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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2019년 1월 1일부터 대형마트나 가게에서 돈을 내고도 일회용 비닐 봉투를 사서 쓸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에는 일회용 비닐봉투의 무분별한 사용을 줄이기 위해 20원에서 30원 정도를 내면 비닐 봉투를 사서 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비닐봉투를 제공하는 행위 또한 금지되며 적발시 3백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2018년 4월 한국에서는 비닐 재활용 문제가 큰 사회적 이슈가 되었는데 이에 대한 대응책 중 하나가 비닐 봉투를 판매를 금지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야 할 수도 있는 정책이었지만, 사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이미 몸소 배어있는 습관의 하나일 뿐입니다. 실제로 독일 길거리나 건물 주변에는 쓰레기가 쌓여있는 것을 보기 힘들 만큼 독일인들의 환경 시민 의식은 대단합니다. 독일인들의 ´칼´같은 환경 의식을 여러 면에서 정리해보았습니다.

1. 독일 마트에서는 비닐봉투 안 돼, 모두 개인 장바구니 구비

독일인들은 마트에 갈때 항상 개인 쇼핑백이나 장바구니를 소지하고 다닙니다. 독일의 유명한 Lidl, Netto, Aldi와 같은 마트에서는 항상 고객들이 본인들의 큰 쇼핑백을 들고 다니거나, 마트에서 쇼핑백을 돈을 주고 구입해 씁니다. 때문에 이런 마트에서는 비닐 봉투를 구입할 수가 없습니다.
 
개인 장바구니를 항상 소지하는 독일인들
 개인 장바구니를 항상 소지하는 독일인들
ⓒ 최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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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1년간 한 사람이 사용하는 비닐 봉투량이 약 400장 정도라고 합니다. 이는 독일의 1인당 비닐 사용량과 비교하면 약 6배 정도의 수치입니다. 하지만 사실 독일도 유럽의 다른 국가, 핀란드나 아일랜드와 비교하면 높은 편입니다. 핀란드는 1년에 1인당 약 4장이라는 매우 놀라운 수치를 보였습니다. 

또 독일과 핀란드 등의 국가에서는 매년 7월 3일을 1회용 봉투 안 쓰는 날로 정해 캠페인을 벌입니다.
 
비닐봉투 대신 독일 마트에서 파는 장바구니
 비닐봉투 대신 독일 마트에서 파는 장바구니
ⓒ 최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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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내가 사는 곳의 깨끗한 공기가 우선! 오래된 디젤, 가솔린 도시 출입 금지

독일은 작년부터 환경단체와 지방 정부 간에 그간 첨예하게 대립해온 디젤차량 운행금지 조치와 관련된 중요한 판결을 했습니다. 바로 배출가스가 심한 지역에 한해 '유로 식스' 이전에 판매된 디젤 차량의 진입금지 법령을 도입한다는 내용입니다.

슈투트가르트, 뮌헨 등 독일의 많은 도시가 유럽연합에서 정한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치인 연간 40마이크로그램 퍼 세제곱 미터를 넘기자 환경단체들은 디젤차를 제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만큼 독일인의 환경 의식은 대단합니다.
 
노후 디젤 차량의 운행 금지를 요구하는 독일 환경단체 시위
 노후 디젤 차량의 운행 금지를 요구하는 독일 환경단체 시위
ⓒ 최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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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한국과 비교하면 독일의 미세먼지 절대 수치는 굉장히 낮은 편입니다. 그래도 미세먼지 경보가 뜨는 날에는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기 위해 지하철이나 버스 요금을 절반으로 할인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대중교통 무료화 정책까지 고려중입니다. 독일의 대기업 중 하나인 ´로버트 보쉬´의 경우, 미세먼지 알람이 뜨면 모든 직원들이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는 프로그램을 시행중입니다.
 
독일 미세먼지 경보 시 대중교통 무료 혹은 할인 정책 시행
 독일 미세먼지 경보 시 대중교통 무료 혹은 할인 정책 시행
ⓒ 최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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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독일인들 일회용품 사용량 굉장히 적음

독일 마트에 가면 한국 마트처럼 일회용품을 볼 수 있지만, 모든 마트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있더라도 그 종류가 한국만큼 많지 않습니다. 이것은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독일인들의 철저한 시민 의식과 관련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커피를 마실 때 종이컵에 마시는 것이 당연시되지만, 독일 회사 직원들의 경우 본인 컵이나 공용으로 사용하는 컵에 커피를 마시고 직접 씻어서 놓거나, 식기 세척기에 넣어 세척을 합니다. 그만큼 독일 가정에서나 회사에서 일회용품의 사용을 거의 보기 힘듭니다. 

