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붙박이 유격수 김상수는 2018시즌을 마치고 생애 첫 FA 자격을 획득했다. 프로에 입문할 때부터 꿈꿔왔던 순간이지만 김상수에게 다가온 현실은 기대에 비하면 싸늘했다. 유일한 20대 FA이자 내야 수비의 핵심인 젊은 유격수가 시장에 나왔지만 그에게 선뜻 손을 내미는 팀은 없었다.

결국 FA '대박' 계약의 바로미터인 4년 계약에도 실패했고 3년 최대 18억 원이라는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의 금액에 도장을 찍어야했다. 그마저도 김상수에게 주어진 옵션을 모두 충족시켜야 온전히 받을 수 있다. 
 
 FA 계약을 맺고 새롭게 출발하는 삼성 김상수

FA 계약을 맺고 새롭게 출발하는 삼성 김상수 ⓒ 삼성 라이온즈

  
프로 커리어 초반부터 올스타와 국가대표에 선발되며 탄탄대로를 걸었던 김상수였기에 본인에게는 아쉬움이 클 계약이었을 것이다. 2011년 이후 삼성이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하던 당시 김상수는 최강 전력을 자랑하던 삼성 내야의 중심이자 붙박이 유격수였다. 병역 특례로 군 문제까지 일찌감치 해결한 그가 FA가 되면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최근 3시즌 동안 잔부상에 시달리며 출장 경기수가 줄었고 과거 좋은 평가를 받던 시절의 모습을 유지하지 못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김상수는 결국 본인이 만족할 만한 계약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후회해도 때는 이미 늦었다. 이제는 FA 계약을 뒤로하고 2019시즌부터 커리어 제2막을 열어야 한다.

상처입은 자존심 회복을 위해 칼을 간 것일까? 김상수는 한화 이글스와의 오키나와 연습경기 첫 날부터 홈런포를 가동시키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김상수는 한화와의 연습경기 이전에도 팀 내 자체 청백전에서 홈런포를 때려낸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연습경기지만 2경기 연속으로 홈런포를 가동한 것이다.

물론 연습경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을 법한 김상수가 명예회복을 위해 새롭게 마음을 다잡은 것만큼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활약이다. 

경기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상수는 "장타를 의식하지 않았다"고 덤덤하게 소감을 밝히면서도 "타격폼 변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2019시즌 재도약을 위해 여러모로 준비를 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김상수는 올 시즌 전에 없던 든든한 지원군을 만난 것도 호재다. 삼성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해외파 내야수 이학주를 지명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수비와 빠른 발로 이미 국내 팬들에게 많이 알려진 이학주는 김상수와 동갑내기 친구다.

지명 당시에는 마이너리그에서 주로 유격수로 뒨 이학주와 김상수가 포지션이 겹쳐 공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이런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연습경기에서 이들은 키스톤 콤비로 호흡을 맞추며 좋은 궁합을 보여주고 있다.
 
 김상수와 키스톤 콤비로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이는 내야수 이학주 (사진: 삼성 라이온즈)

김상수와 키스톤 콤비로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이는 내야수 이학주 (사진: 삼성 라이온즈) ⓒ 케이비리포트

  
김상수와 이학주는 고교 시절부터 최고 유격수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기억이 있는 만큼 서로를 잘 알고 있다. 삼성은 최근 몇 년동안 김상수와 마땅하게 호흡을 맞출 키스톤 내야수를 발굴해내지 못했다.

김상수 부진의 이유중 하나로 그를 뒷받침할 백업 유격수가 변변치 않았던 삼성의내야 뎁스를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았다. 이학주는 이런 문제점을 해소할 안성맞춤형 카드다. 

최근 수년간 김상수는 기대치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때문에 애초 고평가된 선수라는 아픈 지적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과연 2019시즌 김상수는 반등에 성공해 FA 계약에서의 아쉬움과 자신에 대한 저평가를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을까? 지난해 이후 장타력 장착을 통해 변신을 꾀하고 있는 김상수의 올시즌 활약이 주목된다.
 
 지난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두자리수 홈런을 터뜨린 김상수

지난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두자리수 홈런을 터뜨린 김상수 ⓒ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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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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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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