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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4시, KBS에서는 '제20회 해외동포상 시상식'이 있었다. 티브이에서만 보던 시상식장엘 난생 처음 가본데다가 수상한 다섯 분의 수상자 가운데 특히 두 분이 지인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개인적 친분보다, 두 분이 독립운동가 후손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었던 수상식이었다.

수상의 영광을 안은 분들은 미주지역의 배국희(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 전 이사장), 우즈베키스탄의 김블라디미르(저널리스트), 싱가폴의 박기출(PG오토모티브홀딩스 회장), 중국의 두닝우(피아니스트), 멕시코의 박리울리세스(멕시코 유카탄주 한인후손회회장) 회장이었다.
 
'해외동포상' 수상자들 1  'KBS 제20회 해외동포상' 수상자들
▲ "해외동포상" 수상자들 1  "KBS 제20회 해외동포상" 수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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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포상 수상자들 2  'KBS 제20회 해외동포상' 수상자 명단
▲ 해외동포상 수상자들 2  "KBS 제20회 해외동포상" 수상자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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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에서 첫 번째로 무대에 오른 분은 미주지역 독립운동 단체의 대표격인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의 최초 여성 이사장인 배국희 이사장(75)이었다. 수상자 이름이 불리자 대형 화면 가득히 수상자의 활동 내용이 소개되었다.

두 살 때 독립지사였던 아버지(려성 배경진,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 추서)를 여읜 배 이사장은 이화여대를 나온 뒤, 미국으로 건너가 2001년부터 미주 광복회 회장직을 맡아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분들의 뒷바라지를 했다.

"미주지역으로 건너와 사시던 독립유공자들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보살펴 드린 것은 참으로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갓난아기 시절 독립운동을 하던 아버지를 잃었던 마음에 자연스럽게 독립유공자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배국희 이사장은 미주지역에서 독립유공자를 살뜰히 챙겨드린 일을 겸손하게 말했다.
 
배국희 '해외동포상' 수상자 배국희 대한인국민회 전 이사장
▲ 배국희 "해외동포상" 수상자 배국희 대한인국민회 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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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국희ㆍ김부운  배국희 이사장과 부군 김부운 교수
▲ 배국희ㆍ김부운  배국희 이사장과 부군 김부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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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국희 이사장의 KBS해외동포상 수상 공적은 아래와 같다.

"20년간 미주광복회 회장으로 각종 애국행사, 대한인국민회 기념관 복원, 대한인국민회 창립 109주년 학술대회, 각종 신문, 잡지 기고, 연설, TV인터뷰 등을 통해 동포들에게 역사의식과 함께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전하고 있다."

초대석에 앉아 배국희 이사장의 공적 소개를 들으며 나는 지난 2018년 8월 15일 LA지역의 여성독립운동가 활동지를 찾아갔을 때가 생각났다. 배국희 이사장을 만난 것은 LA의 대한인국민회기념관이었다.

배 이사장은 친정어머니처럼 살가운 분이다. 바쁜 일정이 있더라도 뒤로하고 버선발로 달려와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미주지역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친절히 들려주던 기억이 새롭다. 한평생을 그렇게 미주지역의 독립지사들의 전도사(?)로 살아온 그의 삶은 '해외동포상'을 열 개 받아도 모자라다.

"오늘 수상을 하고 보니 노벨상이 부럽지 않습니다. 이 상에 누가 되지 않도록 돌아가서도 더욱 열심히 조국의 독립정신을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전하겠습니다. 큰 상을 주신 심사위원과 고국의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배국희 이사장의 수상 소감 속에는 눈물이 어려 있었다.

또 한분의 수상자인 두닝우(53) 선생은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국무위원을 지낸 운암 김성숙(1982년 건국훈장 독립장 추서) 선생의 손자다. 두닝우 선생은 뉴욕 줄리어드 음악원을 졸업하고 동 음악원의 교수를 역임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다.

