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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국정원감시네트워크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에 국정원법 전면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12일, 국정원감시네트워크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에 국정원법 전면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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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를 열어 국정원법 전면 개정안 처리하라."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시민사회단체가 외친 구호다. 이날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으로 구성된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대공수사권 이관 등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의 권한 축소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라며 "하지만 현재 20대 국회에는 국정원 개혁과 관련한 총 14개의 국가정보원법(이하 국정원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은 당정청 협의를 통해 국정원법 개정안의 연내처리를 합의하고도 어떤 노력도 없이 정기국회를 끝냈다"라며 "2월에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법과제 목록에도 언급조차 없다"고 했다.

국정원법 개정을 미룰 명분이 없다고도 했다. 이들은 "계류 중인 법안 중에는 국정원에 대한 통제 강화와 국정원 예산의 투명성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자유한국당 이완영, 이은재 의원의 발의안도 포함돼 있다"라며 "방미 중인 5개 정당 원내대표들이 귀국하는 즉시 2월 임시국회를 정상화하고, 국정원법 전면 개정 등 개혁 입법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지난 8일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발표한 '유우성 간첩 조작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들어 국정원법 전면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국정원이 합동신문센터 조사과정에서 유우성씨의 동생인 유가려씨에게 폭행과 협박 등 가혹행위를 했고, 유가려씨의 변호인 접견신청을 막는 등 위법행위가 있었다는 게 확인됐다"라며 "비밀정보기관이 수사권까지 행사함으로써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나 간첩 조작 같은 위법행위가 오랜 기간 반복돼 왔다. 유우성 간첩 조작사건은 국정원에 주어진 과도한 권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쓴소리했다.

국정원 개혁위원회에서 활동한 바 있는 장유식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은 "국회가 권력 기관들의 눈치를 보지말고 저항도 효과적으로 뚫어서 마지막 남은 힘을 모아 권력기관 개편을 해야 한다"라며 "이번에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20년을 또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서채완 변호사도 "그동안 국정원은 패킷감청(인터넷 회선을 통해 오가는 정보를 중간에서 실시간으로 가로채는 감청 방식)과 같은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 감청 기술로 정권 취향에 맞는 표적 수사와 기획 수사를 했다"라며 "이런 위법한 행위를 자행한 기관을 개혁하겠다는 법안은 조정의 대상이 아니라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과제이다"라고 비판했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국정원이 법적 근거가 없고 외부기관의 통제도 없이 권한을 남용해왔다고 주장했다. 오 활동가는 "얼마 전 국가인권위원회가 사생활의 비밀 자유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보호를 위해 신원조사 제도의 법률 근거를 마련할 것을 국가정보원장에게 권고했다"라며 "인권위는 점잖게 이야기했으나 이는 국정원이 법적 근거도 없이 일상적으로 사찰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가정보원의 업무를 엄격히 제한하고 권한 남용을 통제할 수 있는 감독 장치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국회는 국정원법 전면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정보원장에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보호를 위해 신원조사 제도의 명시적인 법률 근거를 마련할 것을 국가정보원장에게 권고했다.

또한, 신원조사를 하더라도 일정 직급이나 직위 이상의 공무원에 대해서만 하고, 여권 발급시 필요한 일반 국민 대상 신원조사는 별도의 절차를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신원조사 제도는 공무원 임용 예정자, 여권 등을 발급받으려는 일반 국민 등을 대상으로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성실성 등을 사전에 조사하는 제도다.

끝으로 이들은 국회에 2월 임시국회의 정상화를 요구하며, 국정원법 전면 개정 등 개혁 입법 논의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개혁 입법과제와 민생 입법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당리당략에 따라 정략적 주장만을 앞세워 국회를 파행시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라며 "국정원이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 아닌 국가와 국민을 위해 활동하는 정보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여야 정당은 의사 일정을 합의해 국회를 정상화하고 국정원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라고 했다.

태그:#국정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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