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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이 공식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었던 지난 2월 28일, 청와대는 국가안보실 1·2차장을 교체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한반도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칠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와중에 '국가안보실' 고위급 인사를 발표하는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이날 이렇게 이례적으로 발표된 청와대의 국가안보실 1·2차장 인사는 '두 가지'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하나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낙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4강대사'(미국·일본·중국·러시아) 인선이었다. 

일부 4강대사의 교체는 불가피한 것이었다. 노영민 주중대사가 지난 1월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됐고, 풀리지 않는 한일관계에 변화를 줘야 했고, 주러시아 대사는 불법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4강대사 인선은 오는 4일께 발표될 예정이다.

주러시아 대사 교체도 검토... 이석배 총영사 유력
 
각각 주중대사와 주일대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각각 주중대사와 주일대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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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노영민 대사의 비서실장 임명에 따라 약 2달 공석이 된 주중 대사에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주중대사로는 남관표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임성남 전 외교부 1차관 등이 거론됐다.

지난 1990년부터 고려대 교수로 재직해온 장하성 전 실장은 지난 2월 26일 고려대에서 정년 퇴임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장 전 실장은 "현실 정치에 정치인으로서 참여하는 건 과거에도 관심이 없고, 지금도 없다"라면서도 "(하지만) 이 사회를 더 낫게 만들겠다는 제 개인적인 열정은 지속될 것이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주일대사에는 남관표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동북아국장을 지낸 조세영 현 국립외교원장, 일본 게이오 비즈니스스쿨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일본 츠쿠바대와 일본 경제산업성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김현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등도 후보로 올랐지만 남 전 차장으로 최종 낙점될 전망이다.  

정통 외교관료 출신인 남 전 차장은 지난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주일대사관 1등서기관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 주중대사로 후보로도 거론됐던 그는 외교부 정책기획국장, 주시카고 총영사와 주스웨덴·헝가리 대사 등을 지냈다.

청와대는 이미 국가안보실 1·2차장 인사를 발표한 지난 2월 28일 남관표 전 차장 등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중용 가능성을 예고한 바 있다.

이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상철 1차장과 남관표 2차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헌신해온 분들이다"라며 "각자 맡아온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왔고, 그 어느 정부보다도 큰 결실을 맺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분들이 언제 어느 자리에 어떻게 갈지는 장담할 수 없으나 문재인 정부 하에서 계속 크게 쓰일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7년 10월 부임한 이수훈 현 주일대사는 한일 위안부 합의, 강제징용 판결, 한반도 비핵화 공조 등에서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로 인해 한일관계가 개선되지 못한 점이 교체의 원인으로 꼽힌다.

주러시아 대사도 교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윤근 현 대사는 국회의원 시절인 지난 2009년 한 건설업자로부터 취업청탁 명목으로 1000만 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후임 주러시아 대사로는 이석배 주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가 유력하다. 이석배 총영사는 주러시아 대사관 1등서기관·참사관·공사참사관·공사, 주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 등을 지낸 '러시아 외교' 전문가다.

7일 개각설... 문체부-우상호, 중기부-박영선 내정?
 
지난 2018년 4월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토론회에 참석한 우상호.박영선 의원.
 지난 2018년 4월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토론회에 참석한 우상호.박영선 의원.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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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4강대사 인선을 발표한 뒤에는 개각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일에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현재 행정안전부(김부겸), 국토교통부(김현미), 해양수산부(김영춘), 통일부(조명균), 문화체육관광부(도종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유명민), 중소벤처기업부(홍종학) 등이 개각 대상이다. 거의 대부분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장관들이 있는 부처들이다.

이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는 각각 우상호·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증을 거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 의원은 법무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된 바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우상호·박영선 의원 모두 서울시장의 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박 의원은 법무부와 행정안전부의 공동사안인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에 부담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는 현직 의원 등 정치인들은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정도를 제외한 다른 부처는 관료나 전문가그룹에서 후보를 발탁할 가능성이 있다.

국토교통부·통일부 장관에는 각각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2차관과 김연철 현 통일연구원장이 유력한 후보로 올라 있다. 행정안전부 장관에는 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병섭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정채근 전 행정자치부 차관, 해양수산부 장관에는 김양수 현 차관과 유예종 전 부산항만공사 사장, 이연승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 김인현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장(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유임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교체설이 나돌았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강경화 장관의 유임과 함께 유임됐다. 김의겸 대변인은 지난 2월 28일 "실장들이 바뀌었으니까 당분간 청와대 인사는 없을 것 같다"라며 "경제보좌관이나 의전비서관 정도 외에는 특별한 인사 수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태그:#4강대사, #개각, #장하성, #남관표, #박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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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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