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가 자신의 또 다른 꿈을 위해 운동과 공부를 병행한다면 어떨까? 아마 많은 사람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운동선수가 공부뿐만 아니라 블로그를 운영하고, 심지어는 웹툰을 그리기까지 한다면? 이 독특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QMIT 이상기 대표다. 경기도 성남 일화천마에서 프로 선수로서 인생을 시작한 그는 약 5개의 프로구단을 거쳐 비교적 이른 시기인 지난해, 서울 이랜드에서 선수 인생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른 은퇴였지만 그 누구에게도 비난 한 번 듣지 않았던 이 대표는, 그의 간절함과 노력 덕분이었는지 현재는 QMIT라는 이름의 벤처기업 대표로 각종 벤처기업 대회를 싹쓸이하며 현역시절 못지 않은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다음은 지난 11일, 서울특별시 구로구에 위치한 QMIT 사옥에서 진행한 그와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선수 은퇴 이후,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이상기 대표 .

▲ 선수 은퇴 이후,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이상기 대표 . ⓒ QMIT

  
-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해까지 프로 축구 선수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운동선수들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희망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는 QMIT 대표 이상기입니다."

- 은퇴 이후 약 1년만인 것 같은데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주말 없이 살고 있습니다. 퇴근을 10시에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턴 집에 들어가서 잠만 자고 돌아오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지난 1년 동안 너무 정신없이 달려와서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지만, 과거의 흔적들을 돌아보면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웃음)."
 
꾸준한 선수로 기억되는 이상기 대표 .

▲ 꾸준한 선수로 기억되는 이상기 대표 . ⓒ 이상기

  
- 선수 시절에 대해 잠깐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일반적인 선수들과는 조금 다르게 다양한 활동을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사실 처음 뉴미디어를 접하게 된 계기는, 텅 빈 경기장을 보고 드는 의문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빈 좌석들을 바라보면서 '과연 팬들은 누가 데려오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물론 많은 선수들은 그 역할이 구단에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저는 그것이 선수 개개인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생각으로 개인 블로그, SNS를 활성화시키고, 심지어는 웹툰을 제작하면서까지 팬분들과 소통하고자 했습니다(웃음). 그리고 그런 경험들이 사회적으로도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QMIT 사원들. 이 대표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각자의 개성이라고 한다. .

▲ QMIT 사원들. 이 대표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각자의 개성이라고 한다. . ⓒ QMIT

  
- 현재 대표로 계신 QMIT는 어떤 활동을 하는 곳인지 듣고 싶습니다.
"지난 2017년 12월에 출발한 QMIT는 IT 서비스를 스포츠 현장에 적용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우리 QMIT는 크게 두 가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IT 사업으로, 스포츠 현장과 사회의 거리, 또한 스포츠와 학문의 거리감을 해소시키는 것을, 웹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실현시키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팀 매니저라는 프로그램입니다. 선수들의 부상예방, 컨디션 체크, 수면 관리 등을 통하여 선수의 효율을 극대화 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플랫폼이죠. 또한 운동선수들을 대상으로, 진로교육과 은퇴 이후 삶에 대한 전반적인 것들을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교육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활동은 '밋워크'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팀 매니저'를 선수들 뿐 아니라, 스포츠를 사랑하는 일반인들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요?
"사실 '팀 매니저'는 현역 시절 제가 느꼈던 불편함들을 해소하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선수들과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제작되어 아직은 폐쇄적인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스포츠라는 요소가 누구에게나 더욱 재미있고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누구나 그리고 해외에서도 팀 매니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들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각종 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인 QMIT .

▲ 각종 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인 QMIT . ⓒ 이상기

  
- 현재 사내에는 대표님 같은 선수 출신이 아니라, 전혀 다른 분야의 직원 분들이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분들과 계시는지?
"우선은 축구를 정말 사랑하는 개발자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포츠 현장과 IT를 편리하게 볼 수 있게 하는 디자이너, 영상 편집자, 그리고 스포츠 과학을 연구하는 연구원, 해외에서 스포츠 과학을 전하고 계시는 분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모였습니다.
 
그 결과 정말 감사하게도 지난 7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관하는 사업경진 대회에서 1위를 수상하고, 지난 11월에는 데모데이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과를 얻기도 했습니다(웃음)."

- 사실 운동선수들은 대부분 젊은 나이에 은퇴를 하기 때문에, 은퇴 이후의 삶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수치로 말씀드리자면, 은퇴하는 스포츠 선수의 평균 연령은 20대 초반입니다. 누구나 은퇴 이후의 삶을 고민해야 하지만 선수들의 경우 상황이 좀 심각한 편이죠. 사회에서의 실업률이 10명 중 4명 정도 된다고 한다면, 운동선수들의 실업률은 7명 정도 되는 것이죠.
 
저 역시 운동선수로서 이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고, 누가 우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함께 많은 분들을 찾으러 다녔지만, 해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은퇴 이후에 제가 조금이나마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공단에 가서 강연을 하는 등,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선수들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을 했습니다. 저 또한 선수였고, 그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 선수 시절에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아직까지는 운동과 학업의 병행이 낯설게 인식되는 것이 사실인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당연한 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스포츠 현장에 그런 사람들이 계속 나와야한다고 생각하고 나올 것 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저는 지금도 공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선수와 함께 진지하게 이야기 나누고 있는 이 대표. .

▲ 선수와 함께 진지하게 이야기 나누고 있는 이 대표. . ⓒ 이상기

   
-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상황과 극복하신 방법은?
"지금은 감사하게도 안정적이게 되었지만, 회사 문을 닫을 뻔한 적도 몇 번 있었습니다. 그때 모든 직원들이 돈과 주변 환경에 발목 잡히지 않겠다는 열정으로 뭉쳐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회사가 이렇게 단단해질 수 있었던 것이죠(웃음)."
 
선수들을 위해 강연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 대표 .

▲ 선수들을 위해 강연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 대표 . ⓒ 이상기


- 향후 계획과 QMIT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지?
"매번 바뀌는 것 같습니다(웃음). 하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유소년 선수들과 은퇴를 앞둔 선수들이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지도자들 역시 코칭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로 인해 스포츠에 대한 문화와 인식이 바뀌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 마지막으로 팬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팬분들을 자주 뵐 수 없다는 것이 정말 아쉽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새로운 모습으로 현장에서 다시 뵐 수 있을 것입니다. 팬분들께서 바라시는 모습으로 다시 인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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