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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 사진 신안에서 찍은 염전 사진
가까운데 보이는 것이 결정지이고 멀리 바닷물을 농축하는 증발지가 보인다.
▲ 염전 사진 신안에서 찍은 염전 사진 가까운데 보이는 것이 결정지이고 멀리 바닷물을 농축하는 증발지가 보인다.
ⓒ 조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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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야 소금이 건강의 적으로 여겨져 식탁에서 많은 구박을 받고 있지만 음식에서 소금의 중요성은 백 번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김치라는 말도 원래 '소금에 절인 채소'라는 뜻의 '침채(沈菜)'라는 말에서 유래되었으니 김치이야기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소금입니다.

소금은 김치의 재료인 채소를 적당하게 절여주는 역할도 하지만 발효에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김치의 발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 소금농도와 온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소금농도가 낮고 기온이 높으면 김치는 빨리 발효되어 시어집니다.

반대로 소금농도를 높이고 차가운데 보관할수록 김치의 발효가 억제되어 잘 시어지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오래 보관하기 위해 김치를 짜게 담글 수밖에 없었는데 냉장고나 김치냉장고가 보편화된 요즘은 김치가 점점 싱거워지고 있습니다. 또 김치의 짠 정도를 지역별로 조사해보면 북쪽지방으로 올라갈수록 대체로 김치가 싱거워지고 남쪽지방으로 내려갈수록 김치가 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제 경우 김치를 처음 시작하던 20여 년 전에는 김치의 염도를 1.3% 정도로 맞춰서 김치를 담갔는데 요즘은 짜지 않게 김치를 담그는 추세라 염도를 1%이상 넘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아주 오래 전에는 김치 염도가 3% 정도 되었다고 하더군요.
  
소금도 여러 종류가 있다    
염전 결정지에서 소금을 한곳으로 모아서 실어내기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 염전 결정지에서 소금을 한곳으로 모아서 실어내기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 조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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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에 느껴지기에는 다 똑같이 짠 소금이지만 소금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소금을 얻는 방법에 따라 소금의 종류를 구분해보면 바다나 호수에 염전을 만들어 바닷물을 햇빛에 증발시켜 얻는 '천일염', 석탄을 캐듯 광산에서 캐내는 '암염',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우리나라 전통 소금채취방법인 끓여서 만드는 '자염(煮鹽)' 등이 있고 현대화된 공장에서 바닷물을 분리막에 의한 삼투압 방식으로 농축한 다음 가열하여 생산하는 소금도 있습니다.

그 외에 소금에 허브나 다른 것들을 추가하여 만드는 소금도 있고, 구운 소금, 대나무 통에 넣어 황토로 입구를 막고 고온에서 구워낸 '죽염' 등 다양한 소금들이 있습니다. 

먼저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천일염에 대해 알아볼까요? 천일염은 소금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바닷물을 염전(鹽田)에 끌어들여 햇빛과 바람으로 수분을 증발시키고 남은 소금을 채취한 것입니다.

염전은 바닷물을 가두는 저수지와 가둔 바닷물을 햇볕으로 증발시켜 고농도의 소금물로 만드는 증발지, 마지막으로 고농도의 소금물을 더욱 농축시켜 소금결정을 얻어내는 결정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 부대시설로 농축된 소금물을 임시로 보관하는 창고 역할을 하는 함수류(鹹水溜), 채취한 소금을 보관하는 창고인 염퇴장(鹽堆場) 등이 있습니다.

거의 포화상태로 농축된 소금물을 결정지에 가두어 두면 내리쬐는 햇빛과 산들산들 부는 바람이 수분을 증발시켜 어느 순간엔가 갑자기 바닥에 하얀 소금이 내려앉기 시작합니다. 투명한 소금물 외에 아무것도 없는 듯 했던 검은 바닥에 어느 순간 하얀 소금이 내려앉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소금결정지 소금결정지 바닥에 하얗게 소금이 내려앉기 시작하는 모습
▲ 소금결정지 소금결정지 바닥에 하얗게 소금이 내려앉기 시작하는 모습
ⓒ 조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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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결정이 생기기 시작할 때 그 순간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소금이 온다!"라고 외치는데 오랜 고생 끝에 소금이 처음 생겨나는 순간이 너무나 감동스럽고 아름다워서 아마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외치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정지에서 소금이 만들어질 때 바람이 물이 흔들리면 소금결정이 작게 만들어지고 바람이 잔잔해서 물이 흔들리지 않으면 일명 왕소금이라는 소금입자가 굵은 소금이 만들어집니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입자의 크기 자체가 소금의 품질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 저는 그냥 소금 결정의 크기는 별로 상관하지 않고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사용하고 있지만 배추를 절일 때는 소금이 천천히 녹도록 좀 굵은 소금을 사용합니다.
  
