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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Y캐슬 > 스틸 사진
 " SKY캐슬" 스틸 사진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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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시청률로 시작해 19.92% 달성. 각 포털 사이트에서 확인된 스포일러만 20여 개. 시청자는 어떤 스포일러가 맞는지 확인하는 진풍경까지.

그야말로 온 국민이 드라마 'SKY 캐슬'에 제대로 꽂혔다. '열광'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뒷맛이 영 씁쓸하기만 하다. 이토록 사람들이 'SKY 캐슬'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의 삐뚤어지고 그릇된 탐욕이 희대의 사기꾼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버리는 과오를 저질렀습니다."

대통령으로서의 권력을 사적으로 이용, 역대의 비리를 저지르고 구치소로 수감되는 이전 대통령을 가리키며 한 유명 시사 라디오 진행자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드라마 'SKY 캐슬'은 끊임없이 탐욕으로 얼룩진 우리의 그릇된 교육관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또다시 처절하고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우리의 삐뚤어진 탐욕이 이번에는 어떤 괴물을 탄생시킬까. 'SKY 캐슬'은 그에 대한 충실한 답을 우리에게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SKY 캐슬'에서는 드라마 초반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절도한 딸을 꾸짖기보단 문방구 사장에게 돈을 쥐어주는 어긋난 모성애를 보여준 한서진(염정아)을 사람들은 오히려 이해하고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한서진(염정아)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나 자신도 한서진(염정아)처럼 돈만 있으면 불법이든 편법이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 아이의 성적을 올리고 싶다'는 속마음이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방법이 잘못됐더라도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그릇된 착각과 욕망이 그만큼 만연하다는 방증이다.

이 한서진과 대척되는 인물이 이수임(이태란)이다. 아이를 사랑으로 키워야 한다는 교육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성적으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고 죽어가는 아이들을 위해 행동으로 나서는 이수임에 '민폐녀'라는 비난을 쏟아냈던 건, 어쩌면 나의 욕망에 사사건건 딴지를 거는 이수임이라는 캐릭터가 불편하고 짜증났던 건 아닐까.

급기야 'SKY 캐슬' 시청자들은 선의로 대표되는 이수임이 아닌, 악역에 가까운 한서진의 행동에 이해하고 공감하는 댓글과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언제부터 우리가 한서진이라는 괴물에 감정이입이 될 정도로 스스로 괴물이 되기를 자처하고 있었나. 얼마나 이 사회가 삐뚤어지고 망가져가고 있었던 것일까. 우리나라 교육이 무너지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피부로 와 닿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어릴 적부터 과도한 경쟁에 내몰려 아이들에게 놀 수 있는 권리를 빼앗은 지 오래다. 지난 2007년부터 전 정권 시절, 대한민국 교육의 기조는 '철저한 교육 서열화시키기'였다. 자사고와 특목고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려 일반고에 가는 아이들을 패배자, 일명 '루저'로 만들어 버렸다.

예전에는 초, 중학교 다닐 때 내내 놀더라도 고등학교에 가서 정신 차리고 공부하면 됐다. 하지만 요즘 누군가 이런 말을 한다면 비웃음의 대상이 된다.

예부터 강남에서는 아이들에게 엄청난 사교육과 과도한 학습을 시키기로 유명했다. 경기도에서 초등학교 4학년을 키우고 있는 이아무개씨는 어느순간부터 전국이 강남화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고등학교를 잘 가기 위해서는 우스갯소리로 초등 저학년부터 '고3'처럼 지내야 한다고 말한다. 초등 5학년에 시작하면 늦는다는 말까지 나온다. 한창 바깥에서 놀아야 하는 아이들은 학원으로 내몰려 노는 아이들을 찾아볼 수 없다. 방과후 놀이터에서 노는 초등학생 아이들을 두고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관리가 안 되는 아이로 치부한다.

비정상이 정상이 된 지 오래다. 수많은 학부모들은 이 방법이 옳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차마 노선을 바꿀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과도한 경쟁에 내 아이가 뒤쳐질 공포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SKY 캐슬'의 이수임처럼 잘못된 시스템에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하지 않는다. 아니 그러한 행동을 하는 이들을 사람들은 오히려 '오지랖'으로 폄하한다. 'SKY 캐슬'이 이토록 뜨거운 감자가 된 건 0.1% 상위층이라고 하지만 그들과 너무도 닮은 우리의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은 절대적으로 부모의 책임이다. 부모의 일그러진 욕망으로 아이들은 불안감을 장착한 채 학원으로 내몰린다. 실컷 놀아야 할 나이에 부모의 눈치와 허락(?)을 받아야만 놀 수 있다. 그것도 아주 잠시 동안. 이게 답이 아니라는 것을 부모들도 알지만 더욱 치열해진 경쟁 구도 시스템 안에서는 별도리가 없다고 자위한다. 내 아이만은 아무 문제 없을 거야, 괜찮을 거야. 스스로 위로할 뿐이다.

공이 다시 우리에게 왔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제부터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SKY 캐슬'이 이토록 뜨거운 건 우리의 삐뚤어진 욕망으로 가득 찬 자화상을 한 번쯤은 되돌아봐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일 것이다.

또 다시 우리의 탐욕으로 새로운 과물을 탄생시킬 것인가. 아니면 여기에서 이제 그만 비극을 멈추게 할 것인가. 분명한 건, 부모의 일그러진 욕망의 끝은 절대 아이에게 해피엔딩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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