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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배우다]는 한림대학교 교양과목인 <지역사회와 서포터즈> 수업의 2018년 2학기 수강생들이 1. 지역사회 현장에서 또는 지역에서 살아가며 경험한 것들을 정리하는 내용과 2. 수업을 통해 배운 것을 실제로 해보고 결과를 남긴 수기 콘텐츠입니다. [편집자말]
나는 춘천에서 나고 자라 20년째 춘천에서 살고 있다. 평소 새로 생긴 예쁜 카페, 맛집, 아름다운 장소 등 가족, 친구들과 가고 싶은 곳에 관심이 많았고, 때론 '페북춘천'이나 '춘천라이크' 같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춘천 소식을 접했지만 대부분 가족들과 친구들을 통해 지역 정보를 접하고 있었다.

사실 내가 사는 지역의 다양한 정보에 궁금함을 느끼지도, 춘천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해 본 기억도 없었다. 당연하게도 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춘천시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페이지에 접속해 본 경험이 없었다. 그러나 교양수업인 <지역사회 서포터즈>의 기말과제를 위해 처음으로 접속한 춘천시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는 새로웠다.

이 <지역사회 서포터즈> 수업은 내가 살아가는 지역의 다양한 현장을 경험하고 수기 형태의 보고서를 남기는 그런 교양과목이다. 기말과제도 간단하다. 직접 현장에 나가 경험하고 그 내용을 세세하기 기록하는 것.

그래서 기말과제를 위해 이런저런 정보를 찾던 중 춘천시 공식 페이스북을 찾았고, 여기서 미리 열리는 크리스마스 행사에 대해 알게 됐다. 춘천시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춘천에서 열리는 작은 행사들을 알아가며, 지금까지 내가 살아가고 있는 춘천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없었는지 깨닫게 됐다.

사실 춘천은 인구 30만이 안 되는 작은 도시에 속한다. 중소 도시에 살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기가 쉽지 않아서, 다들 크리스마스를 제대로 즐기려면 서울에 가야 한다는 말을 하곤 했었다.

그런데 춘천에서도 이렇게 크리스마스 행사를 하는 것이 참 좋았고, 이러한 소소한 행사가 열린다는 사실 자체를 처음 알았기 때문에 직접 가보기로 했다. 또한 춘천에서 열리는 축제라고 하면 닭갈비 축제밖에 몰랐는데 이런 축제가 열리는 것이 참 흥미로웠고, 춘천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축제는 어떨지 궁금하고 기대도 됐다.
 
육림고개 골목 입구. 건물 벽면에는 영상을 틀어놓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층 살렸다
 육림고개 골목 입구. 건물 벽면에는 영상을 틀어놓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층 살렸다
ⓒ 손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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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는 11월 24일과 25일 크리스마스 딱 한 달 전 이틀간 육림고개에서 열렸다. 현장에 가보니 플리마켓, 버스킹 공연, 체험 프로그램, 먹거리 등이 준비되어있었고, 골목을 들어가니 인공눈이 내리고 있었다. 눈 덕분에 더 크리스마스 축제 분위기가 났던 것 같고, 같이 간 친구와 인공눈을 보며 신났던 기억이 있다.

춘천의 육림고개 골목은 구도심지로 몇 년 전부터 시작한 청년 창업 조성사업으로 인해 옛스러운 분위기와 젊은이의 활기가 공존하는 그런 곳이다. 청년들이 창업한 작고 이색적인 가게, 참 예쁜 가게들이 많은 골목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초 처음으로 육림고개에 와봤지만 그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이날 육림고개에 있는 가게들도 크리스마스 축제에 동참해 라이언 모양의 눈사람을 놓거나 조명을 달아서 한층 크리스마스 분의기를 살렸다. 그저 조명과 조형물로만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든 것이 아니라 골목 상인들도 가게를 꾸며서 모두가 다함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려고 했다는 게 느껴져 더 좋았다.

건물들 옥상마다 조명을 이어 달아놓아서 분위기 있는 골목이 완성됐으며, 작은 골목에는 트리와 산타할아버지 모형을, 언덕의 꼭대기에는 조명으로 루돌프, 트리 등을 만들어 놓았고, 곳곳에 위치한 포토존에서 가족, 친구, 커플들이 사진 찍으며 즐기는 모습이 너무 좋아 크리스마스가 더 기다려졌었다.

또한 현장에는 크리스마스 주제에 맞게 양초를 만들어 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었고, 편지를 주고 싶은 사람에게 편지를 쓰면 크리스마스 날 편지를 배송해주는 곳도 있었다. 그 중 좋았던 이벤트는 육림산타의 선물 이벤트였다. 이 이벤트는 육림 고개에서 5000원 이상 사용한 영수증을 가져오면 선물추첨에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우리의 소비가 골목상권에 도움이 되는 이벤트여서 좋았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축제에 참여하고 나서 '조명 같은 것을 더 많이 활용해서 좀 더 화려한 축제가 되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해봤고, 조금 늦은 시간에 찾아가서 그런지 들었던 것과 다르게 볼거리가 다양하진 않았다. 그래서 행사가 끝나는 시간까지 꾸준히 활동들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또한 먹거리도 좀 더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면 사람들이 이 축제에 더 흥미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축제는 육림고개 골목 한 줄에서만 진행되었는데, 너무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규모가 너무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년에는 바로 아래 명동 거리까지 분위기를 이어서 축제를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더 많은 춘천 사람들이 찾는 축제가 될 것 같았다.
 
건물 옥상에 조명을 연결해 만든 크리스마스 분위기
 건물 옥상에 조명을 연결해 만든 크리스마스 분위기
ⓒ 손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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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다녀오는 길에 그동안 춘천에 살면서 춘천에서 열리는 축제들에는 너무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문득 춘천에서 참여해본 축제가 기억났는데 '강원도민축제'였다. 이 축제도 행사에 대한 관심보다 유명한 연예인이 온다는 소식에 참여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또 어떤 축제에 참여해봤을까?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보니 어렸을 때 참여했던 춘천인형극제가 떠올랐다. 또렷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인형극도 보고,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장난감도 만들며 재밌게 놀았던 추억이 떠올랐다. 앞으로는 춘천에도 더 많은 흥미로운 축제들이 생겨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열리는 춘천의 축제에 춘천시민으로서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춘천의 미리 크리스마스 축제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나에게도, 우리 춘천에도 처음인 축제. 시간이 흐르면 더 완성도 높은 축제가 될 것이고, 나에겐 언젠가 이 공간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올 봄에는 수업시간에 들었던 춘천 곳곳의 플리마켓에 참여해보려고 한다. 춘천에서 열리는 플리마켓은 또 어떨지 기대가 된다.

태그:#지역을 배우다, #지역사회 서포터즈, #춘천, #춘천 육림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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