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주노점상전국연합과 전국철거민연합 주최로 열린 빈민생존권 쟁취 투쟁결의대회에 참가자들이 용산참사 10주기를 추모하며 살인개발과 강제철거를 규탄하고 있다.
▲ 용산참사 10주기 추모, 빈민생존권 쟁취 결의대회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주노점상전국연합과 전국철거민연합 주최로 열린 빈민생존권 쟁취 투쟁결의대회에 참가자들이 용산참사 10주기를 추모하며 살인개발과 강제철거를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용산 참사 10년을 맞아 국회에서 활보하는 김석기를 처벌하고자 한다"

용산 참사 10주기 빈민결의대회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렸다. 전국철거민연합,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등 빈민해방실천연대에서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용산 참사 유가족을 비롯해 철거민과 시민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빈민대회는 지난 2009년 1월 20일 용산 참사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용산 남일당 철거민 진압 작전을 총괄했던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 성토장이었다.

조희주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대표는 "글피(20일) 마석모란공원에서 유가족을 모시고 10주기 추모제를 하는데 열사들의 원한을 풀 김석기 처벌과 진상규명을 제대로 못해 열사를 볼 면목이 없다"면서 "10주기를 맞이해 이번에야말로 김석기를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석기 "똑같은 상황 발생해도 같은 원칙" 발언에 유가족들 공분
   
자유한국당 김석기 의원(가운데)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009년 1월 20일 용산 참사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용산 남일당 철거민 진압 작전을 총괄했다. 왼쪽부터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김 의원, 나경원 원내대표.
▲ 한국당 비대위 참석한 김석기 의원 자유한국당 김석기 의원(가운데)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009년 1월 20일 용산 참사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용산 남일당 철거민 진압 작전을 총괄했다. 왼쪽부터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김 의원, 나경원 원내대표.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주노점상전국연합과 전국철거민연합 주최로 열린 빈민생존권 쟁취 투쟁결의대회에 참가자들이 용산참사 희생자 고 이상림씨 부인 전재숙씨(왼쪽)와 아현동 강제철거로 목숨을 끊은 고 박준경씨 어머니 박천희(왼쪽 세번째)씨를 위로하고 있다.
▲ 용산참사-아현동 철거민 유가족 위로하는 빈민결의대회 참가자들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주노점상전국연합과 전국철거민연합 주최로 열린 빈민생존권 쟁취 투쟁결의대회에 참가자들이 용산참사 희생자 고 이상림씨 부인 전재숙씨(왼쪽)와 아현동 강제철거로 목숨을 끊은 고 박준경씨 어머니 박천희(왼쪽 세번째)씨를 위로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해 9월 용산 참사 당시 경찰이 화재 위험을 알고도 무리해서 진압 작전을 강행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민갑룡 현 경찰청장은 용산 유가족들에게 사과했지만 정작 사고 당시 책임자였던 김석기 의원은 사과는커녕 당시 자신의 결정을 정당화했다.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지난 6일 방영된 MBC '스트레이트' 인터뷰에서 "지금 똑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현재 경찰도 똑같은 그런 원칙을 가지고 하지 않을까"라고 답해 공분을 샀다.

최영찬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의장은 "도의적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지금 그때 당시 상황이라도 똑같이 하겠다는 게 사람인가"라면서 "(김석기가) 우리 국회에 앉아 국민 안전을 얘기하고 국민 생명을 얘기한다는 데 동의하나"라고 따졌다.

용산 참사 유가족들은 18일 김석기 의원 지역구인 경북 경주를 찾아 김 의원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용산 참사 당시 남편을 잃고 아들을 감옥에 보내야 했던 전재숙(75)씨는 이날 "김석기 후보 시절 유세장을 찾아갔더니 유세하던 사람들이 (김석기가) 천도제도 지내주고 사죄도 다 했다고 했는데 우린 김석기 낯짝도 본 적 없다"면서 "지금까지도 김석기 잡으러 다니지만 만날 길이 없다"고 성토했다.

전씨는 "우리가 힘이 없어 여기까지 왔다, 낼모레 10년인데 그동안 안 해 본 게 없고 안 돌아다닌 데가 없다"면서 "힘없는 우리에겐 아직 숙제가 남아 있다, 여러분과 함께 하면 김석기를 왜 못 잡겠나"라고 다짐했다.

아현동 철거민으로 이어진 죽음... "강제 철거는 살인"
 

용산참사 유가족뿐 아니라 다른 지역 철거민들도 10년 전 용산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전국 곳곳에서 철거민들이 죽음에 내몰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 서울 마포구 아현동 재개발 구역에서 강제 퇴거 이틀만에 숨진 고 박준경씨가 대표적이다.

