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돼요. 이미 다리가 휘었어요."

피겨 스케이트 선수를 꿈꾸던 어린 나디아(아글라야 타라소바)는 신체적 악조건을 딛고 연습을 통해 러시아 피겨계 정상에 오른다.

어린 시절 갑작스럽게 엄마를 잃고 오로지 훈련에만 매진하는 나디아의 곁에는 무서운 '호랑이 코치' 샤탈리나가 있다. 어린 시절부터 나디아의 훈련 과정을 지켜보는 샤탈리나는 나디아에게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엄마 같은 존재다.
 
 영화 <아이스> 스틸 사진

영화 <아이스> 스틸 사진 ⓒ 마노엔터테인먼트

 
'샥샥' 얼음 위를 부드럽게 질주하다가도 이윽고 '털썩'. 몇 번이고 얼음 위로 넘어지던 나디아는 샤탈리나 코치의 지도 아래 계속 훈련을 해나간다. 나디아의 재능을 알아본 샤탈리나 코치는 나디아에게 모스크바 행을 제안한다. 학창 시절을 보냈던 이르쿠츠크를 벗어나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 샤탈리나 코치를 떠나 러시아에서 가장 큰 도시인 모스크바로 간다.

나디아는 모스크바에서 피겨계의 스타인 레오노프(밀로스 비코비치)의 눈에 띄어 그의 파트너가 되고, 레오노프와 함께 최고의 피겨 스케이팅 대회인 아이스컵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는 레오노프와 함께 나간 아이스쇼에서 레오노프의 무리한 동작 요구에 의해 심각한 부상을 입는다. 휠체어를 타게 된 나디아는 다시는 선수로서 빙판에 설 수 없다는 좌절감과 동시에 모든 걸 다 포기하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다.
 
실의에 빠져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나디아에게 샤탈리나 코치는 재활해 다시 피겨 스케이트 선수로 빙판에 설 것을 제안해보지만 나디아는 자신을 내버려두라 말한다.

샤탈리나 코치는 나디아의 '재활 파트너'로 문제를 일으켜 잠시 운동을 쉬게 된 아이스하키 선수 사샤(알렉산더 페트로브)를 붙여준다. 과연 나디아는 재활에 성공해서 아이스컵에 나갈 수 있을까?

러시아 뮤지컬 영화는 어떤 모습?
 
 영화 <아이스> 스틸 사진

영화 <아이스> 스틸 사진 ⓒ 마노엔터테인먼트

 
러시아 연방에서 제작한 피겨 영화 <아이스>가 오는 2월 7일 한국 관객들을 찾는다. 비록 소규모 개봉관에서 상영될지라도 생소한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러시아, 로맨스 영화에 관심 있는 관객이라면 시간을 쪼개 극장을 방문해도 좋을 것이다.

전통적인 로맨스 영화에 피겨 스케이팅을 결합하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사실 로맨스 특성상 이야기 전개에서 크게 새로울 것은 없다. 다만 배경이 새로워서 눈길이 간다. 나디아의 성장 스토리에서 시작한 이 드라마는 차가운 얼음 위를 샥 미끄러지는 컷을 담는 화면의 연출에서 정점을 찍는다. 피겨 스케이터의 드라마를 표방하는만큼 피겨 스케이트 경기장과 경기를 앞둔 선수들의 심리를 카메라로 섬세하게 담아내고 효과적으로 표현해낸다.

특히 나디아와 사샤의 로맨스가 시작되기 직전, 얼음 위에 귀를 대고 얼음의 쿵쿵 울리는 소리를 듣는 두 주인공의 모습에서 영화 <아이스>가 가진 감성을 엿볼 수 있다.
 
 영화 <아이스> 스틸 사진

영화 <아이스> 스틸 사진 ⓒ 마노 엔터테인먼트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노래는 한국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연출 방식이라 낯설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영화 속 노래들이 너무 갑작스레 튀어나오고 세련되지 않아 다소 촌스럽다고 느껴질 수도. 하지만 뮤지컬 영화의 특성이라고 감안하고 보면 즐길 수 있다. 인도 발리우드 영화를 생각하면 훨씬 접근이 쉽다.

영화 <아이스>는 이미 2018년 러시아에서 개봉 직후에 역대 러시아 박스오피스 오프닝 최고 스코어를 갱신해 제작비를 10배 회수한 화제작이라고. 또 <아이스>는 2018년 러시아 개봉 영화 중 히트작 TOP3에 올랐다. 2018년 러시아 박스오피스 TOP3에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베놈>과 <아이스>가 올랐다고 한다. 러시아 영화의 오늘을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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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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