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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 태극 문양 앞에 선 황교안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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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당대표!"
"황교안 총리님, 사랑합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서울 영등포의 자유한국당 당사에 모습을 보이자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이들의 손에는 "으랏차차 황교안" "♥첫사랑♥ 황교안" "안보 대통령 황교안"과 같은 문구가 쓰인 피켓이 들려 있었다. 황교안 전 총리는 웃으면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29일 오전 10시 30분, 기자들 앞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는 황 전 총리를 향해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이날 황교안 전 총리는 자유한국당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전당대회 참여를 공식화했다.

"무덤에 있어야 할 386 운동권 철학, 21세기 대한민국 국정 좌우"

황교안 전 총리는 이날 출마선언문을 통해 "저, 황교안, 자유한국당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 앞에 결연하게 선언한다"라고 외쳤다. 

황 전 총리는 "건국 이후 처음으로, 부모세대보다 자식세대가 가난할 것이라는 절망적 미래가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라며 "이 모든 고통과 불안의 뿌리에 문재인 정권의 폭정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현장에서 "옳소!"라는 말이 터져나왔다.

그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무덤에 있어야 할 386 운동권 철학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국정을 좌우하고 있다" "이 정권과 손을 잡은 강성귀족노조가 노동개혁을 가로막고,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하청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소득을 탈취하면서, 정말로 보호받아야 할 서민들의 삶은 나락에 떨어졌다" 등과 같은 비난을 쏟아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끝낸 후 지지자들에게 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환호에 답하는 황교안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끝낸 후 지지자들에게 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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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김정은을 칭송하고 북한을 찬양하는 세력들이 당당하게 광화문 광장을 점령하고, 1980년대 주체사상에 빠졌던 사람들이 청와대와 정부, 국회를 장악하고 있다"라며 "비굴하고 불안한 평화가 아닌 당당하고 지속가능한 평화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나아가겠다"라고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현 상황을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으로 규정한 황 전 총리는 "이 정권이 정책 전환을 거부하고 끝내 망국의 길을 고집한다면, 주저 없이 국민과 함께 거리로 나서겠다"라며 "결연하게, 그리고 가열차게, 저의 모든 것을 걸고,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가 정권을 찾아오고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라며 "제가 당 대표가 된다면, 단순한 승리를 넘어, 자유한국당을 압도적 제1당으로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자유우파의 대통합을 이루고 당의 외연을 확대해 더욱 강한 자유한국당을 만들겠다"면서 '빅텐트'와 당내 대권주자가 함께하는 '대통합 정책 협의회'를 언급했다.

황 전 총리는 "첫 사랑의 열정으로 어떤 어려움이 와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당원동지 여러분과 함께 당을 지키겠다"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 한국당 당대표 출마선언한 황교안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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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진행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황 전 총리는 대부분의 민감한 질문에 원칙적이고 당위적인 답을 내놓았다. 

논란이 되고 있는 출마 자격에 대해 그는 "당에서 합리적이고 바른 결정을 하리라고 생각한다"라고만 짧게 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3·1절 사면과 관련해서도 "사면이라는 건 정무적인 판단"이라며 "우리 국민들의 여론과 여망들을 종합해서 기회가 되면 판단하게 되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본인의 구체적인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이날 <한겨레>는 황교안 전 총리가 지난 2012년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지원 의혹과 함께 최순실이 황 총리를 언급했던 정황을 보도했다. 이와 관련 "최순실의 존재를 알았던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황 전 총리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라며 "2012년도에 최순실이라는 사람을 알지도 못했고, 캠프에 참여했다는 것도 전혀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유승민-안철수 등을 아우르는 보수대통합에 대해서는 "자유 우파는 헌법 가치를 존중해서 나라를 일으켰고, 부강을 일으켜온 분들"이라며 "헌법 가치의 뜻을 같이 한다면 폭넓게 수용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태극기 부대로 대표되는 극우 지지층이 '탄핵7적' 정리 없이 보수통합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데 대해서도 "태극기 세력이라고 하는 분들도 그동안 정말 우리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신 귀한 분들"이라며 "그런 분들과 함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얘기하고 대화하고 소통하겠다"라는 정도로만 답을 갈음했다.

"통합진보당 해산은 정당한 일"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을 만나던 중 한 아이를 안고 있다.
▲ 아이 안은 황교안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을 만나던 중 한 아이를 안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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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미터와 오마이뉴스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1위를 차지한 것과 관련 "국민들께서, 정말 살기 어렵다고 하는 마음의 표시를 자유우파 쪽 향해서 하신 것 아닌가"하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국민들과 함께 해보겠다"라며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전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소속된 민중당에서 직권남용 등의 이유로 이날 황교안 전 총리를 검찰에 고발한 것과 관련해서는 "통합진보당은 헌법에서 정한 민주적 기본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따라서 헌법이 해산하도록 규정한 정당"이라며 "1년 10개월 동안 헌법재판소 심리를 통해서 충분하게 위헌성이 입증됐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아홉 분의 재판관 중 여덟 명이 위헌 판단을 해서 해산이 된 정당"이라며 "법에 따라서 우리 헌법가치에 반하는 정당에 대해서 헌법 재판소에 해산심판을 청구했고, 그것을 인용했기에 이 부분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지지자들이 "옳소!" "맞다!"라며 크게 호응했다.

홍준표 전 당대표 등 당 일각에서 제기하는 '계파' 논란에 대해서도 황교안 전 총리는 선을 그었다. 그는 "막상 보니까, 본인이 어느 계파에 속해있다고 하는 의원이 한 명도 없더라"라며 "자유한국당이 한 마음이 되어서, 이 정부의 폭정, 잘못된 정책을 막아내는 데 전념해야 된다"라고 말했다.

질의응답을 마친 황교안 전 총리는 당사 안에 마련된 카페테리아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제주도에서 올라왔다는 지지자는 "출마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면서 손을 잡았고, 다른 지지자는 "대한민국을 꼭 좀 살려달라"라고 당부했다. 황 전 총리는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한동안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태그:#황교안, #자유한국당, #당대표,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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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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