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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창섭 시민기자의 '분실공고' 기사.
 임창섭 시민기자의 "분실공고" 기사.
ⓒ 오마이뉴스


얼마 전 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에디터들을 깜짝 놀라게 한 기사가 있었습니다. 기사 제목은 '분실공고.' 말 그대로 아무개가 몇 날 몇 시 어디서 무엇을 잃어버렸다는 공고문이었습니다. 너무나도 낯설고 창의적인 형식이라 이 글은 안타깝게도 기사로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27일, 같은 기자의 '유명무실 CCTV'란 기사가 들어왔습니다. 몇 날 몇 시 어디서 무엇을 잃어버렸지만, CCTV를 확인해도 찾을 수 없다는 글의 말미에는 또 한 번 분실공고가 남겨져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기사 역시 아쉽지만 '실시간글'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1일 임창섭 시민기자와 통화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오마이뉴스가 시민기자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분실공고'라는 기사 형식은 너무 낯설었습니다. 어떻게 기사를 쓰게 됐죠?
"2012년부터 현재까지 몽골국제대학교에 재학 중입니다. 그런데 몽골에선 관광이 아니라면 유학생이든, 사업상 방문하든 '거주증'을 발급받아야 해요. 또 이런 문제에 민감해서 분실하면 신고하는 것도 어렵고, 재발급받는 것도 쉽지 않더라고요.

제가 거주증을 잃어버렸다고 학교에 말했더니 몽골 비자과에서 요구하길 경찰서의 분실증명서와 본인들이 알 수 있게 인터넷이나 신문 기사로 분실공고를 내달라고 했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며 '공고'를 검색하다 우연히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제를 알게 됐어요."

- 저희도 처음에 기사를 보고 진짜 분실공고 맞나 했어요. 그런데 내용이 정말 '공고'만 있어서 비채택했는데 분실 경위를 넣은 두 번째 기사가 들어와서 또 놀랐거든요.
"제 첫 기사가 너무 성의가 없나 싶어서 다시 썼어요. 근데 또 기사 채택이 안 돼서 '이렇게 하면 안 되는구나' 했죠."

- 기사 채택이 안 돼서 거주증 재발급을 못 받으시는 건 아닌지...
"저도 이게 영향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일단 학교 거쳐서 몽골 비자과에 얘기했더니 검토해서 연락을 주겠다고 하네요. 안 된다고 하면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죠."

- 그런데 몽골에서 유년시절 보낸 '악동뮤지션'은 알아도, 유학생은 처음 뵙는데, 계기가 있으셨나요.
"이 학교는 울란바토르시에 있는데요, 2002년 한국인 선교사가 세운 학교입니다. 부모님이 기독교 신자이신데 어머니가 책에서 학교 얘기를 접하신 적이 있어요. 또 누나가 부탄에서 유학을 했는데 그곳에서 알게 된 친구가 몽골국제대에 진학한 뒤 누나에게 추천을 했대요. 어머니와 누나가 상의해서 누나가 먼저 교환학생으로 한 학기 다녔는데, 이후 편입했고 저도 뒤따라 입학하게 됐어요."

- 그럼 여느 대학과 다른 점이 있나요?
"기독교 학교라고 보기는 어렵고, 종교학 같은 관련 학과도 없어요. 그냥 일반대학이고 저는 경영학 전공입니다. 전체 학생이 약 600명이라 학과가 그렇게 많진 않아요, 8~9개 정도. 이 가운데 한국 사람이 50명가량이고, 선교사 자녀들이나 검정고시 본 청소년들이 많이 오는 편이에요. 학력 인정도 받을 수 있고요."

- 몽골에서 살아보니 어떠세요?
"제가 군 복무 기간 등을 빼고 4~5년 정도 지냈는데, 일단 몽골 사람들이 한국인을 되게 좋아해요. 아메리칸드림이 있듯 코리안드림이 있더라고요. 여기는 의사 등 고학력 전문직들도 월급이 많지 않아요. 한국 돈으로 월 30만~40만 원이 될까 싶어요. 물가는 예전엔 한국과 비슷했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으로 화폐가치가 떨어져서 절반 수준이고요. 한국 사람이 가기에는 괜찮죠.

그런데 요새 한국에도 미세먼지가 많잖아요? 겨울에 몽골을 가면 정말... 몽골에선 아직 연료로 갈탄을 쓰는데, 특히 게르라는 전통가옥에 사는 사람들은 다 갈탄으로 불을 때요. 그러다보니 겨울에 매연 같은 게 엄청 심하죠. 여름엔 공기가 정말 좋은데, 겨울에는 너무 나빠요. 미세먼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늘이 엄청 뿌옇고, 날도 추워요. 한국 사람들은 다 마스크 쓰고 다니죠. 듣기로는 날씨 연교차가 큰 도시 중의 하나가 울란바토르라고 해요.

아 한국에선 말을 한 번도 안 타봤어요. 제주도에 가서 타더라도 안내를 받고 잠깐 타잖아요. 그런데 몽골에서는 말을 빌려서 2시간씩 탈 수 있어요. 초원도 달리고... 그래서 새로 생긴 취미가 승마에요. 한국처럼 보호대를 쓰거나 하지 않고 그냥 트레이닝복에 운동화 차림으로 타요. 제가 2년 전에 승마했을 때는 1시간에 한국 돈으로 2천~3천 원 정도 냈어요."

-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기사를 써보신 소감은 어떠셨나요.
"딱히 불편한 건 없었어요. 저는 시민들이 누구나 기사를 쓸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가입도 쉽고, 일반 회원에서 (기사 작성이 가능한) 기자 회원으로 전환하는 절차도 간단하더라고요.

다만 제가 취미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글 쓰는 게 약간... 블로그와 기사의 문체가 다르잖아요. 이 다른 문체에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가 어려웠습니다."

이날 저는 통화 끝에 임창섭 시민기자에게 앞으로 기회가 되면 몽골을 소재로 '사는 이야기'를 써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분실공고보다 더 새롭고 흥미진진할 그의 이야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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