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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겨울 귀농한 후 20년째 해마다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7개월을 연탄을 때고 있습니다.

화목 보일러와 심야 전기 보일러도 써보았고, 기름 보일러도 사용해 봤지만 화목보일러보다는 화재 염려가 덜하고, 기름 보일러의 1/4의 비용으로 겨울을 날 수 있어 연탄 보일러를 쓰고 있습니다.
 
 연탄보일러와 펠릿보일러
 연탄보일러와 펠릿보일러
ⓒ 정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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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값도 오르고, 하루 2~3번 연탄을 갈아야하기 때문에 집을 비우기도 힘들어 올해 가을엔 목재 펠릿 보일러를 들여놓기로 작심하고 면사무소에 펠릿 보일러 보급사업 지원을 신청했습니다.

올해 단양군에 배정된 양은 45대, 신청자는 55명이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지원대상자로 선정돼 업자와 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업자와 상담 중 중대한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펠릿 소비량이 가장 많은 12월에는 국산 목재 펠릿 공급이 어려우니 미리 구매해서 쌓아두거나 수입 목재 펠릿을 사용해야 한다는 업자의 말 때문이었습니다.

목재 펠릿 보일러 보급 사업은 신재생에너지인 목재 펠릿 보급을 통해 농산어촌 주민의 난방비 절감과 화석연료 대체를 통한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목적으로 시행되는 사업입니다.

단양군내에도 산림조합에서 운영하는 목재 펠릿 제조공장이 2010년부터 가동되고 있는 터라 당연히 국내에서 간벌(間伐) 등 산림정비 과정에서 생기는 목재를 활용하는 줄만 알았는데 전혀 친환경적이지도 않고, 자원순환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 방향으로 일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미 국내에서 사용하는 목재 펠릿의 90% 이상을 수입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연료용 목재펠릿 수입에 1조1873억 원이 쓰였습니다. 5년사이 연간 수입량은 20배가 늘었습니다.
 
 2017.10.16. KBS뉴스
 2017.10.16. KBS뉴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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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6일에 방송된 KBS 뉴스에 따르면 목재 펠릿이 연탄보다 20배의 초미세먼지를 유발하며, 지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목재펠릿보일러 보급 사업 등에 지급한 국가 보조금이 900억 원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열대우림을 파괴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생산한 목재 펠릿이 이제는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미세먼지 문제를 혹한이나 폭염처럼 재난에 준하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정부는 2012년 시행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제도(RPS)에 발목이 잡혀 미세먼지 발생원(發生原)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수입하고 보급하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19년째 8천평이 넘는 밭에서 고된 농사일을 하면서도 풀과 작물의 생명력과 함께 지구온난화에 저항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농사를 지어온 제게 펠릿보일러가 가져다주는 경제적 혜택과 시간의 여유는 사치라는 생각이 들어 펠릿보일러 설치를 포기합니다.

정부가 진정으로 농산어촌 주민의 난방비를 줄여주고, 화석연료를 대체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를 원한다면 목재펠릿보일러 보급 사업을 폐기하고,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고 그에 대한 직접적 지불을 시행하기를 기대합니다.(관련 기사 : 농업의 다원적 가치는 얼마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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