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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공화국 시절의 방송사 저녁 종합뉴스는 9시를 알리는 '땡' 소리와 함께 전두환 씨의 동향이 전달돼 '땡전 뉴스'로 불리며 비판을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방송사 저녁 종합뉴스는 대통령 동향에 대한 보도를 과도하게 쏟아냈습니다. 그렇다면 현 방송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동향에 대해 어떻게 보도하고 있을까요? 민언련은 이 부분에 호기심을 갖고 2월 1일부터 24일까지, 8개 방송사 저녁 종합뉴스를 모니터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9일간 15.5건 vs. '문재인 정부' 24일간 14.5건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동향’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2/1~24) *0.5건은 단신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동향’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2/1~24) *0.5건은 단신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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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방송사 저녁 종합뉴스의 대통령 동향 보도를 살펴본 결과 YTN이 13일간 14.5건, MBN이 24일간 14.5건으로 가장 많은 보도를 진행했습니다. JTBC 14건, 채널A 13건, TV조선 12.5건, MBC 12건, KBS 11건, SBS 9건 순이었습니다. 

YTN은 모니터 대상 프로그램 <뉴스Q> 의 방송일이 타 방송사의 저녁 종합뉴스에 비해 하루 적었음에도 가장 많은 보도량을 보였습니다.
 
대통령 동정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 비교 *0.5건은 단신
 대통령 동정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 비교 *0.5건은 단신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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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를 위해 민언련이 2013년에 발표했던 방송 모니터보고서 <박 대통령에 '홀딱 빠진' 방송 3사 순방 보도>(2013/11/22)를 보겠습니다. 이 보고서는 2013년 11월 1일부터 9일까지 지상파 3사의 보도량을 분석한 내용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유럽순방에 대해 당시 지상파 3사 중 KBS·MBC는 15.5건, SBS는 9.5건을 보도했습니다. 

각 방송사는 박 전 대통령의 의상을 보여주며 '문화 외교'라고 설명했고, '창조경제'를 지속해서 언급하며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 시기는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 있었기에 정확한 비교 대상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2019년 모니터 기간에도 문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두 번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모니터 기간이 15일 더 늘어났음에도 보도량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6년 전처럼 '대통령 띄워주기'는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리포트 70%, 단신 30%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동향’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2/1~24) * 합계에서 단신은 1건당 0.5로 합산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동향’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2/1~24) * 합계에서 단신은 1건당 0.5로 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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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방송사의 대통령 동향 보도를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총 119개의 보도 중 약 72.3%인 58개의 보도가 리포트로 구성되었습니다. 단신 보도는 33개로 약 27.7% 였습니다. 방송사별로 살펴볼 경우 MBC‧TV조선‧채널A‧MBN은 리포트 보도가 단신에 비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습니다. 반면 YTN은 8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단신 보도의 비율이 리포트 보도보다 높았습니다.

YTN의 단신 보도의 비율이 타 방송사에 비해 높았다는 점은 대통령의 발언과 일정을 간단하게 소개하거나 보여주는 보도가 많았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고 김용균 씨 유족 면담 관련 보도는 지상파 3사·JTBC뿐
 
‘김용균 씨 유족 면담’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2/1~24) *0.5건은 단신
 ‘김용균 씨 유족 면담’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2/1~24) *0.5건은 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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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청와대 관련 보도 중 무엇을 보도하고, 무엇에 초점을 맞추는지는 각 방송사의 판단 영역입니다. 그러나 누구든지 동의할 수 있는, 뉴스 가치가 있는 동정도 있습니다. 이번 모니터 기간에 가장 뉴스 가치가 있다고 본 동정 보도는 '문 대통령의 고 김용균 씨 유족 면담'입니다.

문 대통령은 2월 18일 유족을 만나 "스물네 살 꽃다운 나이의 김용균 씨의 안타까운 사고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며 애도를 표했습니다. 유족은 문 대통령에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서 더는 동료들이 억울한 죽임을 당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전달하며 노동환경 개선과 재발 방지를 위해 대통령이 관심을 둘 것을 당부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용균 씨 유족의 면담 관련 보도를 진행한 방송사는 지상파 3사와 JTBC뿐이었습니다. 그중에서 면담 일정이 확정된 후 보도를 진행한 방송사는 JTBC뿐이었습니다.