두닝우 선생을 알게 된 것은 여성독립운동가를 추적하여 글을 쓰는 과정에서 그의 할머니인 두쥔훼이 (1904-1981, 2016년 건국훈장 애족장 추서) 애국지사를 알게 되면서부터다. 두쥔훼이 지사는 운암 김성숙(1898-1969) 선생의 부인으로 이들은 부부독립운동가다.
 
두닝우 교수 운암 김성숙, 두쥔훼이 부부독립운동가 손자, 수상자 피아니스트 두닝우 교수
▲ 두닝우 교수 운암 김성숙, 두쥔훼이 부부독립운동가 손자, 수상자 피아니스트 두닝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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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닝우 교수 부부 시상식에 참석한 수상자 두닝우 교수 부부
▲ 두닝우 교수 부부 시상식에 참석한 수상자 두닝우 교수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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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닝우 선생(할머니의 성을 따서 두닝우로 부름)은 할아버지 운암 김성숙 선생의 정신과 항일독립운동을 기리는 차원에서 한국에서 대학생을 선발해 중국 항일투쟁 사적지를 방문하는 '항일운동사적지 탐방단'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2기에 걸쳐서 장학금 및 운영비를 후원하였다. 한편 중국 광주 중산대학교 내에 운암 감성숙 선생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두 번째로 수상 무대에 오른 두닝우 선생의 공적이다. 공적이 소개되는 동안 나는 중국인으로 한국의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던 그의 할머니 두쥔훼이 지사를 떠올렸다.

죽음보다 견디기 어려운/ 겨레의 굴욕 속에 / 국권회복을 갈망하던/ 조선인 친구 되어 / 중국인 몸으로 /함께 찾아 나선 광명의 길 /임의 조국은 조선이요/ 임의 몸도 조선인이라/ 빛 찾은 겨레의 동무들이여 /그 이름 석 자 / 천추에 새겨 주소서 - 이윤옥, 중국인으로 조선의 독립을 외친 두쥔훼이 - 《서간도에 들꽃 피다》 9권, 79쪽-

배국희 이사장, 두닝우 교수 외에, 우즈베키스탄의 김블라디미르(저널리스트) 선생은 1988년 중앙 고려문화협회 창설을 주도적으로 이끌었으며 어려운 여건 하에서 고려문화협회를 중심으로 고려인 동포들의 단합과 화합을 이뤄냈다. 뿐만 아니라 <멀리 떠나온 사람들 > 외에 수많은 작품으로 고려인들의 활동상을 소개하여 한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단합을 이끈 주역으로 이번 KBS 해외동포상을 받았다.
 
축하공연 시상식 축하공연
▲ 축하공연 시상식 축하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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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싱가폴의 박기출(PG오토모티브홀딩스 회장) 회장은 "30년전 만 해도 싱가폴에서는 김치를 내놓고 먹지 못할 환경이었지만 이제는 싱가폴 사람들도 즐겨 먹는다"면서 지난 30년간 싱가폴에서의 사업을 회상했다. 박기출 회장은 기업인으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과 나라 안팎 청년들의 글로벌 창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싱가폴 한인 회장을 역임하면서 한인의 정체성 제고에 힘쓰고 있다.

멕시코의 박리울리세스(멕시코 유카탄주 한인후손회회장) 회장은 독립운동가 이종오 선생의 증손자로 1996년 멕시코 유카탄주에서 한인후손회를 결성하여 22년간 한인 후손의 단합과 발전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에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수상식에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 등이 참석하였으며, 시상식 중간에는 정수라, 태진아, 김연자 등 가수들의 축하 공연도 곁들여 잔치 분위기를 돋웠다.

조국을 떠나 낯선 이국땅에 살면서도 나라사랑 정신을 잊지 않고 실천한 수상자들의 공적을 되새겼다. 다섯 분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KBS해외동포상' 수상을 축하했다.

덧붙이는 글 | 우리문화신문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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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시인.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한국외대 외국어연수평가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냄 저서 《사쿠라 훈민정음》, 《오염된국어사전》, 시집《사쿠라 불나방》,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 8권, 《신 일본 속의 한국문화답사기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