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 포스터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 포스터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26세기, 도시는 대추락으로 폐허가 되어 있었다. 어느 날 닥터 이도(크리스토프 왈츠)는 폐허로 변한 도시의 고철 더미 속에서 간신히 숨만 붙어있는 알리타(로사 살라자르)를 발견하고 자신의 거처로 그녀를 데리고 온다. 잘린 팔과 다리, 그리고 몸통 자리에는 슈트가 씌워지고, 여기에 이도의 따뜻한 보살핌이 더해진다.

이도의 정성 덕분에 알리타는 얼마 후 상처를 딛고 깊은 잠에서 깨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등 정체성에 혼란을 겪게 된다. 조심스레 세상에 발을 내딛기 시작하는 알리타, 그녀에게는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 친구 휴고(키언 존슨)가 생기는 등 주변에 점차 눈을 떠가던 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의문의 적들이 알리타에게 적의를 드러냄과 동시에 조각조각 끊겨 파편화돼 있던 과거의 기억들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문득문득 떠오르기 시작하는데...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 스틸 컷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 스틸 컷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은 기억을 잃은 사이보그 소녀 알리타가 전사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SF액션블록버스터로서 영화계의 거장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다. 키시로 유키토의 일본 만화 시리즈 <총몽>이 원작이다.

거대 스케일의 세계관, 숨 쉴 틈 없이 몰아붙이는 액션

영화 속 세계는 둘로 크게 나뉜다. 모두가 갈망하는 하늘 위의 공중도시 자렘 그리고 폐허로 변해 고철 쓰레기가 가득한 도시가 바로 그러하다. 이러한 설정은 위아래가 거꾸로 뒤집혀 정반대의 중력이 존재하는, 각기 다른 세상을 그린 프랑스 영화 <업사이드 다운>을 연상케 한다.

상부세계로 불리는 위쪽 세상과 하부세계로 불리는 아래쪽 세상은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의 자렘과 고철도시를 각기 빼닮았다. 모든 자원과 자본이 집중되는 등 세상은 상부세계가 지배하고 있으며, 하부세계는 디스토피아로 그려져 있다. 두 세계의 접촉은 금기 사항으로써 영화는 바로 이 금기에 천착한다.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에서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는 자렘과 고철도시 사이에는 아직까지는 밝혀지지 않은, 결코 쉽게 다가설 수 없는 비밀이 감춰져 있다. 휴고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공중도시 자렘에서 살아가는 미래를 꿈꾸지만, 자렘은 아직까지 그 실체를 한 번도 드러내 보인 적 없는, 그들에게는 여전히 미지의 도시였다. 알리타는 과거의 기억이 조금씩 되살아남과 동시에 악과의 일전을 펼치며 점차 전사로 성장해간다.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 스틸 컷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 스틸 컷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상반된 두 도시로 나뉜 독특한 세계관과 그에 걸맞은 거대 스케일, 그리고 단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숨 쉴 틈 없이 몰아붙이는 화려한 액션은 단연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라 할 만하다. 특히 모터볼 경기의 액션신은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짜릿한 종류의 것이었으며, 전광석화와 같은 알리타의 몸동작에 이은 적을 향한 타격감은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리고도 남을 만큼 시원시원한 것이었다.

혁신적인 기술로 알려진 웨타 디지털이 시도되었으며, 블루스크린을 벗어나 배우들이 슈트를 착용, 이를 일일이 캡처하는 방식인 퍼포먼스 캡처 기술이 적용되어 탄생한 CG 알리타 캐릭터 역시 매력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입덕 부르는 매력적인 캐릭터 '알리타'

실제로 영화 속 알리타의 움직임은 CG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에 가깝다. 사람과 함께하는 연기에도 이물감 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러한 요소만으로도 기술력의 성장은 놀랍기 짝이 없다. CG 기술력이 또 한 단계 상승했음을 실감케 하는 순간이다. 기술을 토대로 하는 영화 산업의 점증적인 발전을 이렇게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건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반가운 일이다.

알리타는 반은 인간이며 반은 기계인 사이보그이지만, 어느 누구보다 따뜻한 심성을 지닌 캐릭터다. 적을 향해서는 무한한 적개심을 드러냄과 동시에 어느 누구도 흉내조차 낼 수 없는 날렵한 동작과 필살기로 적들을 단숨에 쓰러뜨린다. 반면 친구에게는 따스한 우정을, 또한 연인을 향해서는 순정을 드러낼 줄 아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 스틸 컷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 스틸 컷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한없이 순수하고 여린 듯 보이는 소녀 알리타의 이면에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혼란스러운 감정이 늘 상존하고 있어 측은지심을 유발해온다. 아울러 정의감에 분노가 폭발, 악에 당당히 맞서는 장면에서는 전율이 흐름과 동시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복잡 미묘한 알리타 캐릭터를 보고 있노라면 우리 영화 <마녀> 속 '자윤' 캐릭터가 절로 떠오른다.

이렇듯 다양한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지며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은 볼거리 이상의 강력한 매력을 뿜어낸다. 알리타는 덕후들의 입덕 요소를 골고루 갖춘 캐릭터다.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건 이러한 연유 때문이다. 설날 연휴엔 입덕을 부르는 알리타의 매력에 흠뻑 도취해보는 건 어떨까? 그녀의 덕후 될 준비 되었는가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 스틸 컷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 스틸 컷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새날이 올거야(https://newday21.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알리타 알리타: 배틀 엔젤 제임스 카메론 로사 살라자르 크리스토프 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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