JTBC <문 대통령, 18일 김용균씨 유족-대책위와 면담>(2/13 단신)는 문 대통령과 유족의 면담 진행이 18일에 진행되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안전이 최우선 되게 할 것"…김용균 씨 어머니 면담>(2/18 심수미 기자)은 면담 당일 김용균 씨의 유족과 문 대통령의 발언을 전달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김용균 씨 유족 면담을 보도한 JTBC <뉴스룸>(2/13)
 문재인 대통령 김용균 씨 유족 면담을 보도한 JTBC <뉴스룸>(2/13)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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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SBS는 면담이 이뤄진 18일에 관련 보도를 단신으로 처리했습니다. MBC도 당일 <"만나 달라" 80일 만에…"양복 동영상 가슴 아팠다">(2/18 이정신 기자)는 문 대통령과 유족의 면담이 진행되기까지의 과정과 면담 내용을 보도로 구성했습니다. 

미디어오늘 <대통령 만난 김용균 어머니가 기자들에게 당부한 말은>(2/18 김예리 기자)에 따르면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언론도 성심성의껏 어렵고 힘든 상황을 다 알려주셔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언론이 함께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면담 이후 언론의 후속취재와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한 것입니다. 그러나 TV조선‧채널A‧MBN‧YTN은 대통령 면담 당일도, 이후에도 관련 보도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한-오스트리아 정상회담 관련 보도 0건
 
‘한-오스트리아, 한-인도 정상회담’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2/1~24) *0.5건은 단신
 ‘한-오스트리아, 한-인도 정상회담’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2/1~24) *0.5건은 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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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일부터 24일 중 문재인 대통령은 2번의 정상회담을 진행했습니다. 14일에는 오스트리아 세바스티안 쿠르츠 총리와, 22일에는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두 정상회담에 대한 방송사 저녁 종합뉴스의 보도양상은 차이를 보였습니다.

먼저 진행된 한-오스트리아 정상회담은 오스트리아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국빈방문하면서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8개 방송사 모두 회담 전부터 당일까지 관련보도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반면 인도와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MBN와 YTN을 제외한 6개 방송사가 보도를 진행했습니다. 한-인도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가 원전 건설과 같은 구체적인 합의문을 발표하는 등 회담 결과에 대한 의미가 더 컸다는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채널A <"나마스까르"…이재용·정의선 배석>(2/22 손영일 기자)는 대기업 총수들이 배석한 점에 초점을 맞춘 보도를 진행했습니다. 타 방송사 역시 배석 사실을 언급했지만, 채널A처럼 대통령이 아닌 재벌 총수 배석에 초점을 맞춘 보도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방송사가 보도한 '권력기관 개혁', 내용은 제각각
 
‘정책?제도 회의 및 보고’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2/1~24)
 ‘정책?제도 회의 및 보고’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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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기간 내에 청와대에서는 정책·제도와 관련된 회의 및 보고가 진행됐습니다. '권력기관 개혁 전략 회의'는 8개 방송사 모두가 보도할 정도로 큰 관심을 받은 이슈였습니다. 반면 '포용 국가 사회정책 대국민 보고'의 경우 TV조선·YTN만 보도를 진행하며 비교적 적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다만 YTN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영상으로 보여준 후 유은혜 사회부총리가 <'혁신적 포용 국가'로 가는 실천적 방향은?>(2/19 이광연 앵커)에 출연해 정부의 정책을 설명했습니다. '권력기관 개혁 전략 회의' 관련 보도에서는 MBC·SBS·JTBC와 TV조선, 채널A의 보도 양태가 달랐습니다.

