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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4대강사업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2월 22일에 발표한 '금강과 영산강의 보 처리 방안'을 계기로 긴급 기획 '삽질의 종말'을 시작합니다. <오마이뉴스>는 4대강 사업을 소재로 한 최초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을 제작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 개봉합니다. 오는 4월경에는 단행본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오마이북)이 출간될 예정입니다.[편집자말]
 공주보 주차장에서 시민들이 철거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사물놀이까지 동원된 이날 집회에는 500여 명이 참석했다.
 공주보 주차장에서 시민들이 철거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사물놀이까지 동원된 이날 집회에는 500여 명이 참석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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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웃지 말고 이번엔 제대로 합시다. 인상 쓰지도 말고 화끈하게 외쳐봅시다. 아니, TV조선은 아까 왔는데, MBC는 왜 이리 늦었어요? KBS는 이제 왔네요. 자... 이제 한번 해봅시다. '대책 없는 환경부는 각성하라' '공주보 철거 결사 반대한다'. 기자님들, 이젠 됐지요? 조금만 있다가 다시 할게요."

지난 26일 공주보 사업소 2층 회의실에서 '공주보 민관협의체 3차 회의'가 열리던 시각, 바깥에서는 500여 명의 농민과 주민들이 '공주보 철거 반대'라고 적힌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집회를 열었다. 사물놀이패도 등장했다. 대형 트럭 위에 오른 사회자는 방송사 카메라 기자들의 요구에 응하면서 구호를 외쳤다. 그는 막간을 이용해 뽕짝도 불렀다.

트럭 뒤쪽에는 '물 없는 유네스코 관광도시 웬말이냐'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바르게살기운동 공주시협의회는 집회장 옆쪽에 '공주보 철거하면 관광수입 누가 보장해주나'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든 피켓에는 '가뭄 대책 없는 공주보 철거 반대한다', '교통대책 없는 공주보 철거 반대'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민관협의체 회의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공주시 주민대표로 참석한 사람들은 머리띠를 두르고 들어와 자리에 앉지도 않고 "공주보 철거는 공주를 물로 본 처사"라면서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이날 회의는 주민들이 빠져서 결국 무산됐다. 이 자리에 있던 서영태 4대강조사평가단 평가총괄팀장은 "주민들과의 이견을 좁히면서 대화를 통해 풀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공주보 철거 반대 이유] "보는 농업용수이자 교통로"
 
 4대강 사업 이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공산성 앞과 공주보 주변은 녹조가 창궐하고 물고기 집단 폐사가 수시로 발생했다.
 4대강 사업 이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공산성 앞과 공주보 주변은 녹조가 창궐하고 물고기 집단 폐사가 수시로 발생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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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옥외집회 트럭 단상에 오른 공주보 철거 반대위의 한 주민은 이렇게 말했다.

"공주보는 국가의 재산인 동시에 공주인의 재산이다. '강물은 흘러야 한다'는 환경론자들의 단순 논리와 환경부 공무원의 탁상공론으로 지역주민과 농민의 의사를 배제한 채 해체, 철거하려는 환경부 계획을 백지화하고 원점에서부터 다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공주보는 공주 주변과 멀리는 예당저수지까지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충청 농민의 젖줄이다. 보 해체 시 작년과 같은 가뭄에 어떻게 농사를 짓겠는가? 이는 농민의 생존권 문제다. 가뭄 대책이 없는 무조건적인 보 해체, 철거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

 
공주보는 금강의 남과 북을 연결하는 또 하나의 주요 교통로다. 하루 5000여 대가 통행하는 간선 도로이고 긴급을 요하는 소방차, 구급차, 경찰차가 우성, 사곡, 유구로 가는 지름길이다. 공주보 교량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골드 타임을 지킬 수 있는 생명의 다리이다.

대한민국은 유엔이 지정한 물 부족국가다. 이런 물 부족 국가에서 인간에게 필요한 물을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까 하는 치수 정책이 맨 먼저여야 한다. 물이 고이면 썩는다고 흘려보내고 나면 그다음 가뭄 시에는 어찌할 것인가? 필요시 가두어 농업용수, 경관용수로 쓰고 가을 이후에 물이 필요하지 않을 때 흘려보내면 된다."


