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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롯데제과 본사 내부 모습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롯데제과 본사 내부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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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가 제빵 노동자들에 대한 직군 전환과 희망퇴직을 종용하고 있는 가운데, 제빵 노동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지방에 거주하는 노동자는 직군 전환이 사실상 어렵고, 희망퇴직에 따른 위로금도 턱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11일 롯데제과 등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올해 상반기까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에서 운영 중인 100여 개 베이커리 매장을 단계적으로 정리할 방침이다. '프랑가스트'와 '보네스뻬' 브랜드를 가진 빵집이 이에 속한다.

이에 따라 해당 매장에서 빵을 만드는 100여 명의 제빵사들은 '직군 전환'이나 '희망퇴직'을 하라고 통보받은 상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제빵 사업을 순차적으로 철수하는데, 제빵사들은 더 이상 제빵 업무를 할 수 없게 된다"며 "제빵사들의 의사를 반영해, 직군 전환과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군 전환을 신청한 제빵사들은 생산 공장이나 영업소 등으로 발령받아 고용이 유지되고,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위로금으로 최대 12개월 치의 기본급이 제공된다. 롯데제과에 따르면 1일 현재 11명의 제빵사가 직군 전환을 한 상태다.

겉으로 보기엔 고용 유지와 보상이 적절히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부 제빵 노동자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방에 있는 제빵사, 직군 전환 사실상 불가능"

먼저 직군 전환의 문제다. 직군 전환을 선택하면 대부분 생산 공장으로 발령을 받는다. 롯데제과의 생산 공장은 서울 영등포와 대전, 경기 평택과 경남 양산에 있다. 이 지역이 아닌 곳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원거리 출퇴근을 하거나, 근무지 인근에 새로 집을 얻어야 한다.

회사 측이 거주지에서 40km 이상 떨어진 근무지에 발령받는 사람에 대해 6개월간 월 20만 원의 교통비를 제공하지만, 충분한 수준은 아니다. 사실상 지방에 거주하는 노동자들은 직군 전환 조건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라 지역에 근무하는 한 제빵 노동자는 "20만 원은 월세는커녕 교통비도 되지 않는 수준의 금액"이라며 "그것도 6개월간 한시적으로 지원하고, 그 이후에 대한 지원책은 전무한 상황이라 직군 전환해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직군 전환을 한 제빵사들도 소속 공장에서 자리를 못 잡고 있다고 불안감을 호소한다. 직군 전환을 했다는 한 제빵사는 최근 사내 소통망을 통해, "직군 전환 후 라인(업무) 배정도 안 되고, 자리도 잡지 못하니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직군 전환이 아닌 희망퇴직을 결심했다는 이아무개(55)씨는 "직군 전환을 받은 사람들 말을 들어보니, 일감도 제대로 없어 적응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며 "해당 공장에서는 '사람이 넘치니 제빵사들을 보내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회사에서 직군 전환 후 3개월간 적응하지 못하고 퇴사해도 위로금을 준다고 하는데, 결국 나이 들어서 적응 못 하는 사람들은 다 내보내겠다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10년 넘게 일하고, 하루아침에 실직하는데 위로금은 고작..."

희망퇴직 조건을 두고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롯데제과는 희망퇴직자에 대해선 근속기간에 따라 기본급 3개월~12개월치 위로금을 지급한다. 10년 이상 근속자의 경우 기본급 12개월 치의 위로금을 받을 수 있다.

롯데제과 노동자들에게 지급되는 기본급은 월 130만 원 수준이다. 기본급 12개월치가 모두 지급된다고 가정해도, 세금 등을 공제하면 실제 지급되는 금액은 1000만 원 안팎에 불과하다.

지방에서 점장 직급으로 근무하는 한 제빵노동자는 "10~20년 일한 사람들은 대부분 40~50대인데, 하루아침에 일자리가 없어지게 된다"면서 "회사 하나만 바라보며 일했던 사람들에게 쥐여주는 위로금치고는 너무나도 보잘것없는 수준"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회사가 희망퇴직이나 직군 전환으로 구색을 맞추고 있지만, 실제로 회사 측에서 제시하는 내용을 보면, 책임을 회피하는 것 같다"며 "(직군 전환을 하지 않고 매장에 남은 사람들은) 다들 나이대들이 있으니까 쉽게 놓고 다른 걸 찾기가 어렵다"고 한숨을 쉬었다.

롯데제과 쪽은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직원들의 희망 사항을 예산 범위 내에서 최대한 수용해서 맞춰줬다"며 "작년에도 이와 관련해 요구 사항에 대해 양보를 많이 했고, (희망퇴직 조건 등은) 상대적인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태그:#롯데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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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