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대 민주화 투쟁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졸업>(2018) 한 장면

상지대 민주화 투쟁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졸업>(2018) 한 장면 ⓒ 박주환 감독

 
비리 사학의 대명사였던 구 재단에 맞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이어진 학생들의 상지대 정상화 투쟁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졸업>(2018)을 만든 박주환 감독이 지난해 열린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이하 서독제)에서 받은 상금의 일부를 동문 발전기금으로 기탁해 화제다. 

지난해 열린 18회 인디다큐페스티벌에서 첫 공개된 <졸업>은 2012년 상지대 총학생회장으로 재직하며 상지대 정상화 투쟁에 전면에 나섰던 박 감독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장장 10년간 이어진 구 재단과의 싸움을 기록한 작품이다. 

상지대 투쟁 초기만 해도 투쟁에 소극적이었던 박 감독은 우연히 유튜브에서 구 재단 세력의 복귀를 방조하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 결정에 반발하는 이승현 당시 예술체육대학 학생회장의 영상을 접한 뒤, 상지대 투쟁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이승현을 도와 상지대 총학생회에 합류한 박 감독은 대학 졸업 이후에도 상지대 구 재단의 복귀와 횡포를 반대하는 후배들을 도우며 투쟁에 가담하였다. 

2014년 구 재단과 전 이사장 김문기가 상지대 총장으로 복귀한 이후, 이들을 반대하는 학생들과 교수들에 대한 학교 측의 탄압의 강도는 점점 더 강해졌다. 당시 상지대 총학생회장으로 구 재단 복귀 반대 투쟁을 주도한 학생들은 구 재단에 반발하는 의미에서 삭발도 하고 단식도 하고 옥상 난간 위에 올라가는 위험한 투쟁까지 벌였지만, 김문기가 장악한 학교는 이들에게 무기 정학, 해고 등으로 화답한다. 독재정권과 다를 바 없었던 구 재단을 상대로 한 투쟁은 쉽지 않았지만 학생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지난 2016년 촛불 집회와 문재인 정부 출범을 기점으로 대학 민주화 결실을 얻게 된다.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난 11일 상지대 본관 2층 회의실에서 열린 '영화 <졸업> 감독 박주환동문 발전기금 전달식'에 참석한 박주환 감독과 정대화 상지대 총장. 상지대 민주화 투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졸업>(2018)을 만든 박주환 감독은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최우수장편상을 수상하여 받은 상금 중 일부를 발전기금으로 전달하였다.

지난 11일 상지대 본관 2층 회의실에서 열린 '영화 <졸업> 감독 박주환동문 발전기금 전달식'에 참석한 박주환 감독과 정대화 상지대 총장. 상지대 민주화 투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졸업>(2018)을 만든 박주환 감독은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최우수장편상을 수상하여 받은 상금 중 일부를 발전기금으로 전달하였다. ⓒ 상지대학교 홍보팀

 지난 11일 상지대 본관 2층 회의실에서 개최된 발전기금 전달식에 참석한 박 감독은 "2009년 우연히 시작했던 기록이 어느새 10년이 지나 그동안 상지대학교 구성원들이 정상화를 위해 걸어온 길을 대중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라며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최우수장편상까지 수상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창작활동을 하는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상금을 발전기금으로 기탁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상지대 민주화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박 감독이 상지대 투쟁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어 한국을 대표하는 독립영화제에서 큰 상을 받고, 상금의 일부를 동문 발전기금으로 기탁한 소식은 학생들과 교수, 지역 사회에 남다른 감회로 다가오는 듯하다.

상지대 민주화 투쟁에 적극 가담했다가, 구 재단에 의해 해고 처분을 받기도 했던 정대화 현 상지대 총장은 이날 열린 발전기금 전달식에서 "박주환 감독은 재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정상화를 위해 함께한 제자이자 동료이다. 졸업이후 학교를 떠나지 못하고 정상화를 위한 과정을 꾸준히 기록했던 결과물이 하나의 완성작이 되어 가슴이 먹먹하다. 그런 작품이 수상을 하고 더 나아가 발전기금을 기탁해 준 것에도 너무 감사하다"라며 뿌듯함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감독이 상지대 측에 전달한 기부금은 전액 대학 내 교육 인프라 구성과 학생 장학금, 학술연구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지난 10년간 상지대 민주화 투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졸업>은 공동체 상영을 중심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졸업 상지대 박주환 감독 다큐멘터리 영화 정대화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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