먼저 MBC <문 "권력기관 개혁 되돌아갈까 두렵다"…다시 시동>(2/15 임명현 기자), SBS <권력기관 '뿌리' 거론한 대통령…"개혁 입법 절실">(2/15 김정윤 기자), JTBC <"대통령도 견제 대상 될 것"…권력기관 개혁 고삐>(2/15 임소라 기자)는 대통령의 발언을 중심으로 보도를 구성했습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언급한 "지금까지 너무 잘해왔지만, 이게 법·제도적인 개혁으로까지 가지 않으면 되돌아갈지도 모른다"는 발언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MBC는 권력기관 개혁 법안의 내용을 설명한 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자치경찰제와 '동시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했습니다"라며 '검경 수사권 조정'에 중점을 둔 보도를 구성했습니다.

SBS는 관련 법안 내용을 언급한 뒤 "공수처는 대통령을 비롯한 최고 권력층에 대한 특별사정기구, 즉 대통령도 감시와 견제의 대상이 된다"며 "검찰이 반대할 이유도, 야당이 반대할 이유도 없다고 했습니다"라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에 중점을 둔 보도를 구성했습니다. JTBC는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은 공수처 신설 법안과 수사권 조정, 자치 경찰법안 법제화"라는 언급과 함께 '수사권 조정' '자치경찰제'에 중심을 둔 보도를 구성했습니다. 

반면 TV조선 <문 대통령, '칼 찬 순사' 언급하며 "검경 개혁">(2/15 백대우 기자), 채널A <"일제 순사 벗어나라">(2/15 김철중 기자)는 문 대통령이 "일제 순사"라는 단어를 통해 과거 권력 기관들의 문제를 비판한 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한 것은 같았지만, 주목한 발언의 내용은 달랐습니다. 법안에 대한 설명은 없었고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장 등을 일일이 거명하며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호명했지만, 문무일 검찰총장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라며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권력기관장,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하지 않은 권력기관장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권력기관 개혁 법안의 본질은 전달하지 않은 TV조선 <뉴스9>(2/15)
 권력기관 개혁 법안의 본질은 전달하지 않은 TV조선 <뉴스9>(2/15)
ⓒ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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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되돌아갈까 두려워">(2/15 황재헌 기자) 역시 "일제 순사"를 언급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일본강점기 검찰과 경찰이 국민에게 군림했던 과거를 거론하며, 이들 권력기관에 대한 철저한 개혁을 강조했습니다"라는 발언 취지를 짚었습니다. 또한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권력기관장을 언급하며 그 이유를 짚었습니다.

KBS·YTN은 권력기관 개혁 법안 중 검경 수사권 조정에 초점을 둔 보도를 진행했습니다. KBS <앵커의 눈/검경 수사권 조정은 '토씨' 전쟁 중>(2/15 김준범 기자)는 입법을 담당하고 있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의 회의록 내용을 분석한 뒤 "검찰 출신 의원은 검찰에, 경찰 출신 의원은 경찰에 유리하게 입법 논의를 끌고 갑니다"라며 입법 상황이 더딘 이유를 지적했습니다.

YTN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영상으로 전달한 뒤 <TMI/권력기관 개편 핵심 의제, 검·경 수사권 조정>(2/15 박석원 앵커)를 통해 개혁법안의 내용 중 하나인 '검경 수사권 조정'을 별도로 설명했습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간담회'에 집중된 보도
 
‘초청 간담회’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2/1~24), *0.5건은 단신
 ‘초청 간담회’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2/1~24), *0.5건은 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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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기간 내 청와대가 진행한 간담회에도 보도양상은 확연히 차이가 있었습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간담회'는 MBN‧YTN을 제외한 6개 방송사가 관련 보도를 냈습니다. 반면 '종교지도자 간담회'는 8개 방송사 모두 소식을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시장‧군수‧구청장 간담회'는 SBS <문 "예타 제도, 유지하되 개선 필요">(2/8 단신)가 문 대통령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발언을 언급한 점이 유일했습니다.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의 경우 TV조선‧채널A‧YTN이 관련 소식을 전달했습니다. TV조선 <'반기업 정서' 불만 나오자 "빨리 해소될 것">(2/7 최지원 기자), 채널A <벤처기업인 간담회…"반기업 정서 해소">(2/7 단신)는 "정부의 지원책이 있을 때마다 시장경제를 왜곡시키는 것은 아닌가 우려한다", "주 52시간 정책이 성장 기업에 규제가 된다" 등 간담회에서 나온 불만들을 보도를 중점적으로 다뤘습니다. YTN <문 "성장동력 위해 혁신 창업 활발해져야">(2/7 단신)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영상으로 전달했습니다.