어떤 지역의 경우 1회용 기저귀 사용을 줄이기 위해 헝겊 기저귀를 쓰는 가정에 장려금을 지급하고 파티를 여는 가정에는 그릇과 설거지 차량을 대여해 줍니다.
 
독일 회사 행사시에도 일회용품 사용 자제
 독일 회사 행사시에도 일회용품 사용 자제
ⓒ 최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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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독일인들의 재활용 제도 "판트" 

독일에서 재활용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판트'라는 빈 병 보증금 반환제도입니다. 일반적으로 마트에서 페트병 물이나, 맥주병을 구입할 때 일반 가격에 이 판트 가격이 추가로 부과되서 계산을 하게 됩니다.

이 판트 가격은 병 사이즈나 종류에 따라서 다른데 플라스틱 크기에 따라 200원에서 350원, 맥주병의 경우 110원에서 850원이 붙습니다. 또 대량으로 맥주를 살 경우 플라스틱 박스 채로도 사는데, 이 플라스틱 박스에도 별도로 약 2000원 정도의 판트 가격이 붙습니다.

이 판트 가격은 나중에 빈 병을 가져다 주면서 돌려 받을 수 있습니다. 독일 마트에는 각각 빈 병 수거 기계가 있어서 이 기계에 빈 병을 넣으면 개수에 따라 판트를 돌려주는 영수증이 나옵니다. 이 영수증은 마트에서 계산할 때 할인 받을 수 있는 쿠폰처럼 사용합니다.
 
독일 마트에서 있는 빈병 수거 기계
 독일 마트에서 있는 빈병 수거 기계
ⓒ 최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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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정리하면, 플라스틱이나 병으로 된 물이나 주류를 구입할 때 미리 병에 대한 보증금을 내고 나중에 돈을 돌려 받을 수 있게 됨으로써 빈병 수거를 철저히 하겠다는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독일이라는 나라가 자연 보호나 재활용 의식이 높기도 하지만, 이 판트 제도 덕분에 거리에서 플라스틱병이나 유리병을 보기 힘듭니다. 또 독일에는 거리에서 이 빈병 수거만을 하루종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루에 빈병을 30개만 수거하더라도 거의 만원을 버는 셈이기 때문에 이 때문에라도 거리에서 빈 병들을 보기가 더 힘듭니다.

5. 자발적인 분리 수거 의식

일반 가정집에서의 재활용은 사실 한국의 아파트 단지에서 하는 재활용 분리 수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처럼 고층의 아파트 단지가 거의 없고 독일은 주로 2, 3층의 단독 주택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가구수가 적어서 좀더 자율적인 책임하에 쓰레기통 관리를 하는 편입니다.

한국의 경우 아파트 주민들이 알아서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경비원 아저씨들이 분리수거를 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신데, 독일은 경비원 시스템이 거의 없기 때문에 주민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자율적으로 하는 편입니다.
 
쓰레기통 색깔에 따른 독일인들의 철저한 분리수거
 쓰레기통 색깔에 따른 독일인들의 철저한 분리수거
ⓒ 최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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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지역에 따라 쓰레기 수거 정책이 약간씩 다르지만, 전반적으로는 쓰레기통 색깔에 따라서 음식물 쓰레기나, 종이 쓰레기, 그리고 재활용 쓰레기 등으로 나눠서 관리합니다. 다만 와인병이나 글라스 종류의 유리병은 이런 집집마다 놓여진 재활용 쓰레기통에 넣을 수 없고, 지역마다 마련된 특별한 글라스 전용 수거함에 넣어야 합니다.
 
독일의 유리 수거 컨테이너. 색깔에 따른 유리 분리수거
 독일의 유리 수거 컨테이너. 색깔에 따른 유리 분리수거
ⓒ 최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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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독일은 자국에서 소비되는 거의 모든 재화들을 가능한 재활용합니다. 부득이하게 버려지는 물건들은 완벽히 통제하기 위해 노력하며 이런 재활용 수거는 독일 정부 정책에 의거해서 시행되고 있습니다.

태그:#독일 환경의식, #독일 시민의식, #독일 생활, #독일 재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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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직장 생활하고 있는 딸바보 아빠입니다^^ 독일의 신기한 문화를 많이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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