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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스타일 음악에 맞춰 고아원 아이들과 말춤과 여러 춤을 추는 행복한 콘서트
▲ 망가진 신부 강남스타일 음악에 맞춰 고아원 아이들과 말춤과 여러 춤을 추는 행복한 콘서트
ⓒ 최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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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합니다. 행복은 꽃과 같습니다. 혼자 피어있는 꽃보다 함께 피어있는 꽃이 아름답습니다. 들꽃 한 송이는 외롭지만 함께 핀 들꽃은 행복합니다. 행복은 사람들 속에서 함께 피우는 꽃이니까요.

세상 속에서 꽃을 피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과 함께'라는 나눔 봉사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입니다. 남녀노소, 여러 종교, 직업을 넘어 함께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아이들 방학에 맞춰 손길이 필요로 하는 곳에서 봉사활동으로 가족 휴가를 보냅니다.

산골짜기 생태마을에서 10년 동안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사는 공동체를 꿈꾸며 살았습니다. 회향하는 연어처럼 10년 만에 성당으로 돌아왔습니다. 11년 만에 성당에서 맞이한 첫 휴가를 멀고 가난한 나라 미얀마로 떠났습니다. '세상과 함께' 단체에서 후원하는 학교 15곳 중 학교 3곳을 방문하는 일정이었습니다. 두 곳은 후원금으로 지은 학교 준공식이 있었고, 다른 한 곳은 무엇을 도울 수 있는지 알아보는 자리였습니다.

이번 미얀마 해외봉사활동의 꽃인 마지막 일정을 먼저 소개합니다. '세상과 함께' 나눔 봉사단체가 미얀마에서 첫 봉사활동을 시작했던 사가잉 고아원에서 일정입니다. 나비가 꽃들에게 희망을 주듯이 '세상과 함께' 한국봉사단이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해줍니다.

사가잉 고아원에는 갓난아이에서 고등학생까지 401명 아이들이 살아갑니다. 많은 소수민족의 내전으로 부모를 잃거나 미혼모 아이들, 가난 때문에 맡겨지거나 부모가 외화벌이로 맡기고 간 아이들입니다.
   
한국봉사단의 신나는 댄스에 환호하는 아이들
▲ 붐바스틱 한국봉사단의 신나는 댄스에 환호하는 아이들
ⓒ 최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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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추억이라는 보석상자가 있습니다. 그 보석상자에 담길 작은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부모 없이 자라는 아이들 마음의 보석상자에 영원히 간직될 추억입니다. 이번 봉사활동의 가장 큰 꽃입니다. 

한국봉사단 유치원 아이부터 초중고 청년과 어른들, 고아원 아이들이 무대에 오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콘서트가 시작됩니다. 첫 무대는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입니다. 신부의 노래와 율동을 함께 따라하는 아이들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어납니다. 신명 난 신부보다 아이들이 더 크게 노래하고 더 큰 동작을 펼치며 열광합니다.

다음은 전 세계인에게 말춤을 전파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입니다. 무대에 오른 신부가 말춤과 여러 춤을 추니 무대 위 두 자매와 무대 아래 아이들이 따라서 춤을 춥니다. 아이들보다 더 신나게 춤을 추는 신부를 따라 아이들이 방방 뛰며 신명 나게 춤을 춥니다.
 
  
무대의 망가진 신부를 따라 신나게 -나도 강남스타일
▲ 나도 강남스타일  무대의 망가진 신부를 따라 신나게 -나도 강남스타일
ⓒ 최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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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보다 강렬한 것이 노래이고, 노래보다 강렬한 게 춤입니다. 한국말을 모르는 아이들이 열광하며 춤으로 보여줍니다. 이 순간만큼은 고아의 외로움과 배고픔, 그 어떤 고통과 절망도 찾을 수 없습니다. 강남스타일 말춤은 아이들에게 행복한 추억, 떼창, 떼춤으로 마음의 보석상자에 영원히 간직될 추억이 됩니다.

열광하는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에서 '세상과 함께' 이사 스님 두 눈에 울컥 눈물이 고였다고 소감을 말합니다. "부모 없이 자라는 아이들이 이렇게 행복하게 춤을 추는구나! 눈물 나는 콘서트, 아이들이 방방 뛰는, 세상에서 단 한 번뿐인 행복한 콘서트였습니다."
 
고아원 아이들이 노래에 맞춰 연출한 코믹한 촌극
▲ 촌극 고아원 아이들이 노래에 맞춰 연출한 코믹한 촌극
ⓒ 최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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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봉사단이 감동의 무대를 이어 갑니다. 전날 호텔에서 자정이 넘도록 준비한 초등학생들의 합창, 두 자매의 피리 연주, 아이들과 엄마들이 동요(아기 상어)에 맞춰 춤을 추고, 스카프로 얼굴을 감싼 형제자매들이 '붐바스틱' 노래에 맞춰 신나는 댄스로 한국봉사단 무대가 끝이 났습니다. 이어 고아원 아이들이 무대에 올라 전통춤을 추고, 노래와 춤으로 연출된 촌극을 합니다.

