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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잡러 : 2개 이상 복수를 뜻하는 'N'과 직업을 뜻하는 'job', 사람을 뜻하는 '~러(er)'가 합쳐진 신조어로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이란 뜻. 본업 외에도 여러 부업과 취미활동을 즐기며 시대 변화에 언제든 대응할 수 있도록 전업(轉業)이나 겸업(兼業)을 하는 이들을 말함.
   
"AB형은 뭔가를 시작하면 쉽게 질려한대."

엄마는 혈액형별 특징을 믿는 사람들 중 하나였다. 그래서 자신은 A형인데 나는 AB형이라 성격이 안 맞는 거라고 했다. 물론 난 혈액형을 믿지 않지만, 어릴 때부터 말해준 AB형의 특징은 나와 전혀 다르다 말하기 어려웠고, 그래서인지 엄마가 혈액형에 대해 말할 때면 반박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엄마의 이론(?)에 따르면 AB형은 무언가를 하다보면 쉽게 질려 그만둔다고 한다. 그런데 나의 경우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난 질린다고 그 일을 끝내는 것은 아니고 질리면 다른 안 질릴 만한 새로운 것을 '더' 하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투잡 또한 6개월째 하다보니 지겨워졌고, 작년 여름 난 쓰리잡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쓰리잡을 시작하기 전 나에게 던졌던 3가지 질문
 
 쓰리잡을 하게 되면 카페에서 부업을 하는 사람들이 더 잘보인다
 쓰리잡을 하게 되면 카페에서 부업을 하는 사람들이 더 잘보인다
ⓒ px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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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쓰리잡은 두 개의 일을 할 때보다 더 큰 결심이 필요한 사안이었다. 그래서 쓰리잡을 시작하기 전 나 자신에게 던져야 할 질문들을 리스트업 해 보았다. 쓰리잡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이 글이 참고가 될 듯하다.

첫째, 기존 두 가지의 일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는가.

보드게임카페를 가면 젠가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젠가를 할 때 느끼는 그 아슬아슬한 스릴이 특히 좋았던 것 같다. 보통 젠가는 위 막대들의 구조보다 아래 막대들의 구조가 부실해질 때 좀 더 쉽게 무너지는 경향이 있는데, 게임을 할 때 빨리 끝내고 싶으면 일부러 중간 아래 막대를 빼곤 했다(물론 그렇게 하면 내 턴에서 무너질 확률도 같이 늘어나기때문에 이런 행동에는 큰 위험(?)이 따른다).

그런데 일 또한 젠가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존의 일들이 흔들리면 그 이후 쌓는 일들은 더 심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언제 무너져도 놀랄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러니 쓰리잡을 시작하기 전에도 지금의 두 가지 일이 루틴하게 잘 돌아가는지, 난 여기서 하나를 더해도 일상에 무리가 없을지 꼭 확인해야 한다.

만일 당신의 두 일이 아직 안정권에 들지 못했다면 쓰리잡 생각은 잠시 접고 기존 일을 안정화시키는 것에 주력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일 또한 젠가와 비슷하다.
 일 또한 젠가와 비슷하다.
ⓒ px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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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당신이 하려는 쓰리잡은) 시간을 자유롭게 잡을 수 있는가.

이미 두 가지 일을 고정적인 시간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쓰리잡까지 하기 위해 규칙적인 시간을 낸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일 하나가 추가 된다는 것 자체가 큰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나의 몸에게 미안해서라도 쓰리잡의 시간은 적절하고 유동적이어야 한다. 만일 쓰리잡마저 고정적으로 가게 만든다면 당신은 일하는 시간을 자유로이 운용하는 멀티테스킹(multi-tasking)형 인재가 아닌 시간에 끌려가는 멘붕테스킹(menbung-tasking)형 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실과 이상은 항상 다르다
 현실과 이상은 항상 다르다
ⓒ 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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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지금 가지고있는 재능을 활용할 수 있는가.

사실 이 질문은 선택사항이다. 나의 경우 세컨잡까지는 계속 새로운 것을 배웠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엔 배우고 싶은 것을 스스로 선택하여 배우는 비율이 더 높아지면서 학습은 나에게 큰 즐거움이었다. 세컨잡 또한 내가 정말 궁금해했던 분야이기에 힘들기 보단 즐거움이 컸다. 그러나 업무는 실수를 하면 안 된다는 책임감도 함께 요구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딸려오는 스트레스가 존재했다. 

그리고 나란 사람은 투잡 이상의 업무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없었다. 물론, 쓰리잡의 업무 스트레스까지 감당할 수 있다면 새로운 것을 해도 좋다. 스트레스 또한 상대적인 것이라 각자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차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마지막은 '감당하실 수 있는지의 여부'.

"감당하실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어머니."

인기리에 종방한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배우 김서형이 한 대사다. 이 대사는 많은 패러디를 가져왔고, 김서형이란 배우를 알리는데 큰 몫을 했다. 특히 '감당하다'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를 잘 표현한 것이 수많은 패러디를 낳은 결정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이 질문을 쓰리잡을 하려는 분에게 묻고 싶다. 감당할 수 있겠나? 결국 쓰리잡을 '감당'하는 것은 온전히 그 사람의 몫이다. 아무리 위의 세 가지 질문에 부합한다 해도 내가 감당 못한다면 못하는 것이다. 이미 투잡으로도 하루하루가 치이는 삶인 것 같다면 하면 안 되는 거다. 

삶이란 그저 나를 계속 알아가는 과정이다. 쓰리잡은 능력의 차이가 아니다. 성향의 차이다. 해보고 맞으면 내가 쓰리잡이 맞나보다, 힘들 것 같으면 나는 한두 개의 직업을 몰두해서 하는 것이 더 맞는 스타일인가 보다 하고 넘기면 되는 일이다.

Take it easy!
단순하게 생각하자

덧붙이는 글 | 다음 기사는 3가지 조건을 부합시킨 쓰리잡을 다음기사로 작성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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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마케터 겸 라디오 조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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