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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을 맞고 있는 가운데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학교에 남아있는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20일 충남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도내 학교에 남아 있는 일본인 교장 사진을 철거하고, 친일파들이 작사 작곡한 교가도 수정 또는 폐기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충남교육청은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도내 713개 학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일본인 학교장의 사진을 걸어 놓은 29개교, 친일 경력자들이 작사 작곡한 교가 31개교, 일제 강점기의 생활규정을 그대로 놔둔 학교가 80개교에 이른다고 밝혔다.

해방 직후까지도 근무한 일본인 교장... 친일 잔재
 
한 일본인 교장은 해방직후인 1945년 10월 24일까지도 학교 남아 근무했다.
 한 일본인 교장은 해방직후인 1945년 10월 24일까지도 학교 남아 근무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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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교장 사진의 경우 주로 학교의 중앙 현관, 계단 벽면, 복도 등에 전시되어 있다. 일부 일본인 교장은 해방 직후인 1945년 10월 24일까지 임기가 기록된 경우도 있다. 일본인 교사가 해방 직후까지도 학교 현장에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친일 청산이 초기부터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이와 관련해 김지철 교육감은 "일제 강점기 교장도 학교의 역사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교내에 사진을 게시하는 것은 누군가의 표상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일본인 교장은 그 표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교가의 경우에도 친일파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충남도내 31개교에는 친일 경력자 김동진(3곡), 김성태(11곡), 이흥렬(6곡), 현제명(3곡)이 작곡한 교가가 남아 있다. 또 '지원병을 보내며', '고향의 봄' 등을 작사한 이원수 외에도 이진호, 김완진, 이종린, 이명구, 이헌구, 김흥식, 6인의 친일 경력자들이 작사한 교가도 확인됐다.

특히 가장 많은 곡을 작곡한 김성태는 경성후생실내악단에 참여해 일본의 노래를 지휘한 이력이 있고, 현제명은 1938년 '후지산을 바라보며'라는 곡을 작곡한 바 있다.

교가의 수정 혹은 존속 여부는 학교 당사자들이 결정할 수 있다. 충남교육청은 동문회를 비롯한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교가의 존속이나 수정 여부를 결정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이 같은 과정 자체를 역사 교육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생활규정에도 일재의 잔재가 그대로 남아 있다. 1929년 광주학생운동 당시 징계조항으로 사용했던 백지동맹이나 동맹휴학 등의 용어를 학생생활규정에 여전히 쓰고 있는 학교도 80여 곳에 이르고 있다.

김지철 교육감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후학들에게 왜곡되지 않은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면서 "그런 취지에서 학교의 친일 청산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칼을 들고 있는 일본인 교장의 모습
 칼을 들고 있는 일본인 교장의 모습
ⓒ 충남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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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인명사전을 들고 있는 김지철 충남교육감
 친일 인명사전을 들고 있는 김지철 충남교육감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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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친일 잔재 , #친일 청산 , #일본인 교장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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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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