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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식탁에서 닭과 함께 단백질을 흡수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식량원으로 돼지가 있다. 소보다 돼지나 닭을 많이 먹는 이유는 자라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닭의 해가 가고 개의 해를 지나 돼지의 해가 왔다. 우리의 식탁에서 가장 중요한 돼지는 사람의 관점에서 본다면 살이 많이 쪘기에 욕심이 많아 보일 수도 있지만 한국 사람들은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천안예술의 전당 미술관 담당자 말에 의하면 매년 2월 중순까지 전시전을 열지 않았지만 올해 처음으로 1월 중순에 전시전을 계획하였다고 한다. 
 
미술관
▲ 예술의 전당미술관 미술관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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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전은 1월의 셋째 주 금요일부터 만나볼 수 있다. 인간은 동물을 사냥해서 식량원으로 사용하다가 농경 목축 사회가 시작되자 조금 더 편하게 식량원을 얻기 위해 동물을 가축화하기 시작했다. 돼지는 키우기가 쉬워서 가장 먼저 가축화된 동물이라고 한다. 겉으로 볼 때는 인간과 돼지는 전혀 달라 보이지만 내부의 장기나 피부, 조직 등은 인간과 상당히 유사한 부분이 있어서 수술 등에서 사용하기도 한다. 
 
돼지,꿈을꾸다
▲ 전시전 돼지,꿈을꾸다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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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꿈을 꾸면 무언가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한국 국민들이라면 누구나 하고 있다. 인류문화 환경에서 돼지는 식량자원을 넘어서 생태학적, 인류학적, 예술적 다양성의 관점이나 철학적으로 많은 연관이 되어 있다. 12번째 십이지신에서 마지막 동물인 돼지는 재물이나 재복, 시간과 방위를 나타내는 상징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동물과 인간관계를 통해 우리 사회의 세계관을 대변하는 삶의 본질과 새해의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10명(곽수연, 구교진, 안효찬, 여동헌, 이목을, 임성희, 장세일, 최석운, 한상윤, 한효석)의 작가가 참여하였다고 한다. 
 
달을본다
▲ 꿈꾸는돼지 달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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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임성희의 '오늘은 꿈꾸는 돼지'의 '달을 본다'라는 작품이다. 작가는 복과 탐욕이라는 이중적 상징을 가진 돼지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한다. 사람들의 상당수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갈구하면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고 있다. 그리고 그 미래가 현재가 되었지만 여전히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전시전
▲ 전시공간 전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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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전시전에 오니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이 결국 밝은 미래를 만든다는 것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국내 극사실주의 작가의 대표주자로 활동하다가 시력을 잃어버리고 스마일을 표현하는 것으로 작품 전환을 했다는 이목을 작가의 작품이다. 그는 자신의 가진 시선과 고민, 메시지를 풀어내기 위해 소통의 채널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십이지신
▲ 십이지신 십이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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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신장(十二神將), 십이신왕(十二神王)이라고 불리는 십이지신이다. 이들은 열두 방위(方位)에 맞추어서 호랑이·토끼·용·뱀·말·양·원숭이·닭·돼지·개·쥐·소 등의 얼굴 모습을 가지며 몸은 사람으로 나타난다. 올해의 띠인 돼지의 방위는 북쪽이며 계절은 겨울을 뜻한다. 여동헌의 작품은 구성은 서구적 성화에서 차용했지만 소재는 동양적으로 십이지신상을 소재로 활용하였다. 
 
작품
▲ 돼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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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윤이라는 작가의 작품 철학은 행복이라고 한다. 가족의 일원처럼 보이는 캐릭터 속에 행복한 삶을 꿈꾸는 인간의 욕망을 나타내고 있다. 그가 이해와 승화를 통해 행복을 표현하는 아이콘은 바로 돼지다. 
 
암퇘지
▲ 돼지 암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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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집에 돼지 저금통이 하나쯤은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 돼지 그림, 돼지꿈, 재물, 다산의 상징은 모두 인간이 부여한 것이다. 돼지띠의 시는 밤 9시부터 11시까지, 방위는 북북서(北北西), 달은 10월, 오행은 수(水), 음양은 음(陰)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육류로 사랑받는 등 여전히 우리네 삶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돼지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볼 수 있는 전시전이다. 
 
돼지띠
▲ 철학 돼지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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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좋든 싫든 간에 태어나면 모두 띠를 부여받는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해가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은 십이지신에 등장하는 동물 중 하나로 각자의 운명과 관계가 얽혀 있다. 돼지해에 태어난 사람은 정직하고 솔직·단순하며 아주 강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화
▲ 전통민화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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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연이라는 작가는 전통 민화의 상징과 그 속에 인간을 대변하는 다양한 동물들을 등장시켜 현대인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한다. 
 
건설현장
▲ 돼지 건설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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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태어나고 성인이 되어 자유롭게 무언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속에 갇혀 살아가는 돼지처럼 사회가 만든 우리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안효찬의 작품들은 돼지의 그런 삶을 표현하면서 사회 속에서의 개개인의 희생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한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건설하고 새롭게 올리면서 문명의 발전과 그 속에서 물질적 성공만을 원하는 인간 문명은 공사현장을 통해 자연을 착취하여 만들진 것이다. 
 
자본주의
▲ 작품세계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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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는 또한 제사를 지내는 의례 때 신성한 제물로 쓰이지만 사람 역시 돼지와 상황이 다르지는 않다. 오늘날에도 무당의 큰 굿이나 동제(洞祭)에 돼지를 희생으로 쓰고 있듯이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차가운고기
▲ 위기의시대 차가운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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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밝게 보이던 그 느낌과 달리 속으로 들어오니 작품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위기였다. 삼각 대위에 매달려 있는 차가운 고깃덩어리는 염증으로 가득 차 있는 이 시대를 의미하며 우리 속에 갇혀 살아가는 돼지처럼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항상 경쟁과 비교의 압박 속에 살아간다. 비좁은 우리 속에서 평생 갇혀 새끼를 낳아야 하는 암퇘지는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된 생산성의 극대화의 결과이다. 자본주의라는 미명 아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속품처럼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생산해내야 사회에 머무를 수 있다.

기해년 해가 밝았고 벌서 보름이 넘게 지나갔다. 전시전을 돌아보니 위기 속에 기회가 있고 불행 뒤에는 행복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실천하는 예술가들의 공간인 특별전이 던지는 메시지는 묵직하지만 희망이 엿보였다. 

2019 천안예술의 전당 미술관 기해년 돼지띠 해 특별전
Hello! 2019!
돼지, 꿈을 꾸다
2019.1.18.(금) - 2.17.(일)

태그:#천안예술의전당, #미술관, #돼지,꿈을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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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지 쓰는 남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역사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다양한 관점과 균형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열심이 사는 사람입니다. 소설 사형수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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