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하면 그만일까. 아스널의 원정 무실점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수비 불안에 대한 아쉬움을 좀처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아스널이 리그 최하위 허더스필드를 상대로 진땀 승리를 거뒀다. 

아스널은 10일(한국 시간) 영국 허더스필드 존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허더즈필드 원정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아스널은 15승 5무 6패(승점 50)로 6위를 기록하며,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51)과 1점차를 유지했다.

아스널, 빠르고 간결한 원터치 플레이…전반 2골 차 리드

 
 전술 지시를 하고 있는 아스날의 우나이 에메리 감독

아스날의 우나이 에메리 감독 ⓒ 아스날 공식 페이스북

 
아스널의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3-4-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공격은 알렉스 이워비, 알렉상드르 라카제트, 헨릭 미키타리안이 출격했고, 미드필드는 세아드 콜라시나츠, 마테오 귀엥두지, 루카스 토레이라, 에인슬리 매이틀랜드-나일스로 구성됐다. 스리백은 나초 몬레알, 로랑 코시엘니, 시코드란 무스타피가 포진했으며, 골키퍼 장갑은 베른트 레노가 꼈다.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 메수트 외질, 그라니트 자카 등 주전들이 일부 빠진 상황에서 아스널은 시원스러운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중원 장악력은 문제를 드러냈고, 전방으로 뻗어나가는 패스의 정확도가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아스널이 먼저 앞서나갔다. 전반 16분 미키타리안부터 시작된 패스는 왼쪽을 빠르게 쇄도하던 콜라시나츠가 크로스를 올렸고, 쇄도하던 이워비의 원터치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허더스필드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전방에서 강하게 압박을 가했고, 거친 플레이로 아스널의 패스 흐름을 끊었다.

아스널은 또 다시 빠르고 간결한 원터치 패스를 통해 추가골을 작렬했다. 전반 44분 미키타리안이 돌아서면서 오른쪽의 매이틀랜드 나일스에게 패스했고, 매이틀랜드 나일스의 원터치 크로스를 문전에서 라카제트가 가볍게 마무리했다. 

후반은 최악의 졸전, 볼 점유율-슈팅 모두 열세

졸전에도 불구하고 전반전을 2-0으로 마감했지만 아스널은 후반 들어 허더스필드에게 주도권을 내줬다. 특히 후방 빌드업은 완전히 무너졌다. 확률 낮은 롱패스가 끊임없이 나왔다. 아스널 공격진의 피지컬이 허더스필드보다 열세인 상황에서 볼을 지켜내고 소유하는게 쉽지 않았다.

에메리 감독은 후반 14분 아스널 허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토레이라를 과감하게 빼는 초강수를 뒀다. 그리고 모하메드 엘네니를 투입하며 기동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어 후반 31분에는 미키타리안 대신 데니스 수아레스를 투입했다.

아스널은 후반 들어 몇 차례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으로 살리지 못하면서 불안한 리드를 유지했다. 콜라시나츠의 느린 수비 가담, 무스타피와 몬레알이 대인 마크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는 등 불안함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나마 코시엘니의 고군분투로 근근히 버텨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제 아무리 코시엘니가 활약하더라도 혼자서 모든 것을 통제하고 컨트롤 할 수는 없었다. 결국 아스널은 후반 추기시간 한 골을 헌납하며 무실점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애런 무이의 스루 패스 한 방에 수비진이 붕괴됐고, 아다마 디아카비의 슈팅이 레노 골키퍼 선방으로 굴절된 공을 콜라시나츠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며 자책골로 기록됐다.

일주일 전 허더스필드는 첼시에게 0-5로 패한 팀이다. 그러나 아스널은 이러한 허더스필드를 상대로 45.3%의 볼 점유율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슈팅수에서도 9대15로 열세였다. 

최악의 수비력, 클린시트는 겨우 4회

올 시즌 아스널은 지속적으로 수비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EPL 26경기에서 무려 37실점을 내줬다. 리버풀(15실점), 맨체스터 시티(20실점), 토트넘(24실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35실점), 첼시(23실점) 등 빅클럽들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높은 실점률이다.

아스널의 수비력은 EPL에서 중위권 수준에 불과하다. 최소 실점 순위에서 20개 팀 가운데 11위에 머물고 있다. 에버턴(39실점), 웨스트햄(39실점), 브라이턴(39실점), 사우스햄턴(44실점), 본머스(47실점), 번리(47실점), 카디프 시티(47실점),허더스필드(48실점), 풀럼(58실점) 등 9개팀이 아스널보다 많은 골을 허용했다.

무실점 경기를 지칭하는 클린 시트에서 아스널은 고작 4회를 기록, 20개 팀 가운데 공동 17위에 그치고 있다. 허더스필드, 웨스트햄이 아스널과 더불어 4회를, 풀럼은 클린시트 2회로 가장 적다. 특히 아스널은 원정에서 단 한 차례도 무실점을 기록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또, 아스널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2.2개의 슈팅을 시도하고 있는 반면 매 경기 평균 13개의 슈팅을 내주고 있다. 이는 슈팅 허용률이 더 높다는 방증이다. 맨시티(6.5개), 리버풀(8.4개), 첼시(8.9개)와 비교하면 아스널은 상대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으며, 그만큼 실점할 확률은 높아짐을 뜻한다.

물론 아스날의 에메리 감독은 공격 지향적인 스타일을 추구한다. 좌우 풀백을 최대한 높은 지점으로 올리며 빠르고 간결한 피니시와 컷백 전술을 통해 득점을 엮어내는 방식이다. 시즌 초반 공식 대회 22경기 연속 무패를 내달릴 때는 막강한 공격력 덕분에 수비 문제가 가려져있었지만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수비력에 대해 많은 의문부호를 아직까지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에메리 감독은 시즌 초반보다 수비 라인을 뒤로 내리며 밸런스를 유지했고,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는 등 개선책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효과는 미비하다.

물론 수비진의 줄부상도 빼놓을 수 없다. 롭 홀딩, 엑토르 베예린이 십자인대부상으로 시즌 아웃판정을 받았고, 주전 센터백 소크라티스 파파스타도풀로스가 잠시 이탈한 상태다. 이러한 악재 속에서 코시엘니의 복귀는 천군만마와도 같다. 그럼에도 파트너 무스타피가 매 경기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수비 불안의 가장 큰 원흉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스널이 최악의 수비력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4위 싸움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53득점을 기록한 공격력 덕분이다. 하지만 연이은 경기력 저하와 수비 불안이 극명한 상황에서 맨유, 첼시를 제치고 EPL 4위를 차지할 지는 미지수다. 남은 12경기에서 수비에 대한 개선점을 찾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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