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자싱글 유영의 우아한 연기

피겨 여자싱글 유영의 우아한 연기 ⓒ 연합뉴스

 
'피겨 기대주' 유영(15·과천중)이 국제대회에서 처음으로 200점대를 돌파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유영은 15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사할린에서 열린 '2019 사할린 동계 유소년 아시아 경기대회'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134,43점(기술점수 67.50점, 구성점수 66.93점)을 받았다.
 
그는 쇼트프로그램 71.39점과 합쳐 총점 205.82점으로 2위인 알레나 카니셰바(러시아·200.36점)를 여유있게 제치고 이 대회의 초대 챔피언에 오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유영이 기록한 총점 205.82점은 비공인 개인기록이다. 이 대회는 국제빙상연맹(ISU) 주관 경기가 아닌 관계로 대회 성적은 공인기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유영의 공인 개인기록은 183.98점(2018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1차)이다.
 
사할린 동계 유소년 아시아 경기대회는 이번에 처음으로 개최되는 국제대회로 아시아 유소년국제경기대회위원회(Children of Asia Games international Committee)가 주관한다. 만 16살 미만의 선수들만이 참가할 수 있으며, 아시아의 동계 스포츠 유소년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원국 45개국과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조지아 등 국가 선수들이 출전했다. 
 
비록 공인기록으로 인정되지는 않았지만 유영은 김연아(29)를 제외하고 한국 여자선수로는 최초로 국제대회에서 200점을 넘긴 선수가 됐다. 특히 쇼트프로그램에서도 이미 70점대를 넘어서며 금메달을 가능성을 높인 가운데, 유영은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깔끔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이며 200점을 훌쩍 넘겼다.
 
유영은 올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점프에서 회전수 부족 현상을 보이거나 자주 흔들리며 위기를 맞았다.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낸 그는 이후 주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는 4위에 머물며 눈물을 흘렸다. 이후 탈린 트로피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국내 회장배 랭킹대회에서는 준우승,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에서는 2년 연속 1위에 오르며 다시 자신감을 얻었다.
 
특히 그는 지난 8일 독일에서 열린 바바리안 트로피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한 데 이어 이번달 자신이 출전한 대회 두 개를 모두 우승으로 장식했다.
 
'캐리비안의 해적 OST'에 맞춰 연기를 선보인 유영은 이날 한 차례 점프 회전수 부족을 제외하고는 뜨거운 박수를 받을 정도로 우수한 기량을 뽐냈다. 첫 점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쇼트프로그램과 동일하게 완벽하게 뛰면서 심판들로부터 무려 2.36점의 수행등급 점수(GOE)까지 받았다. 이어 트리플 플립과 스프레드 이글 후 트리플 루프 점프까지 흠잡을 곳 없이 해내 모두 1점 이상의 수행 등급 점수를 더했다.
 
스텝 시퀀스에서는 음악 박자와 잘 맞는 다양한 턴 동작과 안무를 선보였지만 레벨2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중반부를 알리는 첫 점프로 유영은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며 1.54점의 수행 등급 점수를 기록했다. 그리고 점프를 마친 후 곧바로 레이백 스핀으로 진입해 빠르게 회전하며 레벨3로 처리했다.
 
고조되는 음악의 분위기와 함께 유영은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3연속 점프까지 무사히 착지했다. 그러나 러츠 점프에서 회전이 부족하다는 언더 로테이드(90~180도 회전이 모자름) 판정이 나와 감점돼 아쉬움을 남겼다. 이어 트리플 살코 점프는 문제없이 이어갔다. 플라잉 싯스핀을 차분하게 회전하며 레벨3를 받은 유영은 마지막 점프로 더블 악셀을 선택해 사뿐히 착지했다. 그리고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과 더불어 강렬한 엔딩 동작으로 모든 연기를 마쳤다. 마지막 스핀은 최고 레벨4를 기록했다.
 
유영과 함께 출전했던 이해인(14·한강중)은 쇼트프로그램에서 3위에 오르며 동반 메달 가능성을 높였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긴장감을 이기지 못하고 실수를 범해  총점 174.73점으로 최종 5위에 자리했다.
 
남자싱글에서는 차영현(16·화정고 입학예정)이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실수 없는 클린연기로 선전을 펼친 끝에 총점 193.38점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차영현은 이날 초반 두 개의 콤비네이션 점프 가운데 연결 점프에서 두 차례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매끄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차영현과 함께 출전했던 이동혁은 총점 148.77점으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유영의 금메달 획득에 힘입어 한국 선수단은 메달 순위에서 금메달 8개, 은메달 8개, 동메달 6개로 종합 1위 자리를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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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 피겨스케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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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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