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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보도하는 영국 BBC 뉴스 갈무리.
 프란치스코 교황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보도하는 영국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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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교황 중 처음으로 아라비아반도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종교가 반전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4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종교 지도자들과의 회의에서 가진 기조연설을 통해 "미래를 함께 만들든지, 미래가 없이 살든지 선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종교가 군사력의 논리에 맞서기 위해 서로 손잡지 않으면 인류의 미래가 위험에 빠진다"라며 "신은 평화를 추구하는 이와 함께 하신다"라고 말했다.

또한 예멘, 시리아, 이라크 등 중동 지역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거론하며 "어떤 폭력도 종교를 명분으로 정당화할 수 없으며, 전쟁은 비참함을 낳고 무기는 죽음을 낳는다"라고 역설했다.

최근 4년간 6만여 명이 목숨을 잃으며 세계 최악의 무력 충돌로 불리는 예멘 내전에 개입한 UAE에서 반전 메시지를 강조한 것이다.

교황은 "세계의 종교를 대표하는 우리는 인류 박애의 정신을 통해 '전쟁'이라는 단어조차도 허용하면 안 된다"라며 "종교가 가식을 버리고 용기와 담대함으로 인류라는 가족이 조화와 희망, 평화의 길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이슬람 지도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그리스도의 형제자매를 받아들이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동반자이며, 이슬람과 특별한 유대 관계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연설 후 이슬람 수니파 신학의 총본산인 알아즈하르 사원의 '대이맘' 셰이크 아흐메드 엘타예브와 만나 '종교적 극단주의를 반대하는 인류 박애'를 강조한 공동 성명을 교환하기도 했다.

이 성명은 세계 종교 지도자들에게 관용의 문화를 통해 무고한 피를 흘리지 말고 전쟁, 갈등, 부패 ·도덕적 문제를 신속히 종식시킬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셰이크 아흐메드는 "이슬람은 인간의 생명을 귀중히 여기는 평화의 종교"라며 "테러리즘과 무장세력이 종교를 명분 삼고 있지만 그들은 신의 가르침을 공격하는 살인자이자 도살자"라고 비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날 UAE를 방문했으며, 가톨릭 교황이 이슬람교의 탄생지인 아라비아반도에 간 것은 처음이다. UAE에는 약 120만 명의 가톨릭 신자가 있으며, 이들은 주로 인도와 필리핀 등에서 온 이주 노동자로 알려졌다.
 

태그:#프란치스코 교황, #가톨릭, #이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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