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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실질심사 마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농단’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 영장실질심사 마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농단’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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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24일 오전 8시 58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결국 구속됐다. 전직 대법원장의 구속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오전 2시경 "범죄사실 중 상당부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며 현재까지 수사 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지위 및 중요 관련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라며 엿새 전(18일)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 5분까지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결론이 나오기까지 걸린 것은 약 10시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오전 10시 30분~오후 7시 10분까지 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이튿날 오전 3시에 영장이 발부됐는데, 이와 비교하면 구속 시각은 1시간 더 빨랐으나 판사의 고민은 3시간가량 더 걸렸다.

법원의 결론이 나오자마자 서울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양 전 대법원장은 곧바로 수감됐다. '행정부 수장'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를 거부한 채 자택에서 구속영장 집행절차를 밟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조사실에서 대기하다가 법원의 영장 발부 후 구치소로 이동했던 것과도 다른 대목이다.

2017년 3월 이탄희 판사의 '판사 블랙리스트 업무 거부'가 세상에 알려진 뒤 양 전 대법원장은 줄곧 혐의를 부인해왔다. 그는 23일 영장실질심사에서도 ▲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 개입 ▲ 법관 사찰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 헌법재판소 비밀 누설 ▲ 법원행정처 비자금 등 자신을 둘러싼 40여 개의 혐의를 두고 결백을 주장했다.

특히 자신의 밑에서 일했던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을 "자기가 살기 위해 나를 모함"한 사람으로 규정하고, 검찰이 '사법농단'의 증거로 제시한 '이규진 수첩'의 조작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양 전 대법원장은 일본 전범기업을 변호한 김앤장 변호사를 만난 것과 관련해,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소송 이야기는 한 적이 없다는 식으로 의혹을 부인했다. 이외에도 "실무진이 한 일이라 알지 못한다", "대법원장으로서 죄가 되는 일을 하지 않았다" 등의 논리를 내세웠다.(관련 기사 : 구속 갈림길 양승태 "후배가 자기 살려고 나를 모함")

임종헌-양승태로 이어지는 '사법농단' 구조 사실상 인정
 
취재 기자 질문에 답변 거절하는 양승태 ‘사법농단’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며 취재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손으로 마이크를 밀며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 취재 기자 질문에 답변 거절하는 양승태 ‘사법농단’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며 취재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손으로 마이크를 밀며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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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법원은 범죄 혐의의 상당성과 증거인멸의 우려 모두를 인정했다. 곳곳에서 나온 예측과는 판이한 결과였다. 지금껏 법원 조직 내부와 일부 정치권은 '구속영장 발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부당론, '법원이 전직 사법부 수장을 구속하지 못할 것'이란 회의론 등을 펼쳐 왔다.
  
그런데 법원이 양 전 대법원장의 범죄 혐의의 상당성을 인정한 것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을 결정하면서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방탄 법원'이라고 불릴 만큼 대부분의 영장을 기각했던 법원은 임 전 차장 구속 당시 그의 범죄 혐의의 상당성을 인정했다. 그런데 임 전 차장 보고라인의 최상단에는 양 전 대법원장이 있었다. 임 전 차장의 공소장에도 양 전 대법원장은 공범으로 등장한다. 즉 임 전 차장의 범죄 혐의에 상당성이 인정되면 양 전 대법원장도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여기서 두 사람의 공모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면 이 논리에는 구멍이 생긴다. 역시 임 전 차장 공소장에 공범으로 적시된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의 경우, 법원이 공모관계를 인정하지 않아 구속을 면했다. '실무선에서 처리된 일이다', '실무선이 직접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했다' 등의 논리가 받아들여진 셈이다.

하지만 양 전 대법원장의 상황은 달랐다. 두 전직 대법관의 경우 '실무선이 직접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했다'는 주장이 가능하나 양 전 대법원장에게는 윗선이 없다. 결국 24일 구속된 양 전 대법원장은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는 첫 사법부 수장이 됐다.

박병대 영장은 기각... '사법농단' 연결 된 허경호 결정
 
 ‘사법농단 의혹’의 박병대 전 대법관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법농단 의혹’의 박병대 전 대법관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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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같은 날 양 전 대법관과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박병대 전 대법관은 구속을 면했다. 그의 구속영장은 지난달 첫 청구 때도 발부되지 않았다.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종전 영장청구 기각 후의 수사 내용까지 고려하더라도 주요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추가된 피의사실 일부는 범죄 성립 여부에 의문이 있으며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 및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 결론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허경호 부장판사는 박 전 처장의 구속영장에 공범으로 여러 차례 적시된 강형주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배석판사(2011~2012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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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