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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둔사라고도 불리는 해남 대흥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22교구의 본사입니다. 지도를 보면 전라남도 남쪽에 자리한 거찰임을 쉬이 알 수 있죠.

그러나 개인적으로 대흥사 하면 떠오르는 것은 사찰의 엄청난 규모가 아니라 그 앞에 있는 유선관이란 여관입니다. KBS 에 나와 유명세를 탔었는데요, 원래는 유홍준의 <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 나와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죠. 그곳에서 한번쯤은 자봐야 할 텐데 그럴 여유가 잘 나지는 않네요.

대흥사를 들어가다 보면 가장 먼저 놀라는 것은 우선 사찰까지 이어진 긴 동선입니다. 다른 사찰들은 시끌벅적한 식당가를 지나 조용한 숲길을 조금만 지나면 곧 사찰이건만 대흥사는 식당가를 지나도 한참을 가야 합니다. 체감상 지리산 화엄사나 오대산 월정사 보다도 길죠.

그리고 그 길이 끝날 쯤 저 멀리 두륜산의 능선이 눈에 들어 옵니다. 길게 이어져 군데군데 바위로 되어있는 그 자태가 범상치 않아 보입니다. 역시나 안내판을 보니 옛사람들은 그 모습을 부처가 누워있는 모습 같다고 했네요.

해탈문을 지나면 대흥사의 드넓은 경내가 보입니다. 한눈으로 가늠이 안 될만큼 넓죠. 깊은 산 속에 이만한 분지가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대흥사는 임진왜란 당시 서산대사가 거느린 승군의 총본영으로도 유명한데 이는 그만큼 대흥사의 부지가 컸었기에 가능했던 일일겁니다.

대흥사의 특이한 점은 그 가람배치입니다. 본전이 천왕문을 지나 가장 큰 공간에 세워진 다른 사찰들과 달리 대흥사의 대웅보전은 해탈문을 지나 왼쪽으로 흐르고 있는 시내를 건너 아담한 공간에 자리하고 있죠. 왜 이렇게 구석에 부처님을 모셨는지.

이는 사찰이 커지면서 빈 공간에 전각들을 짓다보니 생긴 결과일까요? 많은 승군들이 기거하려니 건물이 많이 필요했을테고 그러다 보니 기존의 가람배치가 틀어져버린.

어쨌든 그 결과 현대의 대흥사는 대웅보전을 한 켠에 고스란히 모셔두고 박물관이다 뭐다 해서 계속 커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물론 고즈넉한 산사를 기대하고 대흥사를 찾은 사람들은 당황할 수도 있지만, 그럴 때는 시내를 건너 대웅보전 앞으로 가면 됩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번잡함이 사라지죠.

산사의 고즈넉함보다 호쾌한 기운을 받고 싶으신 분들께 대흥사를 추천합니다.


태그:#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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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물류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일을 했었고, 2022년 강동구의회 의원이 되었습니다. 일상의 정치, 정치의 일상화를 꿈꾸는 17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하여 제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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