간수가 잘 빠진 소금이 좋은 소금
 
염전 사진2 결정지에서 하얗게 내려앉은 소금을 한 곳으로 모으고 있다.
▲ 염전 사진2 결정지에서 하얗게 내려앉은 소금을 한 곳으로 모으고 있다.
ⓒ 조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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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은 소금을 채취하는 시기에 따라 품질이 달라집니다. 소금을 채취하는 시기는 지역마다 편차는 좀 있지만 대체로 봄부터 가을까지입니다. 빠르면 3월경부터 시작해서 10월 말까지 소금을 생산하는데 장마 때는 소금은 채취할 수 없으니 장마 이전에 생산하는 봄이나 초여름 소금이 염화나트륨 함량이 높아 품질이 좋습니다.
가을에 접어들면 소금에 염화마그네슘, 황산마그네슘, 염화칼륨 등 간수 성분 함량이 높아져 소금에 쓴맛이 돌아 품질이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소금을 사면 소금 포장지 어디에도 몇 월에 수확한 소금인지는 전혀 적혀있지 않습니다. 그러면 좋은 소금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먼저 육안으로 봐서 소금 품질을 알 수 있는 방법은 투명하고 반짝거림이 많은 소금은 피하면 됩니다. 유난히 투명하고 반짝거림이 많은 가을 소금도 1년 이상 묵혀 간수를 빼면 봄 소금 못지 않은 좋은 소금이 됩니다. 그래서 육안으로 볼 때 반짝거리지 않고 우유 빛깔의 불투명한 흰 소금을 고르면 됩니다.

다음으로 소금자루에 물방울이 맺힌 것은 피하길 권합니다. 소포장된 천일염은 비닐에 들어있지만 대포장은 대체로 마대자루라 불리는 PP포대에 20kg 단위로 포장되어 나옵니다. 간수가 덜 빠진 소금은 이 포장지 밖에 간수가 송송 맺혀 있습니다. 이런 것은 간수가 아직 덜 빠진 것이기 때문에 직접 간수를 뺄 것이 아니라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포장지에 Nacl(염화나트륨)함량 80% 이상이라고 적힌 것을 고릅니다. 천일염의 법적 출하 기준은 Nacl(염화나트륨)함량 70% 이상이지만 시장에 출하되는 천일염은 대체로 염화나트륨 함량 80% 이상으로 출하됩니다. 이정도면 상품의 소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장판염 vs. 토판염 vs. 옹기염

소금이 만들어지는 결정지의 바닥을 어떻게 만드는지도 소금 품질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얼마 전까지도 결정지 바닥은 검은 장판으로 만드는 것이 대세였고 바닥을 갯벌 흙으로 다져서 단단하게 한 다음 결정지로 이용하기도 했었는데 최근에는 장판에서 플라스틱 성분이 섞여 나온다고 해서 바닥을 옹기 타일로 깐 곳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편의상 이 세 가지 소금을 장판염, 토판염, 옹기(타일)염으로 부르는데 장판염은 생산비용은 저렴하지만 장판을 자주 갈아주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일부 플라스틱이 섞여 나올 위험이 있습니다.

토판염은 흙바닥이 일어나지 않도록 단단하게 다져주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 아무리 단단하게 다져도 소금에 갯벌 흙이 섞이는 불편함이 있어 소금을 대량으로 생산하기에 어려움이 있지만, 염화마그네슘·황산마그네슘·염화칼륨 등 간수 성분이 장판염의 1/2정도 밖에 함유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쓴맛이 덜해 맛이 좋고 가격이 비쌉니다.

옹기(타일)염은 결정지 바닥을 옹기소재의 타일로 깔아놓은 염전에서 생산되는 소금입니다. 예전에는 옹기조각들로 결정지 바닥을 깔아서 쓰다가 요즘에는 별도의 전용 타일을 사용합니다.

옹기염은 플라스틱이 섞여나올 염려가 없고 소금이 깨끗할 뿐만 아니라 토판염에 비해 작업이 쉬워서 점차 장판염을 대체해 가고 있습니다. 요즘 인기가 있는 소금이고 저도 김치를 절일 때 옹기염을 사용합니다.

전통 소금 자염은?
 
소금작업 소금을 보관하는 염퇴장에서 소금을 꺼내어 포대에 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신안에서 찍었다.
▲ 소금작업 소금을 보관하는 염퇴장에서 소금을 꺼내어 포대에 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신안에서 찍었다.
ⓒ 조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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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이 우리 전통소금으로 흔히들 알고 있지만 천일염 생산방식은 1900년대 초에 일본이 대만에서 우리나라에 들여온 것입니다. 우리의 전통적인 소금생산 방식은 끓여서 소금 결정을 얻는 것으로 이렇게 만들어진 소금을 자염(煮鹽)이라고 부릅니다.

다음 기회에 자염에 대해 자세한 글을 쓸 예정이지만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자염은 소금이 많이 농축되어 있는 갯벌에서 소금물을 받아서 끓여 만드는 데 불순물이 적고 맛을 내주는 아미노산이 많아서 품질이 아주 좋습니다. 그렇지만 생산원가가 많이 들고 대량생산이 힘들어 거의 사라졌다가 최근에 전통 소금을 복원하려는 분들의 노력으로 다시 생산되고 있습니다. 가격이 비싸서 배추를 절이거나 할 때 사용하기는 힘들지만 양념으로 사용하면 아주 좋습니다. 

소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고 할 만큼 음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종류도 다양하고 용도와 생산방식도 다양합니다. 물론 가격대도 다양합니다. 다양한 소금을 두고 어느 소금이 좋다 나쁘다 하는 것보다 나의 용도에 꼭 맞는 소금을 잘 골라 쓰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만일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만들겠느냐? 그런 소금은 아무데도 쓸 데 없어 밖에 내버려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마태오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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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김치를 담당했으며 현재 협동조합 별밥에서 별난밥상이라는 브랜드로 김치와 반찬을 생산하고 있다. '밥으로 하나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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