아들의 죽음 40일 만인 지난 12일에야 영결식을 치른 어머니 박천희씨는 "아들은 3번의 강제집행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등졌다"면서 "가진 자들의 이윤만을 위한 개발, 폭력적인 강제 철거는 살인이다, 개발 때문에 더는 사람이 죽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최영찬 의장은 "용산 참사 10년이 지났지만 철거민은 여전히 쫓겨나고 있고 동대문 중랑 노점상,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도 고통받고 있다"면서 "10년 동안 김석기를 방치하지 않았으면 박준경 같은 아현동 철거민 희생자도 없었을 것"이라고 따졌다.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회 의장도 "용산 참사는 경찰이 철거민을 죽였는데, 검찰은 철거민이 철거민과 경찰을 죽였다고 덮어씌워 철거민을 두 번 죽인 사건"이라면서 "(국가 폭력은) 공소시효를 연장하는 특별법이라도 만들어 억울하게 죽은 국민이 왜 죽었는지 진상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남 의장은 "문재인 정부가 안 나서면 우리가 나서서 진상규명하고 김석기와 이명박 등 일당을 처벌해야 한다"면서 "역사를 바로세우지 않으면 우리(철거민) 생존권은 항상 위협받고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석기가 국토교통위원? 철거민 진압하다 이제 개발 지휘"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주노점상전국연합과 전국철거민연합 주최로 열린 빈민생존권 쟁취 투쟁결의대회에 참가자들이 용산참사 10주기를 추모하며 살인개발과 강제철거를 규탄하고 있다.
▲ "빈민도 사람이다"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주노점상전국연합과 전국철거민연합 주최로 열린 빈민생존권 쟁취 투쟁결의대회에 참가자들이 용산참사 10주기를 추모하며 살인개발과 강제철거를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을 지낸 김태연 사회변혁노동자당 대표는 "1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진상규명과 학살 책임자 처벌을 외치는 건 지금도 용산 학살이 계속 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곳곳에서 국가가 방조한 채로 자본 이익을 위한 폭력적인 개발이 계속되고 그 곳에 사람이 있다고 외치지만 수많은 사람이 쫓겨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60년 전 4.19 발포 명령 책임자도 처벌됐고 40년 전 광주학살 발포 책임자는 지금도 처단을 요구하는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용산참사는 불과 10년 전이고 범인도, 진상도 이미 밝혀져 처벌만 하면 된다, 용산참사 10년을 맞아 국회에서 활보하는 김석기를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겨울 추위 속에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빈민대회에서 마지막으로 단상에 오른 이원호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 가슴에 붙은 검은색 추모 리본은 유독 낡아 보였다. 지난달 초 고 박준경씨 사망 이후 두 달 가까이 달고 다녔기 때문이다.
 
"2009년에 (추모 리본에 새겨진) '여기 사람이 있다'는 외침은 인간 선언이었다, 부수면 그만인 건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이라는 절규였다. 그런데 그들은 우리를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사람으로 봤다면 그렇게 무참히 짓밟을 수 없었다. 왜 그렇게 서둘러 무리하게 진압했냐고 10년 동안 묻고 또 묻고 있다.(중략)

김석기가 살인 진압책임도 모자라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위원으로 있다. 살인 진압을 지휘했던 그가 이제 살인 개발을 지휘하는 위치에 있다. 앞으로 우리 철거민들 고통을 가중시킬 일에 김석기가 주도권을 갖고 있다. 그래서 더욱 더 용산 10주기에 김석기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용산참사 10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는 참사 당일인 오는 20일 오후 1시 30분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마석 모란공원 열사묘역에서 용산 참사 10주기 추모제를 진행한다. 이에 앞서 18일 오후 7시에는 서울 종로 조계종 전통문화공연장에서 "용산참사, 그리고 나"라는 주제로 추모와 기억의 밤 행사를 연다.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주노점상전국연합과 전국철거민연합 주최로 열린 빈민생존권 쟁취 투쟁결의대회에 참가자들이 용산참사 10주기를 추모하며 살인개발과 강제철거를 규탄하고 있다.
▲ 용산참사 10주기 추모, 빈민생존권 쟁취 결의대회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주노점상전국연합과 전국철거민연합 주최로 열린 빈민생존권 쟁취 투쟁결의대회에 참가자들이 용산참사 10주기를 추모하며 살인개발과 강제철거를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주노점상전국연합과 전국철거민연합 주최로 열린 빈민생존권 쟁취 투쟁결의대회에 참가자들이 용산참사 10주기를 추모하며 살인개발과 강제철거를 규탄하고 있다.
▲ 용산참사 10주기 추모, 빈민생존권 쟁취 결의대회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주노점상전국연합과 전국철거민연합 주최로 열린 빈민생존권 쟁취 투쟁결의대회에 참가자들이 용산참사 10주기를 추모하며 살인개발과 강제철거를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태그:#용산참사, #용산10주기, #김석기, #철거민, #박준경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