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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인사를 앞두고 공정하고 공평한 인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서울 강남구청.
 3월 인사를 앞두고 공정하고 공평한 인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서울 강남구청.
ⓒ 강남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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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강남구청 직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 편에서는 인사에 대한 불신을 우려하며 공정하고 공평한 인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임성철 통합공무원노조 강남구지부장은 15일 구청 노조 게시판에 "1500여 명의 모든 직원이 간절히 원했던 '공정하고 공평한 인사'를 위해 (인사권을 쥐고 있는 인사팀장과 총무과장이) 노력해 주기를 바랐는데 이들은 본인들의 승진을 위한 발판으로 조직의 인사 직제를 이용했다"며 실망감마저 든다고 적었다. 이어 "겨우 6개월 만에 바뀌는 인사팀장과 총무과장이 무엇을 바꾼 건가? 다음 인사팀장과 총무과장도 단기간에 승진할 것"이라며 바뀌지 않는 조직 인사문화 행태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임성철 지부장은 정기인사 승진대상자 명단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행정 5급에는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60년부터 62년생의 연장자 11명은 물론 생각지도 않은 70년생 직원의 명함도 보인다. 이는 전임 총무과 직원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 밖에 주요부서에서 첫 보직을 받았던 63년, 64년, 68년생 등도 포함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승진대상자 공개 이후 많은 팀장이 허탈해하고 있다. 어떤 이는 입사해서 육아 휴직 전까지 서열이 높았는데 애 키우고 돌아오니 밀려나 한 계급 승진하는 데 14년이 소요됐다. 반면 다른 이는 같은 기간에 육아 휴직을 했지만 2계급 승진에 이번에는 6급 승진 후보자 명단에도 올랐다. 참 불공평하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특히 "행정 6급 승진대상자 41명 중에는 80년, 81년생 후배들이 3명이나 들어와 있고 그중에는 복직한 지 얼마 되지도 않는 직원이 있다"며 "같은 직급 내 61년생 선배와 81년생 직원을 같은 조건에서 평가하는 게 맞느냐"며 업무능력보다는 골품제도 내 '성골'이 존재한다고 꼬집었다.

임 지부장은 "10~20년까지 차이나는 직장 내 구성원의 인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장자 배려를 통한 인사 적체 해소를 건의했고 계속되는 승진자 배출로 조직 내 인사의 물꼬를 터야 한다"라면서 "부서장의 인사권한을 침해하지 않고도 지금의 인사시스템 안에서도 얼마든지 승진대상자를 배출하고 인사의 안배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노조는 '승진심사위원회'에 참관해 어떤 이가 어떤 식으로 운영하는지를 지켜보고 이를 통해 위원회의 운영상의 문제와 개선점을 찾아내 향후 위원으로의 자격을 도모하겠다"고 약속했다.

임성철 지부장의 글에 대해서는 구청 직원들 사이에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한 직원은 "노조 게시판 글을 보고 같은 출산휴가를 받았는데 승진에서 차이가 나거나 같은 직급 내에 60년대생과 80년대생 직원이 같은 평가조건에서 경쟁하는 내용은 처음 알았던 사실"이라며 "구청장이 바뀌어 인사에도 새로운 변화를 기대했는데 여전히 공정한 인사가 되고 있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양대 노조가 지금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노조를 통해 공론화되고 이런 의견들이 인사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인다"라면서 "어느 시대든 인사 불만은 있다. 승진 인사가 객관화되고 직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 직원들도 수긍하는 인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젊은 직원은 "이 글을 보면서 노조가 구청 인사에 개입하려는 것은 아닌지, 노조가 또 다른 권력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능력이 있으면 나이 상관없이 승진 대상에 올라는 것인데 젊다고 비난당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으로 비친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임성철 지부장은 반대 목소리에 대해 "같은 출산휴가를 다녀왔는데 누구는 출산휴가 기간을 경력으로 인정받았다. 이에 대해 인사에 많은 직원이 불공평성을 지적하고 실망감마저 들고 있다"라면서 "공정하고 공평한 인사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인사 개입에 대해서는 "승진대상자 1.5 배수를 가르는 '승진심사위원회'는 승진자를 결정하는 '인사위원회'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인사위원회'는 승진을 시킬 사람을 선정하는 자리고, '승진심사위원회'는 대상자 숫자를 줄여 위원회의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만큼 노조가 인사에 관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 조직의 인적 구성을 이해하고 불합리한 조직 내 승진 인사 개선을 위해 누군가는 '승진심사위원회'에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노조는 직원의 입장에서 그간 관리자로서 자질이 없는 이들을 승진대상자의 배수에 절대 넣어서는 안 되고 상대적으로 근평에 불이익을 받은 이들이 공정하게 평가될 수 있도록 그들의 상황을 대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청 관계자는 인사 지적에 대해 "나이보다는 업무추진 실적에 따라 승진대상자가 선정된 것"이라며 "특히 권문용 전 구청장 시절 신규 직원을 받지 않아 '무너진 10년'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그렇다 보니 그 시기 대상자가 없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출산 휴가가 경력으로 인정된 부분은 휴가를 가기 전 열심히 일했던 직원이 휴가를 갔다 와도 휴가 전 경력을 인정받는 예외 근무평정 제도가 있어 그런 것으로 인사 문제를 하나의 잣대로만 보는 것은 좀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강남구는 2월 중으로 승진자를 확정하고 3월 초에 승진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강남내일신문 게재


태그:#강남구, #정기인사, #통공노, #임성철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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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내일신문이라는 지역신문에서 활동하는 기자입니다. 지역신문이다 보니 활동지역이 강남으로 한정되어 있어 많은 정보나 소식을 알려드리지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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