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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혁명 백주년, 온 나라 사람들이 독립 선언한 뜻을 오늘에 되새기고 있는 가운데 4일 고양시 덕양구 통일로에 있는 여덟 가구가 올망졸망 모여 사는 연립 현관에 평화도서관이 들어섰다. 연립주택 현관에 평화도서관이 들어섰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꼬마평화도서관은 평화풀씨를 뿌리겠다는 뜻을 모아 나라 곳곳에 세우러 다니는 작은 상자만한 도서관이다. 책 30권 남짓 들어가는 조그만 도서관. 그러나 담긴 뜻은 더없이 커다란 '평화'다. 나라 곳곳, 남녘과 북녘을 합쳐 1만 개를 열겠다는 다부진 꿈을 꾸는 '꼬마평화도서관사람들'이다. 꼬마평화도서관이라고 하니까 꼬마, 아이들이 읽는 책만 있는 줄 아는데 아니다. 아주 작은 도서관이라서 '꼬마'라고 붙였을 뿐이다.
 
모래틈같은 연립현관에 둥지 튼 꼬마평화도서관 [넝쿨넝쿨 뻗어라]를 소리내어 읽고 있는 함께 도서관장인 세 살배기 수빈이와 수빈이 엄마
▲ 모래틈같은 연립현관에 둥지 튼 꼬마평화도서관 [넝쿨넝쿨 뻗어라]를 소리내어 읽고 있는 함께 도서관장인 세 살배기 수빈이와 수빈이 엄마
ⓒ 변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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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보리책놀이터(파주)에 1호점 문을 연 뒤로 밥집, 반찬가게, 카센터, 초등학교, 중학교 복도에, 교회나 절을 비롯한 작은 도서관 안에 그리고 우리에게 뜻깊은 장소 곳곳에 문을 열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엔 청도에 있는 절 운문사에 28호점이 문을 열었다. 이번에 통일로 그린타운 안에 있는 연립주택 현관에 들어선 꼬마평화도서관은 29호점이다. 이곳 꼬마평화도서관장은 노래 부르기를 즐기며 노랑 빛깔을 남달리 좋아하는 세 살배기 수빈이와 수빈이 엄마가 함께 맡기로 했다.

무엇이든 나누기를 좋아하는 마을 어르신 홍경순 할머니(81)는 평화는 '더불어 살이'라면서 어느 댁을 가든지 늘 "이 댁에 평화가 깃들기를 비는 기도를 올린다"고 말씀한다. 초등학교 아이 교육을 43년 동안 하셨다는 교육자 홍경순 할머니는 당신 집 문을 한 달에 한 번 열어놓을 테니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함께 평화 책을 읽으면서 평화를 몸에 익히자고 뜻을 내놓으셨다.
 
꼬마평화도서관 명패 전달식 꼬마평화도서관 명패를 꼬평바라지 변택주 씨가 공동관장을 맡을 수빈이에게 전달하고 있다.
▲ 꼬마평화도서관 명패 전달식 꼬마평화도서관 명패를 꼬평바라지 변택주 씨가 공동관장을 맡을 수빈이에게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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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건 나라 곳곳에 문을 연 스물아홉 곳 가운데 여섯 곳이 고양에 문을 열었다는 점이다. 고양시에서 가장 먼저 꼬마평화도서관 문을 연 곳은 일산동구 내곡동 '농촌마을 두근두근도서관으로 2015년 12월 20일에 문을 열었다. 그리고 다음해 3월 10일 덕양구 행신동에 있는 서화한의원, 화정동에 있는 반찬가게 호락호락과 카센터 프로카월드에 한꺼번에 들어섰다. 같은 해 7월 30일 기독교 정신에 따른 마을공동체 윙윙발전소(일산동구 대산로)에 문을 열었다.

'꼬마평화도서관사람들'은 한반도 평화를 그리며 만나 2013년 4월부터 평화 책을 읽으며 공부하던 사람들이 '온 나라 사람들이 더불어 평화 책을 읽다보면 평화가 앞당겨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빚어가는 놀이 모임이다. 처음에는 한반도가 평화로워지려면 나라 곳곳에 평화도서관을 열어 머리를 맞대고 평화 책을 읽으며 뜻을 모아가면 좋겠다고 마음을 냈지만 이내 꼬리를 내렸다.

'도서관 하나 세우는데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갈 텐데…' 철딱서니 없는 생각이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 고민하다가 '그래! 모래 틈에도 들어설 수 있을 만큼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을 열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다. 이 바탕에서 따로 도서관 건물을 만들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낯익은 곳곳에 평화를 담은 책을 놓아 함께 읽기를 하고 있다.
 
평화 그림책을 소리내어 읽고 있는 마을 사람들 평화 책을 빌려다가 더불어 읽는 마을 사람들. 평화 책을 소리내어 함께 읽어갈 때 이웃과 이웃 사이 벽이 사라집니다.
▲ 평화 그림책을 소리내어 읽고 있는 마을 사람들 평화 책을 빌려다가 더불어 읽는 마을 사람들. 평화 책을 소리내어 함께 읽어갈 때 이웃과 이웃 사이 벽이 사라집니다.
ⓒ 변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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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책 30권만 가져다 놓을 힘만 있으면 누구라도 도서관장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후원을 모아 도서관을 빚어가고 있다. 연립주택 현관에 들어섰으니 아파트현관인들 들어서지 못할 까닭이 없지 않은가. 이처럼 꼬마평화도서관은 작은 틈만 있으면 누구나 나서 평화 책을 가져다 놓고 도서관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마땅한 틈이 없다면 후원하는 것으로 함께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꼬마평화도서관사람들 바라지 “2030년 우리 아이 어떤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은가”를 물으며 나라 곳곳에 책이 서른 권 남짓 들어가는 꼬마평화도서관을 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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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평화도서관사람들 바라지이 “2030년 우리 아이 어떤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은가”를 물으며 나라곳곳에 책이 서른 권 남짓 들어가는 꼬마평화도서관을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