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두산 베어스에서 '판타스틱 4'로 활약했던 외국인 오른손 투수 중 한 명인 마이클 보우덴의 근황이 전해졌다. 보우덴이 6일(이하 한국 시각)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미국 CBS 스포츠를 통해 전해진 것이다.

1986년생 미국 시카고 출신의 보우덴은 본래 2005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7순위로 보스턴 레드삭스에 지명되었던 특급 유망주였다. 마이너리그 수련을 거쳐 2008년에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2012년까지 레드삭스에서 뛰었다.

2012년 시즌 도중 시카고 컵스로 이적한 보우덴은 2013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고, 2014년 일본 퍼시픽리그의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뛰었으나 부진했다. 2015년에는 신시내티 레즈, 볼티모어 오리올스 그리고 미네소타 트윈스 3팀을 거쳤는데, 메이저리그 승격 없이 트리플A에서만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메이저리그 통산 3승 5패 ERA 4.51).

두산에서의 활약 이후 어깨에 탈이 났던 보우덴

여기서 두산이 보우덴을 영입하게 됐다. 그리고 보우덴은 더스틴 니퍼트(우), 장원준(좌), 유희관(좌) 등과 함께 판타스틱 4의 일원으로 활약하며 30경기 180이닝을 던졌고, 18승 7패 평균 자책점 3.80에 160탈삼진을 기록하며 수준급 성적을 올렸다.

포스트 시즌에서도 보우덴은 한국 시리즈 3차전에서 7.2이닝 1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 및 수훈 선수가 되었다. 두산이 시리즈 스윕에 성공하며 한국 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보우덴은 커리어에서 유일한 우승 반지도 챙겼다.

2016년은 보우덴에게 있어서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타고투저로 유명한 KBO리그에서 탈삼진왕에 올랐고, 노 히터 게임도 한 차례 기록(2016년 6월 30일 VS NC 다이노스 9이닝 4볼넷 9K)한 최고의 시즌이었다.

그러나 2016년이 보우덴의 유일한 풀 타임 선발 시즌이었다. 2017년 시즌 초반부터 어깨에 이상이 생기면서 등판 일정에 차질을 빚었던 보우덴은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시즌 내내 고생했다. 2017년 첫 승리가 7월 4일(VS kt 위즈)이었을 정도였고, 8월에는 헤드샷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어깨 부상으로 인해 보우덴은 구위가 급격히 하락하고 탈삼진 비율이 크게 줄어들었다. 2017년 보우덴의 정규 시즌 성적은 17경기 87.1이닝 3승 5패 평균 자책점 4.64 51탈삼진에 그쳤다. 이후 플레이오프 3차전 3이닝 3실점, 한국 시리즈 3차전 4이닝 4실점에 그치고 보크까지 범하며 재계약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에도 실패했다.

1년 동안 쉬었던 보우덴, 다저스에서 다시 기회 얻어

결국 보우덴은 2018 시즌 두산과의 재계약에 실패하며 한국을 떠났다. 보우덴도 물론이고 니퍼트마저 두산과 재계약에 실패했으며, 니퍼트는 kt에서 1년을 뛴 이후 현재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으로 돌아가 1년 동안 어깨를 회복한 보우덴은 다시 공을 던질 팀을 찾았다. 아직까지도 일부 대형 FA 선수들이 팀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시장 분위기로 인하여 보우덴 역시 팀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러던 중 다저스에서 보우덴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일단 스프링 캠프를 메이저리그 캠프에 합류하는지 마이너리그 캠프에 합류하는지 확실하게 알려진 소식은 없다.

다만 현 시점에서 메이저리그 계약이 아닌 마이너리그 계약인 점을 감안하면 메이저리그 초청 선수가 될 가능성은 극히 적다. 이미 시범경기가 한창 진행 중이며, 3월 초가 되면 이미 한 차례 생존 컷 경쟁에서 밀린 선수들이 마이너리그 캠프로 이동하는 시기다.

일단 CBS 스포츠에서는 보우덴이 타고투저 리그인 KBO리그에서 2시즌 평균 자책점 4.07로 꽤 괜찮은 성적을 거뒀음을 평가했다. 이러한 현지 평가 분위기를 감안하면 보우덴의 올 시즌은 다저스 산하 트리플A인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개막전 힘들어진 커쇼, 류현진은 준비 순조... 당장 보우덴 자리는 없어

보우덴이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현재 다저스의 투수진 상황이 썩 좋진 않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원래 2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개막전 선발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스프링 캠프 도중 커쇼가 어깨 통증을 호소하면서 불펜 피칭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커쇼의 몸 상태가 불펜 피칭을 못 하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다저스는 다른 개막전 선발을 찾아야 한다. 다저스의 차기 에이스로 꼽히고 있는 젊은 오른손 투수 워커 뷸러 역시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불펜 피칭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뷸러 역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 이력이 있기 때문에 이닝 조절 관리를 받는 중이다.

일단 다저스의 선발투수들 중 시범경기에 등판하고 있는 선수들 중에서는 리치 힐과 류현진이 앞서가고 있다. 힐은 2경기 3.1이닝 무자책(2실점), 류현진은 2경기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힐이 먼저 던지고 그 다음 날에 류현진이 던지며 등판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그 외에도 다저스의 선발투수 자원으로는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우), 어깨 수술에서 돌아온 훌리오 유리아스(좌), 지난 해 올스타 게임에 출전했던 로스 스트리플링(우) 등이 있다. 보우덴이 메이저리그 선발 기회를 얻으려면 이들 중에서 부상 선수가 발생하는 경우 임시 선발을 기대하는 수 밖에 없다.

MLB.com에 의하면 다저스의 구원투수 후보로는 켄리 잰슨(마무리), 조 켈리, 페드로 바에즈, 스캇 알렉산더, 조시 필즈, J.T. 샤고아, 토니 싱그라니, 딜런 플로로 등을 예상했다. 여기에도 일단 보우덴이 들어갈 수 있는 자리가 당장은 없다.

그러나 꼭 다저스의 메이저리그 로스터는 아니더라도 보우덴은 다저스를 통해 선수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일단 다저스에 부상 선수가 생기면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거나 그렇지 못하더라도 오클라호마시티에서 꾸준히 던지며 트레이드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올리는 방법이 있다.

게다가 보우덴은 타고투저 리그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고 있었던 투수로서 컨디션만 회복하면 타자 친화적인 경기장을 가더라도 충분히 경쟁 가치가 있는 선수가 될 수도 있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은 보우덴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다시 설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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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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