콘서트의 마지막을 남고생 2명이 봉산탈춤과 비슷한 미얀마 코끼리 전통춤으로 성대하게 장식합니다. 봉사단과 사가잉 아이들이 함께 준비한 다양한 공연으로 작은 콘서트는 감동의 무대였습니다. 출연자와 관객이 하나가 되어 함께 열광하며 노래하고 춤을 추는 감동적인 콘서트는 고아원 아이들 마음의 보석상자에 영원히 간직될 추억이 되었습니다.
 
남학생 두 명이 연출한 미얀마 코끼리 전통 춤 -봉산탈춤과 비슷
▲ 코끼리 춤 남학생 두 명이 연출한 미얀마 코끼리 전통 춤 -봉산탈춤과 비슷
ⓒ 최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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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오전에는 체육대회가 열렸습니다. 먼저 고아원 아이들과 한국봉사단이 태권도 시범에 따라 몸을 풀었습니다. 이어서 미얀마 전통무술을 함께 따라 했습니다. 

한국봉사단과 고아원 아이들 대항 이어달리기도 열렸습니다. 승리는 미얀마 아이들 차지였습니다. 남고생들은 축구를 하고 여고생들과 아이들은 단체 줄넘기와 피구를 했습니다.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울려 퍼집니다. 몸으로 부대끼는 운동회는 한국봉사단과 고아원 아이들을 한 가족으로 묶어주었습니다. 
 
맨발을 신고 뛰어보자 펄쩍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 줄넘기 맨발을 신고 뛰어보자 펄쩍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 최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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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회를 마치고 기숙사 식당 교실 등 전체 청소가 진행되었습니다. 아이들 기숙사 전체 짐을 밖으로 내놓고 대청소를 했습니다. 바닥을 쓸고 걸레로 닦았습니다. 햇볕이 따가운 밖에서는 봉사단과 고아원 아이들이 이불을 털었습니다. 먼지 구름이 피어올랐습니다. 한국 초등학생과 아빠가 담요를 마주잡고 텁니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청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자기 집안 청소도 저렇게 열심히 할 순 없을 텐데.
  
초등학생 딸과 아빠가 담요를 터는 가슴이 뭉클한 순간
▲ 담요털기  초등학생 딸과 아빠가 담요를 터는 가슴이 뭉클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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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고아원 아이들과 단체사진을 찍습니다. '세상과 함께' 현수막이 봉사단과 아이들 속에서 꽃처럼 피어났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세상과 함께'라는 봉사와 나눔으로 피워 올리는 사랑의 꽃이었습니다.

사랑의 꽃이 그 어떤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는 눈물과 기도로 피우는 꽃, 희생과 봉사로 피우는 꽃이기 때문입니다. 홀로 피는 꽃이 아니라 손잡고 함께 피는 꽃입니다.

세상에는 꽃처럼 아름다운 사람들, 몸으로 희생과 봉사로 사랑의 꽃을 피우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 사랑의 꽃을 피우기 위해 수 없는 날들을 기도하고 땀 흘리고 인내하고 나누었습니다. 그런 아름다운 희생으로 피어나는 꽃,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꽃을 봉사단의 한 사람으로 참여해서 눈물과 환희, 기쁨과 행복으로 새삼 깨닫게 됩니다.
  
봉사단과 함께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
▲ 그림그리기  봉사단과 함께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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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은 세상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기도와 사랑, 희생과 봉사 덕분입니다. 그래서 더 많이 감사하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됩니다. 세상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기도와 사랑이 있어 우리가 하는 일이 희생과 사랑, 감사와 행복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런 아름다운 사람들을 위해 간절히 두 손 모으게 됩니다.

자연과 이웃, 세상과 함께 살아가는 삶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사랑입니다. '세상과 함께' 나눔의 밥, 행복한 웃음, 희망의 별, 사랑의 바다, 인생의 길을 열어주는 당신. 세상과 함께 하는 당신의 기도와 사랑이 있어 세상이 밝아지고 아름다워집니다. 
 
사가잉 고아원 아이들과 한국봉사단 기념 사진 <세상과 함께> 현수막 꽃
▲ 사랑의 꽃 사가잉 고아원 아이들과 한국봉사단 기념 사진 <세상과 함께> 현수막 꽃
ⓒ 최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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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지난 1월 19일부터 25일까지 미얀마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벌써 20일이 지났지만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한의원에서 침을 맞았는데 낫지 않아 신경외과에 갔습니다. X-레이 확인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지만, 근육에 염증이 생겼습니다. 한 사제의 망가짐(재롱?)으로 고아원 아이들의 마음에 영원한 추억이 되길 희망하며 50대 중반 몸을 생각하지 않고 아이돌처럼 무리하게 춤을 추었습니다. 강남스타일 노래에 아이들보다 신나게 말춤과 여러 춤을 추며 무대를 뛰어다녔기 때문입니다.1부 2부 연재합니다.[편집자말]


태그:#봉사, #춤, #세상,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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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 기자는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의 일꾼으로, 불평등한 소파개정 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으로 2000년 6월 20일 폭격중인 매향리 농섬에 태극기를 휘날린 투사 신부, 현재 전주 팔복동성당 주임신부로 사목하고 있습니다. '첫눈 같은 당신'(빛두레) 시사 수필집을 출간했고, 최근 첫 시집 '지독한 갈증'(문학과경계사)을 출간했습니다. 홈피 http://www.sarang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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