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화 이글스 송은범은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SK 와이번스에서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된 2013시즌 이래 그는 매해 평균자책점 6점대 이상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15시즌을 앞두고 FA 4년 총액 34억 원에 한화로 이적했지만 2017년까지 부진은 계속되었다. FA 이적도 그에게는 끝내 전기가 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송은범은 지난해 68경기에 등판해 79.1이닝을 던져 7승 4패 1세이브 10홀드를 기록했다. 2003년 프로 데뷔 후 개인 최다 경기 등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홀드를 수확했다. 소화 이닝도 부진의 기점이었던 2013년 이후 최다였다. 피출루율과 피장타율을 합친 피OPS는 0.652로 낮았다. 
 
 2018년 극적으로 부활한 한화 송은범

2018년 극적으로 부활한 한화 송은범 ⓒ 한화 이글스

 
송은범의 깜짝 활약은 한화의 팀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크게 공헌했다. 오랜 기간의 침체로 그에 대한 기대치가 사실상 없는 가운데 그는 시즌 초반 호투를 거듭했다. 정규 시즌 개막 이후 4월말까지 15경기에 등판해 22.2이닝을 던져 3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18 피OPS 0.602로 한화의 허리를 든든히 지켰다. 

멀티 이닝 소화도 마다하지 않는 송은범의 존재로 인해 한화는 시즌 초반 '불펜 야구'라는 팀 컬러를 확립하며 순항하기 시작했다.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만년 하위 팀'의 꼬리표와 함께 처져있었던 한화에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시즌 초반부터 치고나간 한화는 결국 정규 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해 11년만의 가을야구에 성공했다. 

송은범의 부활 비결은 투심 패스트볼이다. 2017년까지 그는 140km/h대 중후반의 포심 패스트볼을 구사했지만 무브먼트가 심하지 않아 난타당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퓨처스리그의 정민태 투수 코치와 함께 투심 패스트볼을 연마해 완전히 다른 투수로 변신에 성공했다. 스플리터와 같은 예리한 낙차를 자랑하는 송은범의 투심 앞에서 상대 타자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 한화 송은범 최근 7시즌 주요 기록
 
 한화 송은범 최근 7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한화 송은범 최근 7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스토브리그에서 송은범의 연봉 협상은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4년의 FA 계약 기간 중 앞의 3년간 부진한 뒤 마지막 해에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연봉 인상, 동결, 삭감 등 다양한 전망이 제기되었지만 결과는 삭감이었다. 2018년 4억 5천만 원의 연봉에서 2억, 약 44%가 삭감된 2억 5천만 원이 되었다. 마지막 1년보다는 그 전 3년에 가중치를 둔 연봉 협상 결과로 선수 본인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송은범이 지난해와 같은 좋은 성적을 올해도 거둔다면 시즌 후 FA로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2019년에는 송은범의 책임감이 더욱 요구된다. 지난해부터 한화는 베테랑 투수들을 대대적으로 정리했다. 1999년부터 줄곧 한화 유니폼만을 입었던 최고참 박정진이 은퇴해 프런트에 몸담게 되었다. 심수창, 배영수, 권혁은 방출되어 타 팀으로 이적했다. 
 
 2019년 한화 투수진의 최고참이 된 송은범

2019년 한화 투수진의 최고참이 된 송은범 ⓒ 한화 이글스

 
1984년생 송은범은 동갑내기인 윤규진, 안영명과 함께 팀 내 투수 최고참이 되었다. 생일만 놓고 보면 세 선수 중 3월생인 송은범이 가장 빠르다. 젊은 선수들의 비중이 높아진 한화 투수조에서 송은범의 역할이 보다 중요해졌다. 

지난해 많은 이닝 소화가 올해 여파를 미칠지도 주시해야 한다. 지난해 79.1이닝을 던진 송은범은 구원으로만 등판한 KBO리그의 투수 중 최다 이닝 소화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만 34세 시즌이었음을 감안하면 올해 그 여파가 미칠 여지도 있다. 갑작스러운 '에이징 커브'가 나타나지 않을지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투심패스트볼이라는 신무기 장착을 통해 긴 수렁에서 벗어난 송은범이 지난해 맹활약이 '반짝'이 아니었음을 입증하며 한화의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견인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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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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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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