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기 브랜드 '질레트'의 새 광고와 관련한 논란을 보도하는 영국 BBC 뉴스 갈무리.

면도기 브랜드 '질레트'의 새 광고와 관련한 논란을 보도하는 영국 BBC 뉴스 갈무리. ⓒ BBC

 
한 면도기 광고가 격렬한 '성(性) 대결'을 촉발했다.

세계적인 면도기 브랜드 질레트는 지난 14일 공개한 2분짜리 광고에서 30년 넘게 사용해왔던 '남자가 얻을 수 있는 최상의 것'(The Best A Man Can Get)이라는 슬로건을 과감하게 버렸다. 

이 광고는 '당신이 될 수 있는 최고의 남성'(The Best Men Can Be)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고 여성을 성희롱하며 웃거나 소년들이 싸우는 것을 말리지 않고 당연시하는 남성들을 보여준다. 
 
 최근 화제가 된 질레트 면도기 유튜브 광고.  '이것이 남자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인가?'라고 물으며 성희롱, 따돌림, 폭력 등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비판할 수 있어야 진정한 남성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최근 화제가 된 질레트 면도기 유튜브 광고. '이것이 남자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인가?'라고 물으며 성희롱, 따돌림, 폭력 등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비판할 수 있어야 진정한 남성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 질레트 유튜브 갈무리

 
그러면서 '이것이 남자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인가?'라고 반문하며 성희롱, 따돌림, 폭력 등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비판할 수 있어야 진정한 남성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광고 마지막에는 '미투 운동'의 슬로건인 '우리는 믿는다'(We Believe)라는 말도 덧붙였다.

질레트는 이 광고를 소개하며 "이제 우리가 나쁜 행동에 대한 변명을 멈춰야 할 시간이 아닌가요?"라며 "다시 생각해보고 여기에 동참해 행동하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하는 행동을 다음 세대가 지켜보기 때문"이라고 맺는다.

질레트 광고 비판하며 불매운동까지... "광고에 문제 없다" 반박도

영국 BBC, <인디펜던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질레트의 새 광고는 엄청난 화제를 일으키며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유튜브에 올라온 해당 광고 영상에는 2019년 1월 22일 기준 '좋아요' 클릭 수가 67만, '싫어요' 클릭 수가 120만을 넘어선 상태다.

이 광고의 내용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질레트가) 수십 년간 남성성을 강조한 광고를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남성성을 모욕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일부 사람들은 질레트 면도기를 버리는 동영상을 SNS 등에 올리며 불매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이들은 #BoycottGillette, #GilletteFail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일부의 잘못된 행동을 통해 남성 전체를 비난하는 광고", "모든 남성을 나쁜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다" 등의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한 남성은 "나의 아버지, 형제, 친구들 중에서 광고에 나오는 행동을 한 사람을 전혀 본 적이 없다"라며 "대부분의 남성은 친절하고 따뜻하다"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광고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타당성 있고 매우 잘 만든 광고", "남성들이 이 광고에 반대하고 불만을 품는 것은 자신들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한 누리꾼은 "이 광고에는 아무런 문제점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페미니즘이 여성의 나쁜 행동을 비판하지 않는 것이 잘못된 것처럼 남성의 나쁜 행동을 비판하는 것은 전혀 잘못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영국 유명 방송인 피어스 모건이 트위터에서 질레트 면도기 광고를 비판했다. 그러자 <아쿠아맨>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앰버 허드가 "그냥 닥치라"고 멘션을 보냈다.

영국 유명 방송인 피어스 모건이 트위터에서 질레트 면도기 광고를 비판했다. 그러자 <아쿠아맨>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앰버 허드가 "그냥 닥치라"고 멘션을 보냈다. ⓒ 트위터 갈무리

 
영국의 유명 방송인 피어스 모건은 트위터에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황당하게 표현하는 광고"라며 "나는 남성성을 공격하지 않은 회사의 면도기를 쓸지도 모른다"라며 질레트를 비난했다. 

그러나 최근 영화 <아쿠아맨>으로 인기를 얻은 할리우드 여성 배우 앰버 허드가 모건에게 "그냥 닥치세요(Just shut up)"라며 일침을 놓았다. 이에 모건도 곧바로 "<아쿠아맨>은 상의를 벗고 삼지창을 든 마초 히어로가 모두를 죽이고 여자를 차지하는 영화"라고 받아쳤다.

한편, 질레트 광고를 제작한 생활용품 제조업체 P&G는 논란에 관해 "이 광고가 많은 열정적인 대화를 촉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남성성의 긍정적이고 건강한 의미를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질레트 남성성 미투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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