[공론화 회의 파행] "경제성 비율 맞추기 위한 조작"
 
 공주보 철거 반대 집회 주민들이 민관협의체가 열리는 공주보 사무실에 들어와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하고 주민 대표와 민간위원들이 빠져나가면서 회의가 무산되었다.
 공주보 철거 반대 집회 주민들이 민관협의체가 열리는 공주보 사무실에 들어와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하고 주민 대표와 민간위원들이 빠져나가면서 회의가 무산되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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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0시 최창석 공주문화원장, 이국현 (사)이통장협의회 공주지회장, 윤경태 공주시 시민단체연합회장, 백승근 (사)새마을 공주시 지회장, 김명환 공주시 주민자치협의회장, 이계주 공주시 쌀전업농연합회장, 송재철 (사)한국농업경영인 공주시연합회장, 방성만 공주시 농촌지도자회장 등 공주보 철거반대 투쟁위원회 공동대표들과 관계자들이 민관협의체 회의가 열리는 공주보 사업소 회의실로 몰려왔다.

윤응진 공주보 철거 반대 투쟁위원회(이하 철거 반대 투쟁위) 사무차장은 이 자리에서 긴급 발의를 요청하면서 "이번 환경부 발표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절차상 문제가 있다. 1월 24일 열린 4대강 평가위원회 민관 협의회 1차 회의에는 18명 중 13명 참석했고 이중 민간은 1명으로 알고 있다. 2차 회의도 18명 중 민간위원 5명, 참관주민 30명이 참석했다. 당시 민간위원을 더 추천하여 다음 회의를 하기로 했고 29일 5인을 추천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회의는 한 번도 하지 않고 연구진 결과만으로 발표했다. 이는 지역주민의 의사와는 무관하다.

보는 재난시설로 경제성을 따져서는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경제성을 핑계로 공주보를 철거해서는 안 된다. 4대강 보 1년 예산이 수천억, 천문학적 예산이라고 언론에서 얘기하는 데 실제 1년 예산은 310억, 금강 수계 58억, 공주보는 약 19억3천만 원이다.

B/C(비용대비 편익) 경제성 분석 원가에서 매몰 비용도 누락시켰다. 이는 경제성 비율을 맞추기 위한 조작이다. 손익 편차가 40년간 90억 원 정도이다. 1년 약 2억 원 때문에 재난대비 가뭄에 필요한 공주보를 철거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


[공주보로 몰려간 까닭] "이장들이 주민 10명씩 동원 요구"
 
 공주보에 철거반대 추진위원회와 주민들이 내건 현수막이 30~40장 걸렸다. 공도교 인도에는 대나무에 깃발을 매달아 걸었다.
 공주보에 철거반대 추진위원회와 주민들이 내건 현수막이 30~40장 걸렸다. 공도교 인도에는 대나무에 깃발을 매달아 걸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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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주보 앞에 모인 500여 명의 집회 참석 인파. 최근 들어 공주에서 보기 드문 풍경이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했던 한 이장에게 참석하게 된 이유를 물었다.

"공주시 이통장협의회에서 공주보 철거를 반대하기로 했다면서 지역 면 회장들에게 반대 서명을 받으라고 해서 다시 마을별로 반대 서명을 받았다. 오늘 집회도 면마다 이장들이 주민 10명씩 동원을 요구해와 나도 참석했다. 사실 나는 공주보 철거를 반대하기보다는 분란을 일으키기 싫어서 여기에 나왔고 따르는 것이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이모(49)씨는 "정치적으로 내년 총선을 겨냥한 선거운동성 집회"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공주보 주변 우성면 평목리, 옥성리 주민들이 주장하는 것은 모두 거짓이다. (철거 반대 투쟁위) 저들은 (공주보 수문 해체가) 기본적으로 예산 낭비라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4대강 사업 초기부터 반대했어야 한다. 우성면 주민이 농수로 쓴다고 하는데, 우성면은 금강에서 물을 가져가는 양수장이 없다. 바가지로라도 퍼다가 쓰려면 공주보가 아닌 하류 백제보 개방을 반대해야 한다.

특히 2차 민간협의회 회의 당시에 우성면 사람들이 몰려가서 자신들이 위원으로 참석해야 한다고 하면서 다리를 사용하도록 해달라고 항의를 하여 정부가 수용했다. 그렇다면 주민 의견을 정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그런데 시내에 온통 걸린 현수막은 '공주보 철거반대'라고 붙어있다. 여론을 조장하면서 대놓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또 위원으로 참석한 자신들이 회의를 보이콧하고 있다.

