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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이 15일 삽교보건지소를 찾은 이동검진차량에서 내려오고 있다.
 한 여성이 15일 삽교보건지소를 찾은 이동검진차량에서 내려오고 있다.
ⓒ ,무한정보> 김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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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보건소가 홍보하는 '찾아가는 무료 국가암검진'이 취지와 달리 열악한 시설로 여성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남녀가 함께 이용하는 이동검진차량에서 여성들이 자궁경부암 내진(內診)과 유방암 X선 촬영을 위해선, 커튼 한 장을 사이에 두고 속옷을 탈의해야 하는 등 배려가 부족하고 의료시설도 열악하기 때문이다. 매번 되풀이되는 상황을 개선하려면 성별로 나눠 검진 일정을 조정하거나 진찰 공간을 분리하는 등 시급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버스에 의료시설을 설치한 이동검진차량. 그 안으로 들어가는 계단을 오르면 곧바로 산부인과실이다. 여성들은 커튼이 쳐진 이곳에서 속옷을 모두 탈의하고 검진복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세 사람 정도가 들어서도 비좁은 공간에서 여럿이 한꺼번에 환복하다 보니, 자칫 커튼을 건드리거나 누군가 무심코 열었을 때 맨몸이 외부로 노출되지는 않을까 조심스럽다. 커튼과 불과 1미터가량 떨어진 의자에는 위조형술 검진을 받는 남성들이 앉아 있다.

산부인과실은 의사와 개인의료정보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심지어 여성들이 매우 민감해 하는 자궁경부암 내진까지 이뤄진다. 출입문에 미닫이문이 있기는 하지만, 이를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군내 12개 읍면을 찾아가는 무료 국가암검진에 직접 참여한 여성들이 제보한 것들을 정리한 내용이다.

주민 A씨는 "관계자들이 한 번에 남녀 서너 명씩을 이동검진차량 안으로 데리고 가, 남자들은 간이의자에 앉아 기다리게 하고 여자들은 문이 커튼으로 된 산부인과실에서 옷을 갈아입게 한다. 자궁경부암을 진찰하는 침상 옆 조그만 공간에서 나까지 여성 3명이 속옷을 벗고 검진복으로 환복했는데, 셋이서 같이 옷도 못 벗을 정도로 협소하다. 움직이면서 자꾸 커튼을 건드리게 된다. 오죽했으면 관계자가 밖으로 보일까 싶어 커튼을 지키고 있다"며 "그 환경이 너무 수치스럽고 화가 나 자궁경부암 검진은 안 하고 나왔다"고 충격적이었던 경험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젊은 사람들은 맘만 먹으면 병의원에 가서 할 수 있지만 어르신들이 안타깝더라"며 "남녀가 따로 검진받을 수 있도록 이동검진차량 2대를 운영하거나 시간대와 날짜를 나눠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찾아가는 국가암검진은 농한기를 맞아 암 조기발견과 치료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1월 16일 시작해 26일까지 이어진다. 협약을 맺은 검진기관이 읍면별로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를 돌며 오전 8시부터 낮 12시까지 이동검진차량 1대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홀수년도 출생자(남성 만40세·여성 만20세 이상) 중 의료급여수급자와 국민건강보험 하위 50%를 대상으로 ▲ 남성-전립선암, 위암, 대장암 등 ▲ 여성-자궁경부암, 유방암, 위암, 대장암 등을 검진한다.

예산군보건소도 공감을 나타냈다. 담당부서인 방문재활팀 관계자는 "이번을 계기로 이동검진차량을 추가해 산부인과실을 별도로 운영하거나 하루는 남성, 하루는 여성을 대상으로 검진하는 등 개선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태그:#국가암검진, #찾아가는 암검진, #이동검진차량, #성적수치심,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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