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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 예산읍 벚꽃로, 봄이 되면 장관을 연출하는 명소다. 해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가족·연인 등과 함께 나들이하는 주민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를 무대로 삼아 전국의 마라톤 동호인 수천여 명이 참가하는 예산윤봉길전국마라톤대회가 15년째 이어지고 있다. 또 가족사랑걷기대회는 올해 19년째를 맞이한다.

예산군이 '치유의숲 진입도로(치유의길) 개설공사'를 추진하면서 벚꽃로에 식재된 벚나무 수십그루를 제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예산군이 30여년동안 공들여 키운 벚나무 30여그루를 치유의길을 개설하기 위해 잘라내 밑둥만 남았다.
 예산군이 30여년동안 공들여 키운 벚나무 30여그루를 치유의길을 개설하기 위해 잘라내 밑둥만 남았다.
ⓒ <무한정보> 김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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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길은 산림청이 관작리 산10번지 일원 국유림 140㏊에 조성하고 있는 치유의숲(아미사)과 벚꽃로(창조국악어린이집 옆) 970미터를 연결하는 폭 5~10m 도로다. 예산군은 벚꽃로 접선구간에 있는 기존 인도까지 포함해 가감차로 등 교차로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당초에는 공사구간에 편입된 벚나무 51그루를 모두 이전설치하는 인도로 이식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 5일 이 가운데 수령이 30여년 된 아름드리(근원직경 30~70㎝) 29그루를 잘라내 폐기물로 처리했다.

예산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수령이 20년 이상 된 벚나무는 고사할 확률이 높고, 이식·관리비용도 많이 들어 제거하게 됐다. 그 대신 조달청에서 직경 20㎝ 정도 크기의 벚나무를 새로 구매해 인도에 식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아무개씨는 "치유의 '숲'을 만들기 위해 행정이 수십년동안 많은 예산과 정성을 들여 키운 벚나무를 제거한 것은 아이러니"라며 "행정편의적 발상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김아무개씨는 "벚꽃로나 삽교 상하리 벚꽃거리를 보면 군데군데 이빨 빠진 것처럼 벚나무가 없는 공간이 있다. 이런 곳에 보식해 도시미관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벚나무를 너무 쉽게 없앴다"며 "수령이 적은 벚나무를 새로 구입해 식재하면 오래된 벚나무와 조화를 이루겠느냐"고 꼬집었다.

한 조경전문가도 아쉬워했다. 그는 "벚나무 수령이 20년 이상이라고 해 이식하면 모두 죽는 것은 아니다. 사후관리만 잘 해주면 충분히 살릴 수 있다. 결국 수령보다는 의지의 문제"라며 "행정이 인력·장비 동원 등 이식·관리비용이 많이 들어 보다 쉬운 방법인 신규 식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태그:#벚꽃, #벚나무 제거, #가로수 제거, #행정편의,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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