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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 18일 온라인 시민청원 제1호인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사퇴 요청 건'에 대해 인천시 유튜브 계정에 공식 답변을 올렸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 18일 온라인 시민청원 제1호인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사퇴 요청 건"에 대해 인천시 유튜브 계정에 공식 답변을 올렸다.
ⓒ 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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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지난해 12월 3일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온라인 시민청원' 창구를 개설했다. 2017년 8월에 문을 연 '청와대 국민청원'을 참고했다. 시정 이슈나 정책 건의사항에 대해 30일 안에 3000명 이상이 공감(동의)하면 청원이 성립된다. 이같은 청원은 종료 후 10일 안에 인천시장이나 주요 간부들이 직접 인천시의 답변을 내놓는 방식이다.

온라인 시민청원이 개설된 이후 처음으로 성립 요건을 갖춘 건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사퇴 요청 건'이다. 지난해 12월 10일 시작돼 같은 달 27일에 3000명을 넘겼다. 청원인은 북인천복합단지 매입 실패, 청라시티타워 건축사업 지연, 청라 G시티사업 추진 미흡 등을 비롯해 청라국제도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유치 실적이 전무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김진용 청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지난 9일에 완료된 이 시민청원에 대해 18일 박남춘 인천시장이 직접 동영상으로 답변을 했다. 인천시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박 시장의 답변은 10분20초로 짧지 않았다. '제1호 시민청원'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청원의 내용은 표면적으로 인천경제청장 사퇴 요청이었지만, 신도심 개발을 둘러싼 송도와 청라 지역의 갈등이 표출된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청장 퇴진을 주도한 인천 청라국제도시총연합회는 지난달 21일 김진용 청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현재의 인천경제청을 송도·청라·영종 등 3곳의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본부 체제로 전환해 청라지역만 소외되지 않도록 지역 특성에 맞는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김 청장 사퇴와 경제청 개혁을 요구했다.

청라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인천경제청장 사퇴 요구 청원이 성립되자, 이번에는 송도국제도시 주민들이 반발했다. 지난 7일 '올댓송도'를 비롯한 7개 경제자유구역(IFEZ) 단체와 주민들이 'IFEZ총연합회'를 출범시켰다. 이들은 "경제자유구역 개발이 지속 가능하려면 인천경제청장의 임기가 보장돼야 한다"며 김 청장 퇴진 반대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박남춘 시장은 기자들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인천경제청장 사퇴 청원에 대해 "공직 인사에 대한 청원이 적법한지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 사례 등을 분석해 직접 청원에 답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지난 18일 동영상 답변에서도 "청라 주민들이 느끼는 감정에 공감한다"면서 "시장으로서 지금 상황을 매우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고 복잡미묘한 심경을 토로했다.

인천시 "청라 시티타워와 G시티사업 정상 추진 위해 최대한 노력" 

박 시장은 제1호 시민청원 답변을 통해, 이번 청원에서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의 사퇴 여부가 핵심은 아니라고 밝혔다. 인천경제청장의 진퇴 문제가 중요한 게 아니라 (미흡하게 진행됐던) 현안 사업들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뜻으로 해석했다. 또한 (민원·청원) 사안이 있을 때마다 사퇴 등 인사문제로 귀결된다면, 소신있는 공무 수행도 어렵고 시민청원 제도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인천경제청장 사퇴 청원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고, 실제 주목해야 할 '달'은 난마처럼 얽혀있는 청라지역의 현안들을 지혜롭게 풀어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인 셈이다. 그는 인천경제청이 토지 소유주이자 사업 시행자인 송도국제도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토지 소유주이자 사업 시행자인 청라국제도시의 차이점부터 설명하며 '달'에 대한 답변을 이어나갔다.

박 시장은 "청원의 주요 내용은 청라국제업무단지 사업의 정상적인 추진과 성사 방안에 대한 것으로, 인천시는 시티타워와 G시티 사업의 정상 추진을 위해 시행자인 LH에 최적의 계획안을 제출하도록 독려하고, 청라 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라국제도시총연합회 측은 이같은 박 시장의 답변에 대해 거부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온라인 시민청원 사이트 '인천은 소통e가득(http://cool.incheon.go.kr/)'은 개설 한 달만에 2만5000여 명이 방문했고, 125건의 청원이 올라왔다. 사이트 개설 이전에 월 평균 방문자가 200여 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일단 양적인 소통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인 셈이다.

이종우 인천시 시민정책담당관은 "3000명 이상의 공감을 받은 온라인 시민청원에 대해 시장이 직접 성실히 영상으로 답변 드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살기 좋은 인천을 만들고자 개설한 시민청원 제도에 인천 시민시장님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답변대기 중인 제2호 시민청원은 '청라소각장 폐쇄·이전 요청 건'이다. 지난 12일에 종료된 이 청원에 대해 인천시는 22일까지 '인천은 소통e가득' 사이트에 답변을 게시할 예정이다.

다음은 인천시 온라인 시민청원 제1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의 사퇴 요청 건'에 대한 박남춘 시장의 답변 동영상과 전문이다.
 
▲ 박남춘 인천시장, 제1호 온라인 시민청원 공식 답변 제1호 온라인 시민청원에 대해 지난 1월 18일 박남춘 인천시장이 동영상으로 답변했다.
ⓒ 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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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인천시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인천시장 박남춘입니다.

풍요와 행복을 상징하는 황금돼지의 해입니다. 행복은 키우고, 소망은 이루며, 건강은 지키는 2019년 되시길 기원합니다.

지난 6개월간 '시민이 시장'이라는 시정철학으로 시민과 함께 쉼 없이 달려왔다고 생각합니다. 300만 시민시장님의 의견을 더 열심히 경청하고,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창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 12월 시민의 시정참여 확대를 위해 '온라인 시민청원' 공간을 개설했습니다. 

