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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비하'에다 '음주운전' 관련 등 막말 발언 논란을 빚고 있는 허환구(69) 창원시설공단 이사장의 사퇴와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월 21일 경남지방경찰청 현장활력회의(위원장 류근창 경위)는 허 이사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창원시의원과 바른미래당 경남도당도 허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한데 이어, 경찰까지 나선 것이다.

허 이사장은 지난 2일 시무식을 겸해 열린 간부회의에서 창원 새 야구장 명칭, 프로축구 경남FC와 관련해 지역 비하 발언을 했고, 과거 음주운전 경험을 이야기했다.

허 시장은 "경남도의회 계장할 때 술을 많이 먹고 창원대로 쪽으로 가다 통발식 단속에 걸렸는데, 내 아는 경찰이 차량에 목을 넣어 '불면 나오는데 조심하라'며 봐주더라. 그래서 빠져 나온 적이 있다"고 발언했다.

이와 관련해 경남경찰청 현장활력회의는 이날 오전 경남지방경찰청 브리핑실에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작년 음주운전으로 인한 젊은 군인의 안타까운 사망사고로 인해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그 처벌도 강화되는 법안이 국민들의 힘으로 개정된 것은 모두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경찰청 현장활력회의는 "경찰관들도 음주운전이 근절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단속 중이며, 공정한 단속을 위해 같은 경찰관은 물론, 사회적 지위와 친분 관계 없이 엄정한 단속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경찰청 통계자료에 의하면 매년 50명 내외의 경찰관(2015년 45명, 2016년 47명, 2017년 52명)이 음주단속 중 도주 차량 등으로 인해 부상을 입고 있으나, 국민안전을 위한 사명감을 가지고 도로 위를 지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관들은 "그러나 허환구 이사장의 발언은 경찰의 음주단속 공정성을 훼손시켰으며, 경찰관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였다"고 지적했다.

경남경찰청 현장활력회의는 경남지방경찰청과 지약 23개 경찰서의 경감 이하 경찰관들의 대표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허환구 이사장의 음주단속 발언에 대해 깊이 유감을 표시한다"고 전했다.

경남경찰청 현장활력회의는 "몇 년 전인지 모르나 어느 경찰관이 허 이사장의 음주운전을 봐준 것인지 명확히 밝혀주시고, 음주단속을 담당하는 경찰관을 포함한 7000여명의 경남경찰들의 자부심을 훼손시킨 거에 대해 공식 사과를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허 이사장은 지난 16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저는 술을 잘 안 먹는다. 소주 한 잔만 먹어도 얼굴이 벌겋다. 과거에 있었던 경험을 말한 것이고 요즘은 통하지 않으니까 직원들한테 조심하라고 했던 말이다"라며 "제가 조금 오버해서 말했던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남지방경찰청.
 경남지방경찰청.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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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허 이사장의 발언이 알려진 뒤, 야당의 비난이 높다.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정쌍학 대변인은 지난 18일 논평을 통해 "음주운전에 적발되고도 빠져나왔던 전력은 민주당과 문재인정부에서 주장하는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함에도 허성무 창원시장은 구두경고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대변인은 "사태의 심각성과 시민들의 민의를 고려하지 않은 오만한 정치형태이자 전형적인 내로남불 처분일 뿐"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창원시의원들도 이날 창원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허 이사장은 정치적, 도덕적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시민과 도민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 바른미래당 경남도당은 "허 이사장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허성무 시장 선거 캠프 상임고문이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의혹이 있었다"며 허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허 이사장은 간부회의 때 프로야구 NC다이노스에 대해 "울며 겨자먹기로 창원에 와서 한 해 70억 원 적자를 보고 있다"고, 프로축구 경남FC에 대해 "김종부(감독)가 쓸데없이 2위(2018년 1부 리그)를 해가지고 피곤하다고 한다. … 도민구단은 꼴등만 피하면 되는데"라고 말했다.

허환구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말에 취임했다. 막말 논란을 빚은 뒤 허성무 창원시장은 허 이사장을 불러 '구두 경고'했다. 

<관련기사> 창원시설공단 이사장 지역 비하·음주운전 경험 공개 등 막말 논란(1월 16일자)

태그:#허환구, #경남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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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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