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의 WWK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 2018-2019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22라운드 홈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펼치는 지동원 선수.

16일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의 WWK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 2018-2019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22라운드 홈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펼치는 지동원 선수. ⓒ EPA-연합뉴스

 
기나긴 부진에서 탈출하는 시원한 부활포였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지동원이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무려 5개월 만에 시즌 2호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아우크스부르크는 바이에른 뮌헨에 역전패 당하며 강등 위기에 내몰렸다.
 
아우크스부르크는 16일(한국시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의 WWK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2018-2019 독일 분데스리가 22라운드 홈 경기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아우크스부르크는 4승 6무 12패(승점 18)을 기록, 리그 15위에 머물렀다. 강등권인 16위 슈투트가르트(승점 15)와 격차를 벌리는데 실패했다.
 
지동원, 2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
 
이날 아우크스부르크는 3-4-1-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지동원은 중책을 맡았다. 세르지오 코르도바, 미하엘 그레고리치 투톱을 받치는 2선 공격형 미드필더였다. 2019 AFC 아시안컵에서 소속팀으로 복귀한 이후 4경기 연속 출전 기회를 잡았다.
 
지동원 바로 밑에는 라니 케디라, 얀 모라벡이 중원을 형성했다. 좌우 윙백은 필립 막스, 조나단 슈미트가 섰고, 스리백은 콘스탄티노스 스타필리디스, 리스 옥스퍼드, 케빈 단소가 구축했다. 골문은 그레고르 코벨이 지켰다. 또 한 명의 코리안리거 구자철은 벤치에서 대기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4-3-3으로 응수했다. 킹슬리 코망,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세르주 나브리가 스리톱에 포진했다. 중원은 하메스 로드리게스, 티아고 알칸타라, 레온 고레츠카, 포백 수비는 다비드 알라바, 마츠 훔멜스, 니클라스 쥘레, 요슈아 킴미히, 골문을 마누엘 노이어가 지켰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전반 시작한지 1분도 지나지 않아 막스의 크로스가 뮌헨 고레츠카의 몸에 맞고 들어가는 자책골에 힘입어 기분 좋게 앞서나갔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전반 17분 동점골로 따라붙었다. 우측에서 킴미히의 크로스를 코망이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골망을 갈랐다.
 
'강팀 킬러' 지동원, 바이에른전 통산 두 번째 골
 
일격을 허용한 아우크스부르크는 공격을 재개했다. 전반 23분 그레고리치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쥘레의 발에 맞고 살짝 굴절되며 지동원에게 흘러왔다. 이후 지동원은 지체하지 않고, 강력한 왼발슛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해 9월 16일 마인츠전 첫 골 이후 무려 5개월 만에 터진 시즌 2호골이었다.
 
지동원은 지난 2016년 10월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도 골맛을 본 바 있다. 당시 세계 정상급 수비수 제롬 보아텡을 앞에 두고 화려한 발재간에 이은 왼발슛으로 노이어 골키퍼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특히 지동원은 강팀에 강하다.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첼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득점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도르트문트 킬러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지동원의 득점에도 불구하고 아우크스부르크는 수비 불안으로 끝내 승점을 얻지 못했다. 전반 추가시간 코망의 슛이 골키퍼 다리 사이로 흘러 들어가며 전반은 2-2로 종료됐다.
 
후반 8분에도 코망의 패스를 받은 알라바의 슈팅이 연결되면서 순식간에 전세가 뒤집혔다. 아우크스부르크는 후반 33분 모라벡 대신 구자철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지만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아시안컵 부진' 지동원, 벤투호서 다시 자리잡을까
 
소속팀에서의 활약은 한국 A대표팀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지동원은 벤투호 출범 초기만 하더라도 뛰어난 연계 플레이와 많은 활동량을 선보이며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결국 석현준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2019 아시안컵 23인 엔트리에 승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동원은 본선에서 기대 이하의 플레이로 팬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운 나머지 자신감 하락으로 이어졌다. 스피드는 느렸고, 잦은 패스 미스를 범하며 경기의 맥을 끊었다. 판단력도 좋지 못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주로 후반 조커 자원으로 출격했지만 흐름을 바꾸는데 실패했다.
 
지동원은 아시안컵 이후 아우크스부르크에서 4경기 연속 출전했다. 매 경기 포지션이 바뀌는 상황에서도 제 몫을 다했다. 마인츠전에서는 왼쪽 윙어로 나서며 페널티킥을 유도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DFB 포칼 홀슈타인 킬을 상대로는 후반 교체 투입돼 왼쪽에서 뛰었다.
 
그리고 베르더 브레멘전에서는 오른쪽으로 자리를 이동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했고, 이번 바이에른 뮌헨전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득점을 기록했다.
 
바이에른 뮌헨전 시즌 2호골은 지동원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오랜 기간의 골 침묵을 해소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현재 벤투호는 황의조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스트라이커 자원이 부족하다. 황의조는 아시안컵 대회 내내 상대팀 수비수에 집중 견제를 당했다. 황의조를 제외한 다른 득점원이 필요했는데 정작 본선에서 손흥민, 지동원 등이 침묵했다. 59년 만에 정상을 노린 한국은 8강에서 카타르에 패하며 조기 탈락했다.
 
A대표팀에서 지동원의 활용 가치는 매우 높다. 공격수뿐만 아니라 2선 모든 위치를 소화한다. 지동원의 컨디션이 살아난다면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을 준비하는 벤투호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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