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7일 신년 기자회견을 맞이해 준비한 것은 '호빵'이었다. 이날 등장한 '호빵'은 고 노회찬 전 의원을 상징한다.

호빵 포장지엔 노 전 의원의 캐릭터로 꼽혔던 '호빵맨'과 "창원에는 정의당"이란 문구가 적힌 노란색 스티커가 붙었다. 노 전 의원의 사망으로 열리는 4.3 경남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셈이다.
 
그는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서민들과 함께 했던 노회찬의 땀이 묻혀 있는 곳, 창원성산에서 정의당은 최고의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밝혔다.
 
또 "창원성산에서 치러지는 오는 4월 보궐선거는 기득권 세력의 부활이냐, 개혁의 사수냐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전폭적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창원성산 보궐선거) 승리를 통해 짧았지만 강력했던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를 부활시킬 것"이라며 "(그를 통해) 민생개혁세력이 주도하는 국회로 바꾸고, 특수활동비 폐지를 뛰어넘는 국회개혁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선거판은 2강 1중... 한국당 넘어서기 위해 노력 중"
 
현재 정의당에선 여영국 전 경남도의원이 예비후보로 창원성산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권민호 전 거제시장과 한승태 전 한주무역 대표, 자유한국당에선 강기윤 전 의원, 바른미래당에선 이재환 부대변인, 민중당에선 손석형 전 경남도의원이 나섰다.
 
문제는 역시 후보 단일화다. 그간 역대 창원성산 국회의원 선거에서 범 진보진영의 승리를 확실히 담보했던 전략이기 때문이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는 17~18대 총선에서 창원성산의 야권단일후보로 나서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19대 총선 땐 야권후보단일화 실패로 강기윤 전 의원이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승리했다. 20대 총선은 단일화 성공으로 노회찬 전 의원이 당선됐다.
 
<내일신문>이 지난 16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도 범진보진영 단일화를 승패의 변수로 꼽았다. <내일신문>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주)데일리리서치가 지난 13~14일 창원 성산구 만 19세 이상 남녀 701명으로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정의당·민중당 등 범진보진영이 단일후보를 내세워 자유한국당과 맞대결을 벌이면 단일후보가 48.1%를 얻어 37.8%를 얻은 강기윤 한국당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단일화 없이 지지 후보를 물었을 땐, 강기윤 후보(32.5%)가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는 정의당 여영국(21.5%), 민주당 권민호(14.3%), 민중당 손석형(11.2%) 등의 순이었다. .(유·무선 자동응답 방식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7%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등 참조)

그러나 이정미 대표는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단일화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그는 단일화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 "지금 2강 1중의 선거판이 형성되었는데 정의당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자력으로 한국당을 넘어서기 위해 사력을 다 하고 있다"며 "그 이외에는 어떠한 고려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단일화 가능성을 아예 차단한 것인가"는 질문엔 "창원성산은 정의당이 반드시 이겨야 할 선거"라면서 "무조건 정의당으로 단일화 해야 한다고 얘기할 수 없으니 지금은 정의당이 자력으로 선거에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부연했다.
 
"노회찬 대표의 남은 임기, 우리가 메꾸는 선거다"
 
이정미 대표는 고 노회찬 의원의 사망으로 창원성산 보궐선거가 생겼다는 점, 노 전 의원의 사망으로 깨졌던 민주평화당과의 공동교섭단체를 다시 복원해야 한다는 점 등을 그 이유로 설명했다.
 
그는 "(창원성산 보궐선거는) 노회찬 대표님의 남은 임기를 우리(정의당)가 메꾸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다른 정당은 1석을 더 가져오더라도 20대 국회에 어떤 변화도 가져올 수 없지만 정의당은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정의당은 사력을 다해 이 선거에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창원성산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민주평화당과의 공동교섭단체 복원에 나서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일단 우리가 민주평화당과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했다가 (노 전 의원의 사망으로) 한 석이 부족해서 깨진 상황이기 때문에 다시 공동교섭단체를 다시 구성한다면 민주평화당과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창원성산 보궐선거 단일화와 관련, 민주당 지도부와의 교감 여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앞서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보궐선거가 예정된 통영고성 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내고 창원성산 지역구를 정의당에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권민호 예비후보는 지난 16일 지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우 의원의 발언은 개인 의견"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지금은 (민주당 지도부와) 전혀 그런 과정이 없다"며 "언론을 통해서 그쪽에서 나오는 얘기를 듣고 있을 뿐"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