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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16일부터 3천800원으로 오른다. 심야 요금은 4천600원부터 시작한다. 서울시는 최종 조정된 택시요금을 16일 오전 4시부터 적용한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6일 오후 서울역에서 대기 중인 택시.
 지난 6일 오후 서울역에서 대기 중인 택시.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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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권OO씨(27·문정동). 그는 지난달에만 두 차례나 택시기사의 성적인 농담을 들어야 했다.

"(택시기사가) 대뜸 나이를 묻더니 결혼 얘기를 꺼냈다. 그러더니 '여자는 팬티만 잘 내리면 잘 먹고 산다'고 하더라. 또 한 번은 다이어트를 하라며 외모를 지적하는 얘길 듣기도 했다. 두 경험 모두 매우 불쾌했지만 달리는 차 안이라 아무 말도 못 하고 내릴 때까지 듣고만 있어야 했다."

권씨는 아직도 가장 불쾌한 기억 중 하나라고 말했다. 교통안전공단이 2018년 8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간 범죄로 인해 택시기사 자격이 취소된 사유 1위는 성범죄였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밤이 되면 택시 안에서는 또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 야근 탓에 자정 넘어 택시를 이용하는 일이 잦다는 김정아(30·당산동)씨는 밤마다 공포에 떤다. 그의 회사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거주지인 당산동까지 가려면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를 타야 한다.

김씨는 "총알택시다. 급하게 끼어드는 것도 다반사다. 불안해서 매번 문 옆 손잡이를 꼭 잡고 탄다. 그럼에도 늦은 시간에 다른 택시로 바꿔 탈 수도 없는 노릇이라 매번 참고 탄다"고 말했다. 2015년 9월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만 19살 이상 성인 남녀 1500명(남성 758명, 여성 74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밤늦게 택시를 탈 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두려운가"라는 질문에 성인 여성의 약 70.5%가 그렇다고 답했다.

불안을 느끼는 것은 여성 운전기사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40대 남성이 한 여성 택시 운전기사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며, 이들에 대한 안전 문제가 다시 부상했다.

택시기사인 박미진(52)씨는 "폭행보다도 성적인 농담을 던지는 경우가 많다. 여성 운전사라 운전을 못 할 것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어서 안전 문제에 민감해지는 심야 시간에는 운행을 피하려고 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여성민우회가 발표한 '2017 성차별 보고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운전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성차별을 당했다는 응답이 전체 문항 가운데 두 번째로 많았다.

승객도, 기사도... 여성은 불안하다  
 브라질의 여성 전용 택시인 '페미 택시'
 브라질의 여성 전용 택시인 "페미 택시"
ⓒ 페미 택시 사이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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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 내의 안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 전용 택시 제도'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해외에서는 승객과 운전기사가 모두 여성인 택시가 운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 일본·러시아·영국·두바이 등이 꼽힌다. 글로벌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 '우버'의 주요 시장인 브라질에서도 '페미 택시'라는 이름의 여성 택시가 등장했다.

서울시에서도 3월 중으로 '웨이고 레이디'라는 이름의 여성 전용 예약제 콜택시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먼저 스무 대로 시범 운행을 실시하게 된다. 손님도 운전자도 모두 여성인 이 택시는 국내 최초로 육아 여성을 위한 영유아용 카시트도 제공한다. 동승자에 한해 초등학생 남자아이까지는 탑승이 가능하다.

웨이고 레이디는 약 3개월가량 시범 서비스 이후, 2020년까지 차량 500대, 운전자 1000명을 확대할 계획이다. 택시에 대한 여성들의 불안과 불편을 해소시켜준다는 취지에 공감하며 기대를 보이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먼저 금액이다. '웨이고 레이디'의 요금은 기존 택시요금보다 비싸다. 시간대에 따라 2000~3000원 차등 요금이 적용된다.

건국대 몸문화연구소장 윤김지영 교수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여성과 남성의 임금 격차는 평균 36%다. 그럼에도 여성들은 자신의 일상적인 안전을 위해 추가적인 금액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부분에 대한 비판은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육아를 여성의 몫으로만 바라보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지난해 2월,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윤해나(43)씨는 "택시를 탈 때 엄마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반영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육아를 여성들의 영역으로 국한시키는 서비스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오는 3월부터 서울시에서 시행되는 타고 솔루션즈의 여성 전용 택시 '웨이고 레이디'
 오는 3월부터 서울시에서 시행되는 타고 솔루션즈의 여성 전용 택시 "웨이고 레이디"
ⓒ 타고솔루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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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판에 대해 '웨이고 레이디' 서비스를 개발한 민간택시서비스업체 ㈜타고솔루션즈의 김순범 사업운영팀장은 "(비용이 비싼 것은) 일종의 예약비라 생각하시면 된다. 추가적인 서비스와 예약제를 통한 운영 효율을 고려한 비용이다"고 밝혔다.

또 육아를 여성의 몫으로만 바로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실제로 여성들이 육아를 많이 하고 있다.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서비스는 수요에 맞춰서 나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여성전용택시' 도입 시도가 처음은 아니다. 2009년 서울시는 '핑크택시'라는 여성전용택시를 최초로 도입했다. 1년 전 국민의 아이디어를 정책으로 만드는 생활공감정책 공모전에서 대통령상까지 수상하며 만들어진 제도였다.

이를 위해 관련법까지 개정했지만 정작 실질적인 지원은 없었다. 핑크택시는 여성 운전자가 여성 승객을 태우는 게 원칙인데, 서울시 여성 운전기사는 당시 800여 명으로 전체의 1%도 안 됐다. 또 정작 안전 문제에 민감해지는 심야에는 거의 운행하지 않았다. 운전기사의 안전도 생각해야 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당시 "핑크택시는 민간 수익 사업으로 정부가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콜택시업체 측도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사업을 줄여나갔다. 결국 핑크택시는 서서히 거리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번 '웨이고 레이디' 서비스는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윤김지영 교수는 "최근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택시 안전 격벽 설치와 같은 제도적 장치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 나아가 택시기사가 폭행을 당했을 때, 이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판례들이 나오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평 남짓 택시 안에서 공포를 느끼는 여성과 약자들을 위해 인지와 정책 차원에서의 변화가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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