정부가 이번에 밀리면 토건족을 뿌리 뽑을 수 없다. 4대강 사업에 참여하고 부역했던 사람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반대만 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의원이 온통 시내에 현수막을 도배하는 비용도 우리 세금이다. 이처럼 주민을 선동하면서 난리 치면 안 된다."


[팩트 체크] 5가지 주장 따져보니...
 
 4대강 사업과 함께 녹조강으로 변했던 공주보 상류가 지난해 수문개방이 이루어지면서 예전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4대강 사업과 함께 녹조강으로 변했던 공주보 상류가 지난해 수문개방이 이루어지면서 예전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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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서 나온 주장들은 거짓이거나 과장된 게 있었다. 이들이 보 철거를 반대하는 5가지 주장을 따져 보았다.

우선 '공주보 물을 예당저수지까지 공급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백제양수장에서 예당저수지로 공급하는 도수로는 2016년 충남 서북부에 42년 만에 가뭄이 발생하여 재난 상태에 따른 가뭄에 대처하고자 긴급하게 만들었다. 강물을 취수하는 곳은 공주보 3km 하류에 있다. 공주보 수문 해체와 전혀 무관한 장소다. 철거 반대 투쟁위의 말처럼 도수로 공급을 위한다면 공주보가 아닌 백제보 개방을 반대해야 한다.

'공주보 공도교는 하루 5000여 대가 통행하는 간선도로로 긴급을 요하는 소방차, 구급차, 경찰차가 이용하지 못하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골드 타임을 지킬 수 없다'는 주장도 대표적인 사실 왜곡이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는 이번에 공주보의 부분 해체 방안을 제안했다. 수문만 해체하고 공도교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공주보는 2010년 착공해 2012년 준공했다. 공주보 공도교는 유지관리 차량이 다니는 다리다. 당시 공주시가 도로 사용을 요청하고 이명박 정부가 수용해서 차량이 다니고 있다. 하지만 2년 만에 해치운 공사로 인해 준공 초기부터 보의 누수, 세굴, 공도교 콘크리트 깨짐 현상 등 부실시공 문제가 불거졌다. 많은 차량이 다니기 때문에 안전 문제까지 발생했다. 공주보 공도교의 안전성 논란에도 기획위원회가 공도교를 살리는 방안을 제시한 것은 주민 불편을 덜기 위한 고육지책 성격이 강하다. 이런데도 철거 반대 투쟁위는 공주보가 통째로 해체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반대 집회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공산성 앞에 물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강은 갈수기에 모래톱이 생기고 여울이 발달한다. 드러난 모래톱에서 새들과 생물이 살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공주보 담수 후 공산성 앞 강물엔 매일같이 죽은 물고기가 떠다녔다. 여름이면 녹조가 창궐하여 악취까지 진동했다.

공산성 앞 둔치공원을 찾는 시민들은 여름이면 악취에 따른 민원을 제기했고, 공주시는 차량을 이용해 방역을 했다. 공주보 개방 후 강물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모래톱이 생겨나고 물고기가 돌아왔다. 왜가리 백로, 물떼새와 흰꼬리수리, 독수리 등 맹금류까지 찾고 있다. 이를 즐기는 공주시민도 많다.

이날 '유엔이 지정한 물 부족국가'라는 거짓 주장도 제기됐다. UN은 '한국이 물 부족국가'라고 지정하기는커녕 이러한 개념을 사용한 적조차 없다. 이 말은 4대강 사업에 찬동했던 학자와 이명박 정부가 했던 말인데, UN이 아니라 미국의 한 사설 인구연구소(PAI, Population Action Institute)가 인구 폭발을 경고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다.

염형철 수돗물네트워크 공동대표는 "PAI의 분류는 '인구 증가에 따라 줄어드는 1인당 이용 가능한 물, 국토, 에너지양 등'을 표시한 단순 지표일 뿐"이라면서 "오히려 유네스코 등 유엔 기구들이 주도한 세계 물 포럼에서 발표한 각국의 물 빈곤지수(WPI, World Poverty Index)에 따르면, 한국의 물 사정은 비교적 양호했다(2006년, 147개국 중 43위)"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공주 시내에 걸린 현수막 문구는 대동소이하다. '공주보 해체 결사반대'.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내건 현수막부터 시내에 도배된 현수막을 보고 지금 당장 보가 완전히 해체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시민들이 많다. 무엇을 위한 왜곡일까? 공주보에 울려 퍼지던 노래와 구호는 민관협의체 회의가 파행으로 끝나자 곧바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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