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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의회 최영규 위원장이 요구한 자료.
 전북도의회 최영규 위원장이 요구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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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7일 오후 4시 27분] 

한 도의회 의원이 학교와 교육지원청을 상대로 답변이 불가능한 자료 등을 무더기로 요구해 '보복성 갑질 아니냐'는 반발까지 나오고 있다.

26일 전국단위 교원단체 '실천교육교사모임'과 전북도의회 등에 따르면, 최영규 교육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익산)이 지난 22일 익산교육지원청에 자료제출 요구서를 보냈다. 기한은 사흘 뒤, 1월 25일까지였다.

그런데 최 위원장이 요구한 자료는 ▲ 최근 8년간 혁신학교 예·결산 자료(영수증 첨부) ▲ 학교도서관 운영 관리 및 자료 선정 총괄자료 ▲ 최근 5년간 교육지원청 장학자료 발간실적과 발명교육센터 운영 자료 ▲초등성장평가제 자료 등 모두 22건이었다.

익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26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3일간의 말미만 주고 8년 전 영수증까지 혁신학교에 요구하는 자료요구서를 의원들에게 받은 사례는 그 동안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8년 치 영수증 등은 아예 보고 자체가 불가능하다. 8년간 예·결산서는 있지만 영수증까지 보관하는 학교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현행 법인세법은 '거래에 관한 증명서류를 5년간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일선 교원들은 "3년에 한 번씩 하는 교육청 종합평가가 끝나면 학교는 과거 영수증 등을 폐기한다"고 전했다.

만약 전북도지역 15개 혁신학교가 8년 치 영수증을 전부 찾아 제출하더라도 그 양이 수만 장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최 위원장을 대상으로 공개질의서를 올려 "전북 14개 시·군교육지원청 가운데 익산교육지원청에만 이렇게 방대한 자료를 요구한 목적과 이유가 무엇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기자와 한 통화에서 "수평적인 교육거버넌스를 강조해온 최 위원장이 갑자기 8년 치 학교 영수증까지 요구한 것은 '골탕 먹어봐라'는 식의 갑질성 행동인 것 같아 아쉽다"고도 했다.

익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22일 최 위원장 보좌진이 우리 교육지원청으로 전화를 걸어 '익산교육설명회 건으로 의원님 기분이 불쾌하다. 곧 자료 요청이 있을 것'이라고 한 것을 여러 사람이 알고 있다"며 "통화 후 자료요구서가 도착했다"고 말했다. 익산교육지원청과 최 위원장의 설명을 종합하면, 최 위원장은 1월 18일 익산교육설명회에 참여했지만 축사를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익산교육장은 최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기자와 한 통화에서 "혁신학교가 8년이 되어서 8년간의 자료를 요구한 것인데, 영수증 자료까지는 제출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2월 교육청의 업무보고를 앞두고 우선 익산교육지원청부터 자료를 요구한 것이지만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최 위원장은 또 익산교육설명회 때 의전 문제로 보복성 자료 요구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주위에선 왜 (교육위원장이) 축사도 안하냐는 말이 나온 모양"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런 것 때문에 내가 자료를 요구한 것이라면 추접한 것이 된다.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보좌진이 익산교육지원청과 통화한 사실도 모른다고 했다.

최 위원장 측과 익산교육지원청은 최근 조율을 거쳐 요구자료 건수를 22건에서 12건으로 줄이고 제출 날짜도 1월 31일로 변경했다. 또 8년 치 영수증은 요구자료에서 제외했다.

한편, 지난 22일 익산교육지원청과 통화를 한 전북도의회의 담당 주무관은 관련 기사 보도 뒤인 27일 오후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교육지원청에 1차 자료요구 공문이 전달된 것은 맞지만 해당 공문이 학교에 전달된 것은 아니었다. 이후 협의와 조율된 2차 자료요구 문서가 작성된 것"이라면서 "그 누구라도 1차 자료요구 공문에 대해 오해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2월 업무보고를 위한 자료요구였으며 보복성 갑질 자료요구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태그:#도의원, #자료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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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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