TV조선‧채널A, '개선 방안'없이 '최저임금 불만'만 전달
 
‘자영업자?소상공인 간담회’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 인용 발언 분석
 ‘자영업자?소상공인 간담회’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 인용 발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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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소상공인 간담회' 관련 보도는 참석자들의 정부정책 비판 발언이 중심이 됐습니다. 특히 간담회에서 나온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주를 이뤘습니다.

간담회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의 형편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최저임금의 인상도 설상가상으로 어려움을 가중시킨 측면이 있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일정 부분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은 장기적 관점에서 유지되어야 한다며 정책 기조의 유지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

또한 "최저임금의 인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의견도 충분히 대변되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인상과정에 소상공인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보도의 내용 구성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문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과정 개편 내용을 언급한 방송사와 언급하지 않은 방송사였습니다. 먼저 지상파 3사와 JTBC는 최저임금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비판 발언과 함께 문 대통령의 인상과정 개편 발언을 인용했습니다.

KBS <"최저임금 동결" 요청…"인상 불가피">(2/14 유호윤 기자)는 "문 대통령은 '결정 과정에 자영업자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면서도 '최저임금은 결국 인상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라며 문 대통령의 발언과 정책 기조 유지 의사를 설명했습니다.

MBC <쏟아진 하소연에…문 "최저임금 인상 고통 미안">(2/14 이덕영 기자)는 "최저임금의 인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의견도 충분히 대변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영상으로 보여준 뒤, 정책 기조를 유지를 언급했습니다.

SBS <대통령 만난 자영업자…화두는 최저임금>(2/14 전병남 기자), JTBC <"최저임금, 자영업 의견 반영"…달래기 나선 대통령>(2/14 이서준 기자) 역시 같은 방식으로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반면 TV조선 <"최저임금 동결" 요구에 "장기적으론 인상">(2/14 최지원 기자), 채널A <"나도 골목 상인의 아들, 우리 경제의 가장 아픈 손가락">(2/14 손영일 기자)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불만과 함께 문 대통령의 정책 기조 유지 의사는 전달했지만, 최저임금 결정 구조 개편에 대한 발언은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TV조선은 "최저임금이 지금 같은 속도로 나갈 수 있는 것인지, 안 그러면 정말로 조정을 충분히 해야 하는지"라는 지난해 12월 문 대통령의 발언을 보도 중간에 끼워 넣어, 마치 문 대통령의 발언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습니다. 

간담회 현장에서는 최저임금뿐만 아니라 "일자리안정 자금 같은 걸 저희가 신청하고 싶어도 4대 보험 부담 때문에 사실 못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제로페이가) 전통시장을 찾는 분들은 스마트폰은 없고 폴더폰을 가지기 때문에 사실 무용지물입니다"와 같은 애로사항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8개 방송사 중 소상공인들의 발언을 보여주지 않은 방송사는 TV조선뿐이었습니다. TV조선은 같은 내용을 "카드수수료 인하나 일자리 안정 자금 지원 등 보완조치가 국회 입법사항이라 최저임금 인상과 속도가 맞춰지지 않고 있다"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언급한 것에 그쳤습니다.

'청와대 동향'에는 관심 없는 채널A…탁현민 동향에만 관심가진 TV조선
 
‘청와대 동정’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2/1~24)
 ‘청와대 동정’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2/1~24)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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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방송사가 관심을 보인 또 다른 이슈는 청와대 동향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MBN <3월 초 개각 준비>(2/3 최중락 기자)가 가장 먼저 언급한 '청와대 개각설'은 TV조선·채널A를 제외한 6개 방송사가 보도한 주요 이슈였습니다. 

