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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있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자택 앞에서 한화테크윈 임직원들의 노조 와해 공작과 노동탄압을 내세워 김승연 회장에게 책임을 촉구했다.
 23일,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있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자택 앞에서 한화테크윈 임직원들의 노조 와해 공작과 노동탄압을 내세워 김승연 회장에게 책임을 촉구했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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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승연 회장은 노조 와해 공작한 직원 지키는 게 의리냐"

23일 금속노조 경남지부 이선임 수석부지부장이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있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자택 앞에서 외친 말이다.

검찰이 옛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 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임직원들을 노조 조합원의 탈퇴를 회유하는 등 노조 운영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한 가운데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김승연 회장 자택 앞에서 항의집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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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한화테크윈 임직원들이 그동안 금속노조 가입 현황을 조사하고 조합원을 분리하는 등 노조와해공작을 펼친 게 검찰 수사로 밝혀졌다"라며 "노조파괴 실적을 평가해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금속노조 파괴행위를 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포함한 책임자를 엄중히 수사, 처벌하라"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창원지방검찰청은 한화테크윈 엔진사업본부 2사업장 등 3명을 부당노동 혐의로 구공판 처분했다. 생산본부장과 파트장과 생산팀장 등 6명은 조직적 부당노동행위와 노조 탈퇴를 종용한 혐의로 구약식 처분했다.

구약식은 흔히 '약식명령'이라고 하며 정식 재판 없이 벌금형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구공판은 정식 재판을 청구하는 것을 뜻한다.

검찰 수사 결과, 한화테크윈은 지난 2014년 삼성테크윈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설립된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의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해 조직적으로 나섰다.

먼저 한화테크윈은 '중장기 노사 안정화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조합원의 노조 탈퇴를 종용할 방안을 수립했다. 지난 2015년에는 '현장관리자 우군 방안'이란 계획을 수립해 금속노조 소속 관리자의 노조 탈퇴를 유도하기 위한 '면담 가이드'도 작성해 실행했다.

이들은 현장 관리자이자 노조원인 직급이 직장, 반장들에게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를 탈회하면 인센티브가 있다'라는 취지로 면담을 하며,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 금속노조 조합원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며, 잔업과 특근 배제, 고용연장 보장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노조 와해 공작은 금속노조 조합원 감소로 이어졌다. 노조에 따르면, 2015년 노조를 결성했을 때 약 1250여 명이었던 노조원이 한화테크원 임직원들의 노조 와해 공작이 벌어지면서 850명으로 줄었다.

권오택 삼성테크윈지회 사무장은 "회사(한화테크윈)은 법에서 보장된 노동조합 활동을 회사측은 깡그리 무시하며 '금속노조 조합원은 회사 직원으로 보지 말라'라고 하는 등 노동탄압을 해왔다"라며 "현재까지 검찰 수사로 밝혀진 위법이 차고 남친다. (이제라도) 한화그룹은노동탄압을 멈추고, 노사관계 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화가 방위산업체 노동조합은 쟁위행위(파업)을 못하도록 규정한 법을 악용해 노동탄압에 나서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헌법 33조 3항은 '법률이 정하는 주요 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이를 제한하거나 인정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명시돼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41조는 2항에는 '주요 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 중 전력·용수 및 주로 방산물자를 생산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자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라고 규정돼 있다.

이들은 "방위산업 노동자는 가족의 생계와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일하지만 그래도 (우리)사회 안보와 국가의 방위에 보탬이 된다는 자긍심이 있었다"라며 "하지만 회사는 우리의 자긍심에 보답하기는커녕 회사를 쪼개고 직원들을 나눴다. 노조원들을 탄압하고 심지어 해고했다. 하지만 노조는 법에 따라 어떤 쟁의행위도 할 수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도 마이크를 잡았다. 김 의원은 "올해 국방비 46조 중 미국의 보잉사와 록히드 마틴이 가져가는 국부가 자그마치 20조 원이다"라며 "반면, 창원 일대에 있는 방산업체들은 가동률이 계속 저하되고 그나마 있던 지식과 기술도 해체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국방비에서 우리나라 방산 노동자에 대한 배려는 없다"라고 쓴소리했다.

이어 "외국의 황제 재벌, 군수 기업에는 원가 검증도 하지 않고 부르는 값대로 국방비를 펑펑 쓰고 있다. 이런 상태가 이어진다면 우리나라 방산시장은 '국가 부도의 날'이라 부를 정도가 될 것이다"라며 "헌법과 노조법을 개정해 방위산업체 노동자의 부당한 차별이 없는 고용이 보장되고 땀이 돈을 버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금속노조 조합원 30여 명은 기자회견 끝난 뒤,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김승연 회장의 자택으로 향하던 중 미리 배치돼 있던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태그:#노동 와해 공작, #한화테크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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