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진행된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봄이 오나봄>에 참석한 배우 이종혁, 이유리, 김상호 감독, 엄지원, 최병모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진행된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봄이 오나봄>에 참석한 배우 이종혁, 이유리, 김상호 감독, 엄지원, 최병모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MBC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드라마다. 오늘 못 보신 분들이 있더라도 내일, 그 다음주에 더 재밌게 보실 거다."

사회 풍자와 고발, 무겁고 진지한 메시지 대신 유쾌한 웃음이 가득한 드라마가 우리를 찾아온다. 드물게도 여배우 두 사람이 전면에 선 '코미디' 드라마다.

MBC 새 수목 드라마 <봄이 오나봄>의 배우 이유리, 엄지원, 이종혁, 최병모와 김상호 감독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진행된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봄이 오나봄>에 참석한 배우 엄지원, 이유리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진행된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봄이 오나봄>에 참석한 배우 엄지원, 이유리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MBC

 
이날 오후 10시 첫 방송되는 <봄이 오나봄>은 성공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사회부 기자와 가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회의원 사모님의 몸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판타지 드라마다. 김상호 감독은 "즐겁게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재미있는 드라마다. 요즘 힘들고 어려운 드라마들이 많지 않나. 틈새 전략으로 쉽고 즐겁고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기획의도를 소개했다.

김보미(이유리 분)는 특종이라면 물불 안 가리는 사회부 기자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남자도, 연애도 그에겐 도구일 뿐이다. 9시 메인뉴스 앵커가 인생의 목표인 김보미는 목표 달성을 눈 앞에 두고 갑자기 몸이 바뀌는 '사고'를 겪게 된다.

반면 그와 몸이 바뀌는 이봄(엄지원 분)은 어린 시절 부유한 부모님 덕에 걱정 없이 자라다가 배우로 데뷔해서도 인기 스타의 길만 걸은 인물이다. 야망 있는 국회의원 박윤철(최병모 분)과 결혼한 이후에는 은퇴를 선언하고 오로지 가족만을 위해 헌신한다.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진행된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봄이 오나봄>에 참석한 배우 이유리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진행된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봄이 오나봄>에 참석한 배우 이유리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MBC

 
1인 2역을 맡는 것은 물론 서로를 연기해야 하는 이유리, 엄지원에겐 쉽지 않은 '연기 도전'일 수밖에 없다. 이유리는 "일단 친해지는 게 먼저였다. 다행히도 너무 재밌게 촬영하고 있고 서로의 모습을 자꾸 관찰하게 되는 습관이 생겼다"면서도 "이봄을 연기할 때는 엄지원의 목소리를 내려고 하는데 내 목소리가 허스키 해서 잘 안 되더라"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엄지원 역시 "김보미는 그동안 내가 연기해보지 않은 캐릭터다. 너무 '와일드'한 인물이어서 연기하고 집에 가면 여기저기 멍이 들어있더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영혼이 서로 바뀌는 설정은 앞서 SBS <시크릿 가든> MBC <투깝스>, 영화 <더 게임> 등 여러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활용해 온 소재다. 시청자들에게 새로움을 줄 수도 없는 데다 자칫 과거 드라마-영화와 비교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봄이 오나봄>은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까.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진행된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봄이 오나봄>에 참석한 김상호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진행된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봄이 오나봄>에 참석한 김상호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MBC

 
김상호 감독은 "앞선 '체인지'물과 완전히 다르지는 않다. 자신의 몸을 되찾아야 하는 상황 속에서 주변 인물들과의 충돌이 발생하는 장면 등이 이전 작품들과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라며 "드라마를 위해 오랜 시간 양자역학과 유전자 공학을 공부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유리는 <봄이 오나봄>에서 처음으로 앵커 역할에 도전한다. 앵커는 정확한 발음을 구사해야 하는 등 표현하기 결코 쉽지 않은 직업이다. 이유리 역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털어놨다.

"장음, 단음 다 따져야 하고 굉장히 어렵더라. 보컬 레슨 하는 분과 연습을 했는데 감독님이 리허설을 할 때 '이거 아니다'라고 하셨다. 방향을 약간 틀어서 (보통 앵커와) 다르게 했다. 타 방송사 여성 앵커에게 배워서 따라하려고도 해봤는데 잘 안 되더라. 저만의 방식으로 했다."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진행된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봄이 오나봄>에 참석한 배우 엄지원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진행된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봄이 오나봄>에 참석한 배우 엄지원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MBC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SBS 드라마 <조작> 등 최근 2년여간 엄지원은 무거운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들을 선택했다. 그에 비하면 <봄이 오나봄>은 상대적으로 가볍고 유쾌한 코미디 드라마다.

그는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가 선택의 기준 중 하나였다. 연기로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 작품들을 좋아한다"며 "삶을 살다보면 누군가를 만나게 되고 그걸 통해 변화하거나 성장하는 걸 겪게 된다. 몸이 바뀌면서 두 캐릭터가 변하고 성장하는 지점이 흥미로웠다. 그걸 진지하지 않게 코미디로 풀어가는 점도 재미있었다"고 이 드라마를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선보인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이유리가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맛깔나게 타는 모습이 등장했다. 이유리는 앞서 KBS 2TV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휴지를 사용해 능숙하게 '소맥'을 타는 연기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그는 사실 '금주'를 선언한 지 이미 10년이 훌쩍 넘었다고 고백했다.

"술을 끊은지 한 14년 정도 된 것 같다. 이상하게 매해 작품을 할 때마다 점점 고난이도 (소맥말기 연기)를 원하더라. 다양한 퍼포먼스와 볼거리를 제공하길 원하신다. 나는 술을 안 마시지만 정말 '소맥'의 장인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전문가 영상을 저도 모르게 찾아보고 있다."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진행된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봄이 오나봄>에 참석한 배우 이종혁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진행된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봄이 오나봄>에 참석한 배우 이종혁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MBC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진행된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봄이 오나봄>에 참석한 배우 최병모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진행된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봄이 오나봄>에 참석한 배우 최병모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MBC


현재 수목 드라마는 치열한 전쟁 중이다. SBS <황후의 품격>이 수목극 왕좌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가운데 KBS 특유의 훈훈한 가족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까지 가세했다. <봄이 오나봄>은 이 틈새시장을 비집고 시청률 확보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유리, 엄지원은 "감독님만 믿고 열심히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이종혁은 "재미있는 드라마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많이 봐 달라"며 "'채널 안 돌아가게 할 자신이 있다'고 감독님이 내게 얘기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봄이오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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