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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한 학교 전경.
 광주지역 한 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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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학교를 비롯한 광주지역 내 중·고등학교가 친일파가 작곡한 교가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 친일파가 작곡했다는 사실을 모른채 장기간이 지나면서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데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친일파 작곡 교가의 변경을 시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광주시가 공개한 '광주 친일 잔재 조사'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지역 내 학교 교가의 작사·작곡가 중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친일인물 4명의 이름이 확인됐다.

현제명·김동진·김성태·이홍렬이다.

일제의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을 지지하는 가요를 작곡하고 조선음악협회를 통해 '친일음악'에 앞장섰던 현제명은 전남대학교(국립) 교가와 숭일중·고등학교(사립)의 교가를 작곡했다.

일제가 만든 '괴뢰만주국 교향악단'에 들어가 연주자겸 작곡가로 활동하면서 일제침략을 찬양한 김동진은 무려 5곳의 교가를 작곡했다.

호남대학교(사립)와 서영대학교 및 서영중·고등학교(사립), 금호중앙중 및 금호여자고등학교(사립), 대동고등학교(사립), 동신(여자)중·고(사립)의 교가가 모두 김동진이 작곡한 것이다.

광덕중·고등학교(사립) 교가는 조선음악협회라는 단체에서 활동하며 일제 식민통치에 기여한 김성태가 작곡했다.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의 발원지인 광주제일고등학교의 교가는 조선음악협회에서 활동하며 일제의 군국주의를 미화하는 '국민가요'를 보급하는데 일조했던 이홍렬이 작곡했다.

이번 용역을 맡은 광주교육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친일파가 작곡·작사한 교가 등은 폐기하는 것이 맞다"며 "3·1운동 100주년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국 100주년이 되는 올해 독립운동 및 식민잔재 청산 측면에서 친일인물 작곡 교가의 변경을 시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교육청과 연계해 우선 국공립 학교 교가부터 구성원들의 의견 수합 과정을 통해 변경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확인된 사례 중 자율형 공립고등학교인 광주일고가 교가 변경을 가장 먼저 유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올해 11월3일 광주학생독립운동 90주년이라는 점에서도 "학생 항일 운동의 상징 같은 광주제일고의 교가를 친인일물이 작곡했다는 점을 부각시켜 올해 90주년 기념일에 새로운 교가 발표를 목표로 변경을 추진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에 광주시 친일잔재 TF팀에 참여하고 있는 빛고을역사교사모임 신봉수 대표(광주일고 역사교사)는 "현실적으로 학교들이 오래되다보니 교가를 쉽게 바꿀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없진 않다"며 "특히 이런 문제는 교직원은 물론 동창회와도 관련돼 있어 바꾸긴 해야 하는데 고민이 드는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시청 1층에서 진행된 최종 용역 보고회에서 일부 TF위원들은 광주일고를 비롯한 광주고 등의 교표, 교기 등도 "친일잔재로 볼 수 있다"고 지적, 이에 대한 개선도 주장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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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제휴사인 광주드림에도 실립니다.


태그:#광주, #광주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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