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막툼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요르단과 베트남과의 16강전에서승부차기에서 승리한 베트남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19.1.20

20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막툼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요르단과 베트남과의 16강전에서승부차기에서 승리한 베트남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19.1.20 ⓒ 연합뉴스

 
베트남에 불고 있는 '박항서 매직'은 끝나지 않았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20일 밤(이하 한국시각) 열린 2019 AFC 아시안 컵 16강 토너먼트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요르단을 꺾고 8강에 진출했다.

베트남의 8강 진출은 자국에서 열렸던 2007년(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공동개최) 이후 12년 만에 세운 기록이다. 당시에는 16팀이 본선에 진출했다는 점으로 미뤄봤을 때 이번 대회 8강 진출은 더 큰 성과를 얻은 셈이다.

지난해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서 4강에 오른 베트남 대표팀은 스즈키컵 우승으로 화룡정점을 찍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16강 진출 여부조차 불투명했지만 페어플레이 점수를 통해 16강에 올랐다. 8강에까지 오른 베트남은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승부차기 끝에 승리한 베트남, 1년 전 기억 되살리다

베트남이 상대한 요르단은 조별리그에서 디펜딩 챔피언 호주를 1-0으로 격파하는등 2승 1무 무실점 성적을 기록해,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베트남보다 팀 전력의 우위를 보인 요르단은 세트피스 한방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8강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전반 32분 페널티 박스에서 얻은 파울로 간접 프리킥을 얻은 요르단은 바하 압델라만이 슈팅한 볼이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가면서 1-0의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요르단의 상승세는 거기까지였다.

후반전들어 경기흐름을 가져온 베트남은 후반 6분 만에 동점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응구옌 트롱 홍이 올려준 볼을 꽁 푸엉이 골로 연결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한 베트남은 세트피스로 응수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것이었다.

이후의 경기 흐름은 베트남 쪽이었다. 여러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하며 요르단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고 그때마다 요르단은 베테랑이자 주장인 샤피 골키퍼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경기 흐름을 내준 요르단은 측면에서의 스피드를 활용한 공격이 살아나지 않으면서 득점 기회를 만드는 데 애를 먹었다.

연장 승부를 마치고 승부차기에 접어 들어서야 베트남은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4번째 키커였던 민 부엉의 슈팅이 약하게 흘러가면서 샤피 골키퍼의 선방에 막힌 것은 아쉬웠지만 요르단의 두 번째 키커인 바하 셰프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세 번째 키커였던 아메드 살레의 슛을 당 반램 골키퍼가 막아내면서 승기를 가져왔다. 결국 베트남의 5번째 키커였던 부이 티엔 중의 슈팅이 골문을 가르면서 끝까지 버텼던 베트남이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승부차기에서 승리한 베트남은 1년  2018년 1월 20일에도 승부차기에서 승리한 기억이 있다. 당시 AFC U-23 챔피언십 8강에 오른 베트남은 8강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연장전 120분 승부 끝에 3-3 무승부를 기록해 승부차기를 펼쳤다. 결국 5-3의 승리를 거두며 4강에 진출했던 베트남은 결국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정확히 1년 후인 2019년 1월 20일 아시안컵 16강 요르단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경기를 치른 베트남은 또 다시 승리를 거두고 8강 진출을 이룩했다. 공교롭게 그 당시 경기와 이번 요르단전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선 선수는 모두 부이 티엔 중이었다. 그는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두 번의 승부차기를 모두 성공시키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승부차기에서 패한 요르단, 또 다시 넘지못한 토너먼트 1라운드

2004년 중국에서 열린 아시안 컵에 첫 출전한 요르단은 2004년과 2011년 8강에 진출한 데 이어 이번대회까지 4번의 출전에서 2015년을 제외하곤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하지만 계속 토너먼트 첫 관문을 뚫지 못했다. 출전팀이 16개국으로 처음 개편된 2004년에는 일본과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갔으나 당시 승부차기에서 주심의 미숙한 판정의 영향으로 8강에서 탈락했다. 2011년 대회에서도 우즈베키스탄에 밀려 8강에서 탈락한 요르단은 어쩌면 이번대회 16강에서 만난 베트남은 요르단이 토너먼트 첫 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요르단은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선제골을 넣고도 경기 흐름을 유리하게 가져가지 못한 요르단은 오히려 후반전 베트남의 공세 속에 좀처럼 득점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사실 요르단의 입장에선 정규 시간에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는 것은 심리싸움에서 패하고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나 다름없었다. 전력이 자신들보다 떨어지는 팀을 상대로 연장전을 거쳐 승부차기까지 경기가 이어진 상황에서 요르단 선수들은 심리적인 부담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는 결국 승부차기에서 패배로 이어지고 말았다.

요르단으로선 조별리그에서 순항한 데다 16강 대진도 베트남을 상대한다는 점에서 8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보였지만 그 희망은 다소 허무하게 끝났다. 오히려 승부차기 끝에 패해 탈락한 요르단은 2004년 일본을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패했던 그때의 안 좋은 기억만 다시 한 번 남긴 채 이번 대회에서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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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컵 베트남 요르단 박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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