2골을 몰아친 루카쿠의 활약에 힘입어 PSG를 3-1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 '멀티 골 활약'…첫 득점 성공하는 맨유 루카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로멜루 루카쿠(오른쪽)가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상대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을 제치고 팀의 두 번째 골을 넣고 있다. 맨유는 이날 혼자 2골을 몰아친 루카쿠의 활약에 힘입어 PSG를 3-1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 AFP/연합뉴스

 
솔샤르, 현실로 다가오는 정식 감독 부임

1년 전 UCL을 돌아보면 맨유의 8강 진출은 충분히 박수받아야 할 부분이다. 지난 시즌 UCL 16강에서 세비야를 상대한 맨유는 1차전 수세에 몰린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한 데 이어 2차전 홈 경기에선 무기력한 경기 끝에 1-2로 패하며 16강에서 탈락했다. 당시 대체로 유리한 대진을 받은 맨유는 그 유리함을 살리지 못한 채 무기력한 경기로 일관하며 탈락해 충격을 더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이번 시즌, UCL 16강전 토너먼트 추첨 당시만 해도 맨유를 두고 비관적인 여론이 강했다. 하지만 맨유는 불리함을 극복하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여기에는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의 영향이 상당히 컸다. 부임 당시 총체적 난국에 빠진 맨유의 구세주로 등장한 솔샤르 감독은 빠른 시간 안에 팀을 정비했다. 그리고 이번 PSG전까지 18경기에서 15승 2무 1패를 기록하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뤄냈다. 중위권으로 처져 있던 리그에선 어느덧 3위권 경쟁을 펼치고, FA컵 8강과 UCL 8강 진출을 이뤄낸 것이다.

더욱 눈에 띄는 부분은 강팀을 상대로 성적이 좋다는 점이다. 올 시즌 조세 모리뉴 체제에서 맨유가 전력이 강한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은 UCL 조별리그 유벤투스 원정에서 극적인 2-1 승리를 거둔 것 외엔 없었다. 리그에선 모리뉴 경질 전까지 BIG 6팀을 상대로 2무 3패를 기록할 정도로 맨유는 상당히 경쟁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승리에 환호하는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임시감독.

솔샤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임시감독. ⓒ AP/연합뉴스

 
하지만 솔샤르 체제에 접어든 맨유는 과거의 경쟁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부임 초기부터 맨유 선수에 대한 프라이드를 보여준 솔샤르 감독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심어줬다. 덕분에 맨유 선수단에는 서서히 '위닝 멘탈리티'가 자리잡을 수 있었다.

이러한 성과는 경기 결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올 시즌 12월 전까지는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마저 놓치는 모습을 보였던 맨유였지만, 이후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에서 이기면서 착실히 승점을 쌓았다.

또한 맨유에 중요했던 경기들, 전력이 한수 위인 강팀과 리그 내에선 순위경쟁을 펼치는 팀을 상대로 경쟁력 있는 모습이 필요했다. 맨유는 솔샤르 부임 전 이러한 팀을 상대로 단 1승에 그쳤지만 솔샤르 감독 부임 이후 리그 BIG 6팀을 상대로 3승 1무(리그, FA컵 포함)의 성적을 비롯해 PSG와의 16강 2경기까지 4승 1무 1패의 성적을 거두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PSG와의 2차전 결과에 대해 솔샤르 감독이 인정받아야 하는 대목은 포그바와 마티치, 에레라가 모두 부상으로 빠진 맨유의 중원을 프레드-스캇 맥토미니-안드레스 페레이라 중원 조합으로 승리를 거뒀다는 점이다. 3명 모두 PSG를 상대하기엔 기량, 경험 등에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선수들이었다. 이 점을 고려했을 때 솔샤르 감독의 선수 기용이 성공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선수 교체 측면에서도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선발로 출전한 에릭 바이는 수비 위치 선정을 비롯해 집중력이 떨어지는 듯한 플레이로 수비 불안을 가중시켰다. 이에 솔샤르 감독인 디오고 달롯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이후 수비가 안정된 맨유는 음바페, 디 마리아, 드락슬러가 버틴 PSG 공격진을 단 1골 실점만 하며 묶어냈다.

결과로 모든 것을 증명한 솔샤르 감독에게 남은 건 맨유의 정식감독으로 부임하는 일이 아닐까. 물론 아직 다음 시즌 UCL 진출권 확보라는 과제가 남긴 했지만 솔샤르는 지금까지 경기 결과, 팀 분위기 수습, 전술 능력 등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가져다 주었다. 4년 전 카디프 시티 감독 시절 EPL 강등이란 쓰라린 경험을 맛봤던 솔샤르 감독. 이제 그가 맨유의 정식감독으로 부임하는 일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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