운영 한 달 만에 무려 2만5000여 명의 시민시장님들께서 방문하여 주셨고, 모두 125건의 청원을 올려주셨습니다. 그 전까지 월 평균 200여 명 가량에 머물었던 것에 감안하면, 정말 큰 변화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그 첫 번째 답변을 드리게 되었네요. 앞으로도 시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리며, 우리 시도 '시민이 시장'이라는 기조 아래 여러분의 부름에 성실히 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이번에 3000명 이상의 시민들께서 공감해주시고 제출해주신 첫 청원 주제는 '경제자유구역청장의 사퇴 요청 건'입니다. 먼저, 청라 주민들이 느끼시는 감정에 대해 공감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시장인 저는 지금 상황을 매우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우선 이번 청원을 접하고 답변을 고민하면서, 청원제도와 관련한 규정을 떠나, 과연 경제자유구역청장의 사퇴가 모든 문제를 제기하신 시민들의 뜻에 따라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경제청장 사퇴시켜서 청라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청라 시민들이 더 행복해진다는 확신만 있다면 열 번이고 백 번이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청라 시민들께서 원하시는 것이 여러 현안 사업들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게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뜻이라면, 공직자 한 사람의 사퇴 여부가 핵심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또 사안이 있을 때마다 사퇴와 같은 인사 문제로 귀결된다면, 소신 있는 공무를 수행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시민의 의견을 시정에 담아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으로 발전시키자는 '시민청원제도'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청원에 대해서는, 발단이 된 청라 국제업무단지 사업의 정상적인 추진과 성사 방안을 중심으로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송도와 청라는 조성배경과 사업 추진 여건에서 중요한 차이가 있다는 점부터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송도국제도시는 경제청이 토지 소유주이며 사업 시행자입니다. 반면, 청라국제도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토지 소유주이고 사업 시행자입니다. 경제청이 청라의 여러 사업들을 주도하기에는 여건이 송도국제도시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최근 청라 시티타워와 일명 G시티라 불리는국제업무단지 사업에 대한 여러분의 관심이 뜨거운데요.  

청라 시티타워 건설 사업은 시행자인 LH가 건설해 인천시에 기부채납하는 사업으로, 현재 LH와 사업자간 구조안전 등에 관한 의견 차이로 공사 착공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에 경제청은 LH로 하여금 조속히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습니다.

LH는 '시티타워 건설사업 관리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풍동 실험 결과와 관련한 구조안전 문제 등을 긴밀히 협의해, 조속한 착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한편, 지난 2017년 한 투자 컨소시엄에서 글로벌 기업인 구글과 LG전자가 참여하는 일명 G시티 사업을 
LH에 제안해 많은 관심을 받았고, 주민들의 열망을 키웠습니다. 전임 민선 6기 때, 인천시와 해당 컨소시엄의 업무제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였고, 주민들의 기대는 더욱 커졌습니다.

저는, 일부 우려도 있지만 청라를 발전시킬 수만 있다면, 다소 미비점이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하고 시장에 취임했습니다. 그런데, 시장이 되어 G시티와 관련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몇 가지 우려들이 심각하게 문제제기 되었습니다. 

우선, 8000실이나 되는 대규모 생활숙박시설을 조성하면 기반시설 부족, 주거환경 훼손 등이 문제가 있다라는 의견들이 개진되었고, 국제업무단지 조성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또한 있었습니다.

또, 재정을 투입하는 공공시설이 아닌 민간이 제안하는 사업이다 보니 어느 정도 수익을 내야 한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너무 과도한 수익을 주는 사업구조는 아닐까 하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이에 관계기관 협의와 전문가 자문을 진행하면서 정확한 사업성 평가와 추진 로드맵을 재점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제가 답변을 드리는 이 시간에도, 경제청과 LH는 머리를 맞대고 앞서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서 해결책을 협의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G시티 사업의 주체는 LH입니다. 경제청은 도시계획 변경에 대한 승인절차를 통해 사업의 적합성이나 시민의 이익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G시티 사업의 핵심은 국제업무단지라는 용도에 부합하는 지식산업센터와 업무시설의 확보입니다. 전문가들의 자문을 들어보면 지식산업센터는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따라서 결국 적법한 절차를 통해, 대규모 생활숙박시설 유치에 따른 문제점을 최소화해 주민 피해를 줄이고, 민간의 이익 구조를 공정하게 해 공공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지식산업센터 유치 등을 통해 지역경제의 활력을 찾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다소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이 검토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LH가 최적의 계획안을 제출하도록 독려해, 인·허가 작업도 속도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인천시는 이번 청원 건을 통해 주민 여러분의 바람을 더욱 엄중히 받아들이고 깊은 고뇌를 하겠습니다. 청라 발전을 위한 최적의 대안을 마련해 조속히 시행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인천 10개 군·구 300만 인천시민의 삶과 행복을 책임진 시정 책임자로서, 각계각층 시민들의 여망과 기대는 그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청라 주민들이 느끼시는 것이 결국 인천의 불균형 발전과 지역 간 소통 부재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잘 알기에, '더불어 잘사는 인천 균형 발전' 목표를 제대로 이루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인천시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이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가는 과정에서, 청라·송도·영종 그 어느 지역도 차별 없이 경제자유구역 조성의 취지에 맞게 개발되고, 투자유치가 이루어지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살기 좋은 인천을 만들고자 개설한 '온라인 시민청원'은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소통공간입니다. '온라인 시민청원'이 더 행복한 인천을 만들어 가기 위한 건설적인 정책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시민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새해에도 늘 건강하십시오. 고맙습니다.

태그:#인천시민청원,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경제청, #박남춘, #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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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기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보다 더 흥미진진한 탐구 대상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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