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디스 모닝 진행자 게일 킹(왼쪽)과 알 켈리

CBS 디스 모닝 진행자 게일 킹(왼쪽)과 알 켈리 ⓒ 미국 CBS/연합뉴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아이 빌리브 아이 캔 플라이'(I Believe I Can Fly)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시대를 풍미한 미국 시카고 출신 알앤비(R&B) 스타 R.켈리(52·본명 로버트 실베스터 켈리)가 미성년자 집단 성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지 10여일 만에 처음 방송에 출연, 혐의 일체를 부인했다.

켈리는 5일(현지시간) 시카고서 진행된 CBS 아침 뉴스 프로그램 <디스 모닝>(This Morning) 진행자 게일 킹과의 인터뷰에서 "나에 대한 호·불호를 잠시 덮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 어린 소녀들을 의지에 반해 잡아 두고, 체인으로 묶어 지하에 감금하고, 먹지도 나가지도 못하게 했다니. 내가 왜 그런 일을 했겠나"라고 항변했다.

그는 문제의 동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은 본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그런데 모두들 사실로 믿고 있다. 나는 지금 인생을 걸고 싸우고 있다"며 눈물을 보였다.

켈리 인터뷰는 오는 6일과 7일 CBS <디스 모닝>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킹은 '켈리의 성 노예'로 보도된 여성들 가운데 아즈리엘 클래리(21)·조슬린 새비지(23) 등 2명과도 인터뷰 했으며 이 내용은 오는 8일 방송될 계획이다. 두 여성의 부모는 켈리가 이들을 본인 의사에 반해 억류하고 성적으로 착취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시카고를 관할하는 일리노이 주 쿡 카운티 검찰은 지난달 22일 켈리를 총 10건의 성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케이블채널 '라이프타임'(Lifetime)이 지난달, 켈리를 상대로 꾸준히 제기돼온 성범죄 피해 사례를 담은 총 6시간 분량의 다큐멘터리(Surviving R.Kelly)를 방송한 지 한 달여 만의 일이다.

켈리는 지난 1998년부터 2010년까지 미성년자 3명 포함 모두 4명의 여성을 성적으로 상습 착취한 혐의를 적용받았다. 혐의가 유죄로 확정될 경우 각 혐의 당 최대 징역 7년형에 처할 수 있다.

켈리는 법원에서 보석금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책정받고 쿡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돼 사흘을 보낸 후 보석 보증금을 내고 풀려났다.

수감 이후 예상치 못했던 그의 곤궁한 재정 형편이 공개됐고, 이를 알게 된 한 여성 팬이 보석 보증금을 대납해준 것으로 보도됐다. 시카고 남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발렌시아 러브(47)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이후 소셜미디어에서 집중 공격을 받기도 했다.

싱어송라이터 켈리는 1994년 마이클 잭슨의 '유 아 낫 얼론'(You Are Not Alone) 등 작곡 실력으로 먼저 관심을 모으기 시작, 2008년 빌보드 선정 가장 성공한 가수 톱 50에까지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부터 유명세를 이용해 젊은 여성들을 성착취한다는 의혹을 받았다.

쿡 카운티 검찰이 켈리를 기소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02년 켈리가 당시 13세 가량 되는 그의 대녀(goddaughter)를 성폭행하며 직접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디오 영상을 확보하고 아동 포르노 혐의로 기소했으나, 2008년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영상 속 인물이 본인이 아니라는 켈리 측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 평결을 내렸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연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른 언론 빠른 뉴스' 국내외 취재망을 통해 신속 정확한 기사를 제공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입니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