KBS <청 "변수 없는 한 '2월 개각' 없을 듯">(2/11 단신)는 기사 제목처럼 청와대의 말을 인용 보도했습니다. JTBC <7개 부처 후임자 검증…"법무 유임">(2/12 심수미 기자)를 시작으로 '3월 개각설'과 함께 구체적인 후보자의 이름을 언급했습니다. 

또 다른 청와대 관련 동향 중에서 방송사 저녁 종합뉴스에 등장한 이름은 탁현민 전 행정관입니다. 탁 전 행정관은 지난 1월 행정관직 사표를 제출하고 청와대를 떠났습니다. 하지만 2월 21일 청와대가 탁현민 전 행정관을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으로 위촉하며 무보수 명예직으로 활동하게 될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탁현민 자문위원의 행보에 유달리 관심을 보인 TV조선 <뉴스9>(2/23)
 탁현민 자문위원의 행보에 유달리 관심을 보인 TV조선 <뉴스9>(2/23)
ⓒ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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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된 보도는 JTBC·TV조선에서만 등장했습니다. 특히 TV조선은 탁 전 행정관의 복귀 소식에 대해 적극적인 보도양상을 보였습니다. 소식이 알려진 당일 <탁현민, 사임 24일 만에 '자문위원' 복귀>(2/21 단신)을 통해 가장 먼저 탁 전 행정관의 복귀를 보도했습니다. 하루 뒤에는 <포커스/한 달도 안 돼 탁현민 다시 부른 청와대>(2/22 윤슬기 기자)를 통해 탁 전 행정관의 사표 수리 과정과 최근 활동들을 설명했습니다. 보도 말미에는 "잇따른 사표 소동도 번뜩이는 연출의 일환일까요. 탁현민 논란을 국민은 과연 언제까지 보게 될 지"라며 탁 자문위원의 복귀에 대해 '연출'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JTBC는 소식이 알려진 후 2일 뒤인 23일 정치 관련 이슈들을 가볍게 전달하는 <비하인드 뉴스/사퇴냐 휴가냐>(2/23 안지현 기자)를 통해 관련 소식을 전달했습니다. JTBC 역시 TV조선과 마찬가지로 바른미래당의 "지금까지 이런 쇼는 없었다" "이것은 사퇴인가. 휴가인가"라는 논평을 언급하며 비판 여론을 소개했습니다. 채널A는 8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두 이슈 모두 관련 보도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8개 방송사의 각기 다른 '정부‧대통령 단순 동향' 보도
 
‘문재인 대통령, 정부 단순 동향’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2/1~24)
 ‘문재인 대통령, 정부 단순 동향’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2/1~24)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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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대통령의 단순 동향 보도에서는 방송사마다 다른 보도양상을 보였습니다. 각 방송사가 유일하게 보도한 사안은 KBS <문 대통령 "평화 물꼬 튼 평창, 북미회담으로 이어져">(2/9 단신)가 '평창 동계올림픽 1주년 기념 SNS 글', MBC <문 대통령, 암투병 중인 이용마 MBC기자 병문안>(2/17 단신)는 통해 '이용마 기자 병문안', JTBC <3‧1운동 100주년 '힙합 뮤비'…'나의 땅' 공개>(2/1 오선민 기자)는 '3‧1운동 100주년 기념곡', YTN <문 대통령, 윤한덕 센터장 순직 애도>(2/7 단신)은 '윤한덕 응급의료센터장 추모 SNS 글'이 있었습니다.

'결식아동 도시락 배달 봉사활동'은 KBS가 단신으로 다뤘고 MBN <현안 산적한 연휴>(2/1 황재헌 기자)가 문 대통령의 설 연휴 일정을 설명하며 언급했습니다. '유한대 졸업식 방문'의 경우 채널A‧YTN이 다뤘습니다. 특히 YTN은 문 대통령의 졸업사 발언 내용을 영상으로 보여준 뒤 <문 대통령이 찾은 유한대, 창립자 故 유일한 박사는 누구?>(2/21 박석원 앵커)를 통해 문 대통령이 방문한 유한대학교의 창립자 유일한 박사를 소개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2월 1~24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YTN <뉴스Q>(1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태그:#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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