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전국에 어린 유아들을 돌보아 주는 돌봄시설들이 많다. 거주하는 지역의 시, 군에서 직접 운영하는 곳과 직장 부설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 그리고 개인이 하는 돌봄 시설들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대도시 지역은, 이런 돌봄 시설에 들어가는 것조차도 힘들다.

돌봄시설은 부족하고 신청자가 많다 보니 추첨에 의해 가야 하는 실정이다. 추첨에서 탈락하면 하는 수 없이 부모들이 키우거나 여의치 못하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예전에는 아이 엄마들이 직접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양육을 했다. 그러나 요즘은 맞벌이 부부들이 많아 직접 양육은 꿈도 꾸지 못한다. 더군다나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힘들다. 그만큼 사는 게 녹록지 않아, 둘이 열심히 벌어야 아이를 양육시킬 수 있는 게 요즘 현실이다.

최근에 서울에 살고 있는 딸의 부탁으로 한 달 동안 4살짜리 외손주를 어린이집에 데리고 다니면서 보고 느낀 점과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을 적어 본다. 외손주는 3살 때까지 어린이집에 다니지 못했다. 집에서 보내기 싫어서가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거주하는 지역에 어린이집이 여러 군데 있는데도 불구하고 추첨에서 탈락하여 다니지 못했다.

그나마 대기번호 8번이 가장 근접한 번호이었는데 기다려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집에서 할머니와 함께 1년을 지내게 됐다. 이것도 지하철로 30분 거리에 할머니가 거주하고 있어 천만다행이었다. 그러다 작년에 겨우 어린이집에 추첨으로 뽑혀 다니게 되었다.

어린이집 추첨에서 뽑히면 모든 게 다 해결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어린이집은 아침에 엄마가 출근할 때 아이를 데려다주고, 퇴근할 때 데리고 오는 게 기본이다. 주위에 도와줄 사람이 없어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아니다. 아이가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인근에 거주하는 할머니의 도움을 또 받게 된다.

아이가 일어나면 밥을 먹이고 어린이집에서 운영하는 차량에 태워 주거나, 아니면 직접 데려다주어야 한다. 이렇게 아이 하나 돌보는데 생각지 못한 어려움이 뒤따르고,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게 된다. 주위에 친인척이 없거나 개인 사정이 여의치 못하면, 보건복지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유아 돌봄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요즘 뉴스에서 많이 보도되고, 실제 시행되고 있는 육아휴직제도가 있다. 그래서 공무원들이나 교직자들은 윗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아이들 양육을 위해 육아 휴직을 많이 활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기업체들은 업무가 산적하고 윗사람 눈치가 보여, 육아휴직을 내기가 그리 쉽지가 않다고 한다. 그리고 육아휴직 후 복직 시에도 어려움이 뒤따른다고 한다.

요즘은 결혼 평균 연령도 갈수록 높아지고, 결혼 후에도 아이들 양육문제 때문에 아이 낳기를 주저하는 부부들이 많다. 이러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보니, 29일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공개한 '2019 출산 인식보고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혼남녀 23.1%가 결혼 후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응답이 나왔다고도 한다.

그래서 자연히 인구가 줄어들고, 나중에는 인구 감소로 인하여 국가 존립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 이런 중차대한 문제를 지켜만 볼 수 없다.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획기적인 방안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먼저 아이를 낳으면 양육문제부터 시작하여 교육문제까지 국가가 전액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여러 가지 예산상 문제도 발생하겠지만, 우선 먼저 산후조리부터 시작하여 아이들 돌봄시설까지 모든 걸 국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지고 무료로 운영하는 것이다.

올해부터 만 6세(72개월) 미만 아이라면 소득, 재산과 관계없이 누구나 아동수당 10만 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정책 당국에서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발표를 하였겠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아들 돌봄시설 확충과 서비스가 더 시급하다. 아동수당보다 돌봄시설 등을 많이 확충하여 국가에서 전액 무료로 아이들을 키우며 관리해주는 것이다.

아직까지도 거주하는 지역에 부모님들이나 친인척들이 있어 아이들을 키우는데 약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그렇지 않은 가정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그래서 국가,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발 벗고 나서 산후조리부터 시작하여 아이들 돌봄, 양육문제까지 책임지고 관리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태그:#돌봄시설, #유아돌봄,양육문제, #국가양육책임, #돌봄시설 확충, #어린이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발길 닿은 곳의 풍경과 소소한 일상을 가슴에 담아 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