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인터넷 방송 전성시대다.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인터넷 방송 크리에이터는 선망의 직업이 된 지 오래다. 개인은 물론 기업체들도 유튜브를 중심으로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생산하고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튜브(세계), 아프리카TV(한국) 등으로 대표되는 인터넷 방송 시장에서 최근 몇년 사이 급격한 성장세로 사용자 및 크리에이터들을 대거 확보한 곳이 있다. 바로 트위치(www.twitch.tv)가 그 주인공이다. 트위치는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리그오브레전드(LOL), 포트나이트 등 각종 온라인 게임 마니아들에겐 친숙한 이름이다. 반면 게임을 잘 모르거나 유튜브에만 머물고 있는 이들에겐 아직까진 생소할 수 있는 존재다. 그러나 2020년 예상 매출 20억 달러(한화 약 2조2천억 원)를 기대할 만큼 급성장한 트위치는 어느덧 인터넷 개인방송의 신흥 강자로 유튜브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2011년 설립... 2014년 아마존닷컴 인수 후 급성장
   
트위치는 지난 2007년 예일대 동문인 한국계 미국인 저스틴 칸과 에밋 시어가 만든 '저스틴TV'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서비스다. 이후 2011년 트위치TV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게임 스트리밍 인터넷 방송 서비스를 실시한다. 기존 인터넷 방송이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데 반해 트위치는 오직 게임에만 집중, 자신들만의 차별성을 시장에 알리면서 착실히 사용자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그 결과 게임 스트리밍 시장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예견한 아마존닷컴은 2014년 무려 9억7000만 달러 이상을 들여 트위치를 인수했다. 당초 유튜브를 보유한 구글이 트위치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반독점 규제 관련 법령으로 인해 이를 포기하면서 아마존이 기회를 얻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시간 방송에 최적화... 대도서관 등 속속 트위치로 이전
   
최근 인기 인터넷 크리에이터인 대도서관이 유튜브 생방송을 그만두고 트위치로 옮긴다는 소식은 대거 기사로도 소개될 만큼 화제를 모았다. 물론 유튜브 활동을 그만두는 것은 아니다. 생방송에 한해 트위치를 이용하고 그밖의 동영상 콘텐츠는 여전히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한다. 그럼에도 대도서관의 트위치 채널은 몇가지 의미를 지닌다.

동영상 서비스 업계 1위인 유튜브는 기능상 일부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웹 예능 및 웹 드라마 형식의 미리 제작된 완성형 콘텐츠를 담아내는 포맷으론 가장 좋은 환경이다. 그러나 생방송에서 가장 중요하게 활용되는 실시간 채팅 기능은 타 서비스에 비해 여전히 허술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TV, 카카오TV 등 국내 서비스는 거의 실시간으로 접속자들의 채팅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유튜브에선 채팅 시간대에 상관없이 댓글 내용이 뒤죽박죽 된다든지 딜레이 및 먹통 현상 등이 종종 발생한다. 이는 생방송 환경의 크리에이터와 이용자 사이에 원활한 의사 소통을 방해하기도 한다. 반면 트위치는 안정적인 채팅 서비스는 물론, 생방송 종료 후에도 모든 채팅 내용을 각 초 단위로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결국 유튜브의 실시간 생방송에서 한계를 느낀 몇몇 크리에이터들은 고민 끝에 이용자 수가 많은 유튜브 대신 트위치를 택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이동은 새로운 이용자들의 트위치 유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온라인 게임 방송에 최적화... 강점이자 약점
    
트위치는 2015년 한국 서버를 신설하면서 본격적인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무렵 아프리카 TV의 유명 게임 BJ들이 대거 트위치로 자리를 옮겼고 전문 게임단 역시 트위치 채널을 개설했다. 이후 2017년을 기점으로 한국에서도 트위치 이용자는 급증하게 된다. 구글 애드센스 광고(유튜브), 별풍선 후원(아프리카TV) 등을 합쳐놓은 듯한 수익 발생 구조 및 경쟁사보다 저렴한 수수료 비율(평균 10%대) 역시 트위치 크리에이터 확대에 한 몫을 했다.

트위치만의 특징 중 하나는 온라인 게임 방송에 최적화되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트위치는 블리자드를 비롯한 유명 게임사와 계약을 맺고 해당 업체들의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또한 경쟁사 생중계 서비스 대비 양질의 고화질 화면을 제공한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물론 최근 들어 먹방, 음악, 생활 등 게임 이외의 카테고리를 신설하면서 영역을 조금씩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트위치=게임방송'으로 인식되고 있다. 게임 이외의 타 서비스에선 유튜브에 비해 아직까진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연예인들의 트위치 채널 개설... 활성화는 아직  
   
유튜브가 널리 대중화되면서 유명 연예인들도 어느덧 너도나도 개인 채널을 개설하고 다양한 영상물을 제작해 올리고 있다. 반면 트위치에선 아직까진 그런 모습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 게임 중심의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연예인들만 해도 상당수는 유튜브에 머물고 있는 게 일반적이다. 방송 초보자 입장에선 생방송 송출을 위한 PC 환경설정이 유튜브와 아프리카TV 등에 비해 다소 까다롭다는 점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트로트 여왕' 홍진영이 트위치를 통해 게임 생방송을 실시해 화제를 모았지만 일회성 이벤트 정도에 머물렀다. 게임 마니아로 잘 알려진 개그맨 유민상이 트위치 채널을 만들고 수시로 게임 생방송 진행 및 영상물을 제공하고 있지만 여타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활동에 비하면 활성화가 덜 된 편이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 수록 e스포츠로 대표되는 게임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트위치의 방송 영역도 지금의 게임 전문에서 탈피, 타 분야로의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새롭게 인터넷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려는 이들이라면 레드오션급 과밀 현상이 목격되는 유튜브만 고집할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장으로 트위치를 병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